
간경화 술만이 원인이 아니다. 간이 보내는 최후의 경고
간경화는 간세포가 손상되고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정상적인 간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간경변이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과도한 음주가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원인이 간경화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간경화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 쉬우며,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복수, 황달,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간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간경화를 유발하는 원인들을 정확히 알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 조용한 살인자
B형과 C형 간염 바이러스는 간경화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만성 B형 간염이 전체 간경화 환자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위험 요인이다. 이 바이러스들은 간세포를 지속적으로 공격하여 염증을 유발하고, 결국 간 조직을 섬유화시킨다.
B형 간염 예방 백신이 있지만, C형 간염의 경우 백신이 없어 철저한 감염 예방이 필수적이다. 조기 발견을 위해 정기적인 혈액 검사와 간 기능 검사가 권장된다.
지방간염, 술을 마시지 않아도 위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더라도 지방이 간에 축적되어 염증과 섬유화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이는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인해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지방간이 단순한 문제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지만, 방치하면 간경화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반드시 체중 관리와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자가면역성 간염, 면역체계의 오류
자가면역성 간염은 면역체계가 간세포를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하면서 염증과 간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초기에는 피로감, 식욕 부진,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치료하지 않으면 간경화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치료는 주로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여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윌슨병, 구리 대사의 이상
윌슨병은 체내에서 구리를 정상적으로 배출하지 못해 간과 뇌에 축적되는 유전 질환이다. 구리가 과도하게 쌓이면 간세포가 손상되면서 간경화가 진행될 수 있다.
이 질환은 비교적 드물지만, 조기에 진단하지 않으면 심각한 간 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다. 혈액 검사와 24시간 소변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으며, 치료를 위해 평생 약물 복용이 필요할 수 있다.
약물과 건강보조제, 간에 치명적인 독
일부 약물과 건강보조제는 간독성을 유발하여 간경화를 촉진할 수 있다. 특히 일부 약재나 민간요법으로 사용되는 생약제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간경변 환자는 불필요한 약물 복용을 피하고, 반드시 의사와 상담 후 약을 복용해야 한다. 또한, 일반적인 해열제나 진통제도 간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조기 진단과 예방이 핵심
간경화는 한 번 진행되면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기적인 건강 검진과 간 기능 검사로 조기에 간 질환을 발견하고, 위험 요인을 피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B형과 C형 간염 환자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 의심된다면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균형 잡힌 식단과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간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릴 만큼 증상이 늦게 나타나므로, 지금부터라도 간 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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