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형 당뇨병, 당뇨수술로 치료
현대 사회에서 당뇨병은 대표적인 관리병으로 불린다. 완치도 안되고 꾸준히 관리되지 않으면 합병증이 유발되지만, 꾸준히 관리되면 더 이상 악화하는 것을 막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때문에 이제까지 당뇨병은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었다. 이런 당뇨가 이제는 수술로 완치 가능하게 되고, 2019년에는 건강보험 혜택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사실.
“당뇨 대사수술” 즉 “당뇨수술”이 바로 그것! 비만대사수술이라고도 불린다.
이제 체질량지수(BMI) 35㎏/㎡ 이상인 고도 비만이거나, BMI 30㎏/㎡이상이면서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천식·수면무호흡증 등 비만 관련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 또 기존 내과적 치료나 생활습관 개선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BMI 27.5㎏/㎡ 이상 2형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 치료 목적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아 수술 받을 수 있다.
사실 서양에서 이 수술은 1900년대 초반부터 처음 이루어졌다. 당시 당뇨병 환자가 위암수술을 받은 뒤 당뇨병이 개선되는 사례가 나오면서 연구되기 시작된 것. 그 후 이론이 정립돼 환자에게 적용되기 시작한 건 1950년대부터.
음식을 먹으면 소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이라는 호르몬이 있는데, 이 호르몬은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며, 인슐린과 반대로 혈당을 올리는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을 억제시키기도 한다.
당뇨병 환자는 췌장의 기능에 부담을 주는 음식물 섭취로 췌장 기능의 과부하 상태가 지속되면서 인크레틴 체계가 무너진 상태가 된 것인데, “당뇨수술”은 위 크기를 줄여 췌장의 과부하를 줄이고 음식물이 인크레틴 체계가 무너진 상부 소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하부 소장으로 우회하도록 하여 당뇨병이 치료 되도록 하는 개념이다.
민병원 대표원장이자 당뇨대사질환센터장인 김종민 원장은 이 수술의 효과에 대해 “실제 이 수술을 받으면 90%이상의 환자가 당뇨 관해(완치)되거나 설사 완치가 안 돼도 당화혈색소(당뇨 환자 조절 목표 6.5~7% 이하) 6.5% 미만을 경험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런 수술이 왜 지금까지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을까?
당뇨수술은 서양에서 시작된 수술이고, 서양인의 당뇨는 전적으로 비만과 연관돼 있다. 즉, 지방의 증가로 인한 인슐린 저항성이 주 원인이다. 그렇다 보니 비만수술이라는 오해를 받아왔던 것. 하지만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췌장도 작고 췌장 기능은 서양인의 30% 수준에 머문다. 즉 마른 당뇨가 많다는 것인데, 실제 한국인 2형 당뇨의 80%가 마른 당뇨다. 사안이 이러하니 당연히 당뇨 대사 수술이 한국인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당뇨수술은 학자들 사이에서 적응증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현행 건강보험 급여기준으로도 BMI 27.5㎏/㎡ 이상 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도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될 수 있음은 주지 없는 사실이다.
주의할 점은 당뇨수술은 2형 당뇨 환자에게만 적용된다는 것이다.
즉, 1형 당뇨 환자나 2형에서 1형으로 넘어가는 당뇨 환자에겐 적합하지 않으며, 췌장 기능이 어느 정도 살아 있어야 효과가 있다는 것.
그럼 수술 후 경과가 어떠할까?
민병원 대표원장이자 당뇨대사질환센터장인 김종민 원장은 “당뇨 지속기간이 짧을수록 수술 후 더 빨리 완치된다.”고 강조한다. “보통 지속기간이 30년이면 3년, 20년이면 2년을 잡고, 10년 이내면 개인차가 매우 큰데, 당뇨약은 수술 후 적어도 6개월 안에 끊을 수 있다는 것. 심지어 수술 후 5일이면 퇴원하는데 퇴원할 때부터 당뇨약을 끊는 환자도 있다. 12년간 당뇨병을 앓았던 60대 환자는 수술 후 한 달 만에 혈당이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고 김종민 원장은 설명한다.
난치라고 생각했던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당뇨병이라는 해묵은 고민을 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당뇨수술이 또 다른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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