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대란 해결의 열쇠는 정부, 전공의 의대생 복귀에 명분줘야
대한병원장협의회(이하 병원장협)는 2025년 6월 27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현재 의료 시스템의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현장 복귀를 위한 정부의 역할을 강력히 촉구했다. 협의회는 2024년 이전 세계가 부러워하던 한국 의료가 정부의 갑작스러운 강공으로 인해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며 사망 통계까지 흔들리는 일대 혼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이번 사태를 통해 세계가 부러워했던 한국 의료 시스템이 사실은 극도로 취약했음이 드러났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갔다고 비판했다. 또한, 학교와 병원을 떠난 학생과 전공의들이 겪는 고통과 정부와의 협상 어려움을 언급하며, 이들이 현장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정부만이 제공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새로운 정부가 새로운 의료를 만들고자 한다면, 학생과 전공의들이 돌아올 수 있는 길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지난 정권의 태도가 군사정권 시절의 강압적 방식을 떠올리게 했다며, 새 정부는 이를 반면교사 삼아 자연스러운 복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과연 정부는 이들의 복귀를 위한 어떤 ‘명분’을 제시할 수 있을까?

취약한 의료 시스템의 민낯이 드러나다
대한병원장협의회 성명서에 따르면, 2024년 이전 한국 의료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뛰어난 시스템을 자랑했다. 하지만 정부의 갑작스러운 강경 대응으로 전공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한국 의료는 사망 통계마저 영향을 받을 만큼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협의회는 이번 사태를 통해 겉으로는 훌륭해 보였지만 사실은 매우 취약했던 한국 의료 시스템의 실체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통계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이 취약함은 결국 환자들의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졌다. 세계가 부러워했던 시스템의 이면에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었고, 정부의 대응이 이를 폭발시키는 기폭제가 되었다는 것이 협의회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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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선 학생과 전공의들이 겪는 고통과 필요한 명분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과 환자 곁을 떠난 전공의들은 상당한 고통을 겪었다고 협의회는 설명했다. 학업과 수련을 중단하고 병원을 떠나는 결정은 결코 쉽게 내릴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더욱이 정부가 강압적인 태도와 엄포를 쏟아내며 대화에 나서면서, 이들이 정부를 상대로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과정은 병원을 떠날 때보다 더 큰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며, 현재 해결된 것도 결정된 것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에게는 돌아갈 수 있는 분명한 명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명분은 정부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새로운 정부에 거는 기대와 복귀의 조건
대한병원장협의회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계획으로 한국 의료의 미래를 만들고자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어떤 뛰어난 계획도 학생과 전공의들이 없다면 결코 실현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새 정부는 무엇보다 학생과 전공의들이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는 환경과 길을 마련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의회는 특히 지난 정권이 보여준 강압적인 태도가 마치 1980년대 군사정권 시절의 백골단이나 구사대 같은 모습을 연상시켰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새 정부는 이러한 과거의 실패 사례를 교훈 삼아 학생과 전공의들이 자발적이고 자연스럽게 현장으로 돌아오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처단’ 종식과 원점 재검토 요구
대한병원장협의회는 지난 정부는 전공의들을 마치 ‘처단’해야 할 대상인 것처럼 규정하며 군사정권을 방불케 하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강압적인 방식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구태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협의회는 이번 정부가 ‘전공의 처단’과 같은 단어가 완전히 종식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한다면, 학생과 전공의들이 복귀를 결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단, 이러한 선언은 단순한 형식에 그쳐서는 안 되며, 실질적인 변화를 동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생과 전공의들은 과거 구체제와의 완전한 단절을 강력히 원하고 있으며, 만약 정부가 이를 명확히 약속하고 모든 현안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검토하겠다고 제안한다면, 이는 학생과 전공의들이 현장으로 돌아갈 충분한 명분을 얻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병원장협의회는 의사가 의업에 헌신하고, 학생이 꿈을 꾸며, 전공의가 제대로 수련받고, 개원의가 지역 의료를 지키며, 교수들이 학문과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이 다시 조성되기를 이번 정부에 간절히 기대한다고 밝히고, 복귀의 문은 전공의나 학생이 스스로 여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먼저 나서서 열어주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성명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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