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펩타이드 뇌전증 진행 늦춘다, 히브리대 연구진, TXM-CB3 펩타이드 주목: 뇌 스트레스 완화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 연구진이 난치성 뇌전증(epilepsy)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경련 반복과 장기적인 신경 손상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이 전략은 ‘TXM-CB3’라 불리는 저분자 티올레독신 유사 삼중 펩타이드(thioredoxin-mimetic tri-peptide)를 활용한다. 이 펩타이드는 뇌의 화학적 및 면역적 스트레스 신호를 완화함으로써 질병의 근본적인 진행을 저해하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5천만 명이 뇌전증을 앓고 있으며, 기존 항경련제로는 환자의 최대 40%가 충분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는 실정이다. 2026년 1월 28일(현지시각) MedicalXpress 보도에 따르면, 이번 연구 결과는 전통적인 약물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질병 진행 자체를 늦출 수 있는 새로운 치료 방향을 제시한다.

신경 보호 단백질 ‘티올레독신’ 기능 모방
이번 연구는 히브리대학교 약학대학의 타우피크 셰크-아마드(Tawfeeq Shekh-Ahmad) 교수와 생명과학 연구소의 다프네 아틀라스(Daphne Atlas) 교수가 이끌었으며, 그 결과는 학술지 <레독스 바이올로지(Redox Biology)>에 게재됐다. 연구의 핵심 물질인 TXM-CB3는 저분자 티올레독신 유사 펩타이드 계열에 속한다. 이 펩타이드는 경미한 외상성 뇌 손상으로 인한 인지 장애 보호 및 알레르기성 기도 질환 완화에도 효과를 보인 바 있다.
TXM-CB3의 작용 원리는 인체의 자연적인 보호 단백질인 티올레독신(thioredoxin)의 활동을 모방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티올레독신은 세포가 화학적 압박에 대처하도록 돕고 염증을 조절하는 인체의 내장 방어 시스템의 일부다. 연구진은 이러한 화학적 스트레스와 염증이 단순한 경련 유발뿐 아니라 뇌전증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화하고 치료하기 어려워지는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본다.
셰크-아마드 교수는 “대부분의 뇌전증 치료는 경련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지만, 우리는 질병을 진행시키는 근본적인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설명했다. TXM-CB3는 신경 세포 모델 실험에서 손상 유발 화학적 스트레스 징후를 감소시켰고, 면역 신호의 균형을 공격적이고 염증성 패턴에서 보호적인 패턴으로 전환하는 효과를 보였다.
치료 시점에 따른 효과 분석: 조기 개입의 중요성 확인
연구진은 TXM-CB3의 효과를 임상적으로 중요한 두 가지 치료 시점을 설정하여 전임상 모델에서 시험했다. 이 모델은 약물 저항성 뇌전증에서 나타나는 심각하고 반복적인 경련을 반영하도록 설계됐다.
초기 치료: 주요 경련 직후
주요 경련 사건 직후에 TXM-CB3를 투여했을 때, 경련이 시작되는 시점이 늦춰졌고 경련 빈도 역시 감소했다. 전반적인 경련 ‘부하(load)’가 낮아졌으며, 기억에 중요한 뇌 영역이 더 잘 보존됐다. 또한, 치료는 불안 유사 행동 감소 및 단기 기억 과제 수행 능력 향상 등 행동 개선과도 연관됐다.
후기 치료: 반복적인 경련이 이미 확립된 후
치료가 늦게 시작됐을 때도 TXM-CB3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련 활동을 계속해서 줄였다. 그러나 이미 발달한 사고 및 기억 문제는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않았다. 이 결과는 질병 진행의 장기적 손상을 막기 위해 조기 개입이 갖는 잠재적인 가치를 명확히 보여준다.
아틀라스 교수는 “이러한 실험 모델에서 경련 활동 감소와 뇌 보호 징후를 모두 확인했다는 사실은 인체 고유의 보호 경로를 기반으로 하는 치료법 개발의 필요성을 강화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존 항경련제가 경련을 억제하는 데 주력하는 것과 달리, 질병의 생물학적 조건 자체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전략임을 시사한다.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삶의 질 향상 기대
현재 뇌전증 치료제는 주로 순간적인 경련 억제를 목표로 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경련이 반복되도록 돕고 불안 및 인지 장애와 같은 장기적인 영향에 기여할 수 있는 뇌 내 생물학적 조건을 줄이는 데 더 나아갈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한다. 이는 뇌전증 환자의 장기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연구진은 이 발견이 실험 모델에서 나온 것이므로, 인간에게 적용하기 위한 안전성, 투여량,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XM-CB3와 같은 신경 보호 펩타이드를 활용한 접근 방식은 약물 저항성 뇌전증을 앓는 수많은 환자들에게 질병 진행을 늦추고 장기적인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 유망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뇌전증이 만성적인 신경 질환인 만큼, 경련을 억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질병의 진행을 막고 신경 세포를 보호하는 근본적인 치료법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TXM-CB3는 바로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는 혁신적인 접근법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