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갱년기를 삶의 자연스러운 전환점으로 받아들이는 여성의 평온한 모습입니다.
갱년기 나만의 맞춤 관리, 삶의 질 높이는 길
갱년기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생애 주기 중 하나다. 전 세계 여성의 약 80%가 경험하는 이 시기는 안면 홍조, 야간 발한, 수면 장애 등 다양한 신체적 불편함뿐만 아니라 불안, 우울감 같은 정신적 어려움까지 동반해 삶의 질을 현저히 저하시킨다.
특히 2000년대 초, ‘여성 건강 이니셔티브(WHI)’ 연구 결과 발표 이후 호르몬 요법(HRT)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퍼지면서 많은 여성이 갱년기 증상 완화의 효과적인 대안임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망설이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진행된 수많은 추가 연구와 국제 가이드라인의 변화는 이러한 인식을 새롭게 바꿀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과연 현대 의학이 말하는 갱년기 관리는 무엇이며, 호르몬 요법에 대한 오해와 진실은 무엇일까? 이제 두려움을 넘어 나에게 맞는 최적의 갱년기 관리법을 찾아보는 여정을 시작해야 할 때다.

갱년기 증상, 신체적 변화를 넘어선 전방위적 영향
여성의 난소 기능이 저하되면서 발생하는 갱년기는 단순한 생리 변화를 넘어선다. 에스트로겐 감소는 안면 홍조, 야간 발한, 불면증과 같은 혈관운동 증상을 유발하며, 이는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 또한 질 건조증, 성교통 등 비뇨생식기 증상도 흔히 나타나며, 장기적으로는 뼈 밀도 감소로 인한 골다공증 위험과 심혈관 질환 발생 가능성까지 높인다.
뿐만 아니라, 호르몬 불균형은 기분 변화, 우울감, 불안, 기억력 감퇴 등 정신 건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쳐 여성들의 삶의 전반적인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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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요법, 오해와 진실 그리고 맞춤 치료의 중요성
과거 WHI 연구는 특정 연령층 및 투여 방식에서 호르몬 요법과 심혈관 질환, 유방암 위험 증가의 연관성을 제시하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많은 여성이 호르몬 요법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갖게 됐다. 그러나 2024년 대한폐경학회가 발표한 최신 국제 가이드라인은 이러한 인식을 뒤집는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에 저용량 호르몬 요법을 시작할 경우, 혈관운동 증상 완화는 물론 골다공증 및 심혈관 질환 예방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갱년기 시작 후 10년 이내 또는 60세 미만 여성에게서 그 이점이 위험보다 크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건강 상태, 증상의 종류와 정도, 그리고 기저 질환 유무를 면밀히 파악하여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나에게 맞는’ 최적의 호르몬 요법을 찾는 것이다. 무분별한 치료는 지양하고,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필수적이다.
성수 유니스산부인과의원 은미나 원장은 “갱년기 증상은 여성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라며,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 계획과 더불어 건강한 생활 습관을 병행하는 것이 갱년기를 현명하게 극복하고 더 나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르몬 요법 외 갱년기 맞춤 관리: 통합적 접근의 힘
호르몬 요법만이 갱년기 관리의 유일한 해답은 아니다. 실제 많은 여성이 호르몬 요법 외 다양한 방법을 통해 증상 완화를 경험하고 있다. 비호르몬 약물 치료는 특정 증상(예: 안면 홍조, 수면 장애) 완화에 효과적일 수 있으며, 개인의 상태에 따라 선택적으로 활용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 습관 개선이다. 규칙적인 유산소 및 근력 운동은 체중 관리와 뼈 건강 유지에 기여하며, 우울감과 불안감을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통곡물을 중심으로 한 균형 잡힌 식단은 호르몬 균형을 돕고 전반적인 건강 증진에 이바지한다. 또한,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는 갱년기 증상 악화를 막는 데 필수적이다. 명상, 요가, 심리 상담 등 정신 건강을 돌보는 노력은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며, 갱년기를 보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된다. 갱년기는 더 이상 숨기거나 홀로 감내해야 할 시기가 아니라, 적극적인 관심과 맞춤형 관리로 현명하게 지나갈 수 있는 ‘제2의 사춘기’다.
갱년기는 여성의 자연스러운 생애 과정의 일부이지만, 그 증상과 영향은 개인마다 크게 다를 수 있다. 따라서 획일적인 접근보다는 각자의 증상 양상, 건강 상태, 라이프스타일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나만의 맞춤형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핵심이다. 호르몬 요법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필요시 전문가와 상의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여기에 더해 건강한 생활 습관과 정신 건강 관리를 병행한다면 갱년기를 건강하고 활기찬 ‘인생의 황금기’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갱년기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성수 유니스산부인과의원 은미나 원장은 “갱년기 호르몬 치료는 더 이상 막연한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최신 연구들은 적절한 시기와 용량으로 시작할 경우 분명한 이점을 제공하며, 여성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 “각 개인의 건강 상태와 위험 요소를 고려한 세심한 맞춤형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는 환자와 의료진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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