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먹던 변비약의 치명적 경고: 장 무력증과 대장 절제 수술의 그림자
만성 변비는 현대인에게 흔한 질환이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변비약을 복용하는 행위가 장기적으로는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의료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극성 하제(변비약)를 3개월 이상 장기간 복용할 경우, 장 스스로 움직이는 능력을 상실하는 ‘장 무력증(Colonic Inertia)’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무력증은 대장의 연동 운동 기능이 현저히 저하되어 변이 장에 정체되는 상태를 의미하며, 이는 단순한 변비와는 차원이 다른 심각한 질환으로 분류된다. 초기에는 약물 용량을 늘리거나 다른 종류의 약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대처하지만, 장 신경총이 영구적으로 손상되면 약물 치료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국내 만성 변비 환자 약 60만 명 중 상당수가 자극성 변비약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이미 장 무력증 초기 단계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대장항문외과 전문의들은 자극성 변비약의 오남용이 대장 내 멜라닌 색소 침착을 유발하는 ‘대장 흑색증’을 넘어, 장의 자율 신경계를 마비시켜 결국 대장 전절제술과 같은 외과적 수술을 필요로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극성 변비약, 장 신경을 파괴하는 메커니즘
시중에서 흔히 사용되는 자극성 변비약, 예를 들어 비사코딜(Bisacodyl)이나 센나(Senna) 성분 등은 대장 점막의 신경총을 직접 자극하여 강제로 연동 운동을 일으킨다. 이는 당장 배변 효과를 보게 하지만, 장기간 반복될 경우 장 점막 신경 세포에 손상을 입히고 장의 고유한 기능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장이 외부의 강한 자극 없이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의존성이 형성되는 것이다.
특히 자극성 하제를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복용할 경우, 장 점막에 멜라닌 색소가 침착되어 검게 변하는 ‘대장 흑색증(Melanosis Coli)’이 발생한다. 대장 흑색증 자체는 양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장기간의 자극성 변비약 사용을 시사하는 명확한 지표이며, 장 신경 손상과 장 무력증으로 진행될 수 있는 위험 신호로 해석된다. 2024년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만성 변비 환자 중 자극성 하제를 1년 이상 복용한 그룹에서 장 운동성 저하가 유의미하게 높게 관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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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으로 해결 안 되는 ‘장 무력증’, 결국 대장 절제 수술까지
장 무력증은 대장의 연동 운동이 거의 멈춰버린 상태를 의미하며, 일반적인 변비 치료제나 식이요법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장 무력증 환자들은 극심한 복부 팽만감, 구토, 만성적인 변비 통증을 호소하며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 장이 변을 밀어내지 못하고 계속 정체시키기 때문에, 변이 단단하게 굳어 장폐색의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다. 이 단계에 이르면 기존의 약물치료는 효과를 잃게 된다.
장 무력증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여 대장 전체의 기능이 마비된 경우, 의사는 최후의 수단으로 외과적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수술 방법은 ‘대장 전절제술(Subtotal Colectomy)’이다. 이는 기능이 마비된 대장 전체를 제거하고 소장 끝부분을 직장에 연결하는 고난도의 수술이다. 이 수술을 받으면 변비 문제는 해결되지만, 수술 후 설사, 복통, 잦은 배변 등 새로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부담이 매우 크다. 따라서 대장항문외과 전문의들은 장 무력증으로 진행되기 전에 변비약 의존성을 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극성 하제(변비약)를 장기간 복용하면 대장 점막 신경총이 영구적으로 손상되어 장 스스로 움직이는 능력을 잃는 ‘장 무력증’으로 이어집니다. 이는 장을 검게 변하게 하는 대장 흑색증을 넘어, 복합적인 장 운동성 저하를 유발하므로, 환자들은 당장의 효과보다는 장기적인 건강을 위해 삼투성 하제 등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서울 민병원 정재화 내과 진료원장(소화기 내과 전문의)가 강조했다.

변비약 의존성 끊고 장 건강 되찾는 실질적인 대안
장 무력증으로의 진행을 막고 건강한 배변 습관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극성 변비약의 사용을 중단하고, 변비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치료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 가장 먼저 시도해야 할 것은 생활 습관 개선이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 과일, 통곡물 섭취를 늘려 변의 부피를 늘리고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장의 연동 운동을 촉진하는 데 필수적이다. 특히 복부 근육을 사용하는 코어 운동이나 유산소 운동은 장의 움직임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자극성 하제 대신, 안전성이 입증된 삼투성 하제(예: 마그네슘 제제, 폴리에틸렌글리콜)나 부피 형성 하제(예: 차전자피)를 전문의 처방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들 약물은 장 신경을 자극하지 않고 변의 수분 함량을 높이거나 부피를 늘려 자연스러운 배변을 유도한다. 최근에는 장 운동을 촉진하는 신규 작용 기전의 전문의약품도 활용되고 있으며, 이는 장 무력증으로의 진행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변비약 복용 습관 점검과 전문의 상담의 중요성
만성 변비는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변비약을 습관적으로, 특히 자극성 하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단기적인 해방감을 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장의 기능을 영구적으로 손상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장 무력증은 치료가 매우 까다롭고, 심한 경우 대장 절제술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할 수 있으므로, 예방이 최우선이다. 변비약을 일주일에 3회 이상, 3개월 넘게 복용하고 있다면 즉시 전문의와 상담하여 약물 의존성을 평가하고, 식이요법, 운동, 그리고 안전한 약물로의 전환을 포함하는 통합적인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장 건강을 지키는 것은 결국 스스로의 노력이자,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현명한 선택에 달려 있다.
장 무력증이 발생하여 대장 전체의 기능이 마비된 경우, 환자는 심각한 통증과 삶의 질 저하를 겪게 되며, 결국 대장 전체를 제거하는 ‘대장 전절제술’ 외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이 수술은 합병증 위험이 높고 환자에게 큰 부담을 주므로, 변비약을 습관적으로 복용하는 분들은 장 무력증으로 진행되기 전에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근본적인 약물 의존성을 끊어내야 한다고 서울 민병원 성종제 외과 진료원장(대장항문외과 전문의)이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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