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 응급실 칼부림 사건, 의료계 공분…“환자와 의료진 모두 위협하는 중범죄”
최근 강원도 강릉의 한 의료기관 응급실에서 발생한 환자의 흉기 위협 사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강력한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며, 정부와 사법 당국의 무관용 원칙에 따른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5월 11일 새벽 3시, 천식 발작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A씨가 치료를 거부하며 의료진에게 커터칼을 휘두르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피해를 입은 의료진은 과거에도 유사한 폭행 피해를 경험한 바 있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현재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폭행 사건을 넘어, 응급 상황에서 환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의료진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나아가 다른 환자와 보호자들의 안전까지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 안팎으로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의료기관 내에서 발생하는 폭력 사건을 근절하고, 의료진이 안전한 환경에서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응급실 흉기 난동, 의료진 안전 ‘빨간불’
의협은 13일 성명을 통해 “응급실에서 의료진에게 칼을 휘두른 폭행 사건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정부와 사법 당국이 이번 사건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여 엄중하게 처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의료기관 내에서의 폭력 행위는 의료진 뿐만 아니라 다른 환자와 보호자들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범죄 행위임을 강조하며, 일반적인 폭행보다 더욱 무거운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의료진은 응급 상황에서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이러한 의료진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위협하는 행위가 지속된다면, 과연 누가 안심하고 진료에 임할 수 있겠느냐”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사건 발생 당시 해당 병원은 보안 시설이나 전문적인 방범 인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폭행 상황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가해자가 범행 직후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으나, 불과 2시간 만에 풀려나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 의료진에게 재차 위협을 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피해를 입은 의료진에게 극심한 불안감과 공포감을 안겨주는 것은 물론, 경찰의 안일한 대응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의협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경찰의 미흡한 초기 대응은 피해 의료진을 더욱 불안에 떨게 만들었으며, 이는 의료기관 내 폭력 문제에 대한 안일한 인식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과거에도 폭행 피해…심각한 정신적 충격
이번 사건으로 정신적인 충격을 크게 받은 피해 의료진은 현재 휴직 상태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에 따르면 피해 의료진은 과거에도 주취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으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더욱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의협은 휴직 중인 피해 회원을 직접 방문하여 위로하고, 이번 사건에 대한 소송 등 법적 대응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임을 밝혔다.
의협은 “의료진이 안전하게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확실한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료기관 내 폭력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의료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정부와 국회에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의협은 이번 사건을 관할하는 강릉경찰서에 대해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요구할 계획이다.
의협은 “단순히 사건을 축소하거나 안일하게 처리해서는 안 된다. 이번 사건을 통해 의료기관 내 폭력은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시키고,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진 보호 위한 법적 장치 마련해야”
의협은 이번 사건을 통해 의료기관 내 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의료진이 안전한 환경에서 환자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의협은 “의료기관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신성한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에서 의료진이 폭력에 노출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며, 이는 결국 환자들의 안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의료진에 대한 폭력 예방 및 발생 시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시스템 구축, 보안 인력 강화,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등 실질적인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의협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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