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재발하는 입술·생식기 물집, 뭘까?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단순포진)일 가능성 높아, 면역 저하 시 재발 위험 커, 알츠하이머병과의 연관성 연구도 진행 중
감기에 걸렸거나 피로가 누적되었을 때 입술 주변에 물집이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이는 헤르페스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 질환으로 이를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 즉, 단순포진(herpes simplex)이라 한다.
헤르페스바이러스 감염은 1형(HSV-1)과 2형(HSV-2)으로 나뉘며, 1형은 구강 및 안면 부위, 2형은 생식기 감염을 주로 일으킨다. 특히, 면역력이 저하되면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어 반복적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헤르페스 감염의 원인과 전파 경로
헤르페스바이러스는 비교적 큰 DNA 바이러스로, 공기 중에서는 쉽게 비활성화되기 때문에 호흡기로 전파될 가능성은 낮으며, 감염자의 체액, 병변과의 직접적인 신체 접촉을 통해 쉽게 전염된다.
감염 경로는 다양한데, 구강 내 점막이나 피부 상처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 특히 생식기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의 경우 성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경우가 많아 성경험이 있는 젊은 층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헤르페스바이러스는 한 번 몸속에 들어오면 신경절에 잠복하며, 스트레스, 피로, 면역 저하 등의 요인에 의해 재발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면역력을 유지하고 감염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강과 피부 감염, 면역력이 약한 소아와 성인에게 치명적
1형 헤르페스바이러스는 어린아이들에게 급성 구강 인두감염을 일으키며, 특히 6개월에서 5세 사이의 영유아에게 흔히 발생한다. 초기에는 고열과 함께 잇몸 염증, 입안의 통증성 궤양 등이 동반되며, 심한 경우 식사를 거부할 정도로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다.
학령기 이후에는 인두염이나 편도염 형태로 나타나며, 발열, 인후통, 피로감과 함께 편도 주변에 작은 수포가 형성될 수 있다. 또한, 입술 주변의 헤르페스 감염은 성인에서도 흔하며, 감기나 피로가 누적될 때 입술이나 코 주변에 물집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피부 감염의 경우, 찰과상이 있는 부위에 바이러스가 침투하여 수포가 발생할 수 있으며, 손가락을 빠는 어린아이들은 헤르페스 손발톱주위염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경우 포진상 습진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때는 피부 손상이 심해지므로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성 접촉으로 전파되는 생식기 헤르페스, 무증상 감염도 많아
생식기 헤르페스바이러스 감염은 성적 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성 경험이 있는 젊은 성인에게서 흔히 발생한다. 감염자의 약 90%는 무증상 감염자이기 때문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크다.
일차 감염 시에는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의 전신 증상과 함께 생식기 부위의 가려움, 따끔거림,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이후 수포가 형성되고 터지면서 궤양이 발생하는데, 보통 2~3주 내에 자연 치유되지만 신경절에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지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임신 중 감염된 경우 신생아에게 전파될 위험이 있으며, 심한 경우 신생아 헤르페스로 인해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눈 감염과 중추신경계 감염, 심각한 후유증 초래할 수도
헤르페스바이러스는 결막염이나 각막염을 유발할 수 있으며, 주로 한쪽 눈에서 발생한다. 감염이 반복되면 각막이 손상되어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실명 위험도 있다.
또한,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를 침범하면 헤르페스 뇌염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바이러스성 뇌염 중에서도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다.
뇌염이 발생하면 고열, 두통, 구토,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언어 장애, 인지 기능 저하, 성격 변화 등의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치료가 늦어질 경우 사망률이 70% 이상으로 보고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신속한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수적이다.
헤르페스 감염과 알츠하이머병의 연관성
최근 연구에 따르면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이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팀은 HSV-1 바이러스가 알츠하이머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타우 단백질의 엉킴을 유발한다고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Cell Reports) 에 게재되었으며,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이 뇌 조직 내에서 알츠하이머병 진행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는 앞서 미국 컬럼비아대 및 터프트대 연구팀이 발표한 ‘알츠하이머 감염설’을 뒷받침하는 결과로, 향후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이 알츠하이머 예방 및 치료 전략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정확한 진단과 항바이러스 치료, 빠른 대응이 중요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은 임상적으로 특징적인 수포를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지만, 때때로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감염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 PCR 검사(유전자 검사)를 시행하면 높은 정확도로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다.
치료는 주로 항바이러스제(아시클로버, 발라시클로버, 팜시클로버) 투여를 통해 진행되며, 경구 또는 정맥주사로 사용된다.
급성 감염 시 신속히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증상 완화와 치유 기간 단축에 도움이 되며, 연간 6회 이상 재발하는 경우 예방적 억제 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이 경우 재발 빈도를 70~80%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
예방을 위한 위생관리 필수, 백신 개발은 아직 어려워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한 번 감염되면 평생 몸속에 남아 재발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단순한 피부 질환으로 간과하지 말고, 증상이 나타날 경우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에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려면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염자의 피부나 점막과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수건이나 식기 등을 공유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생식기 헤르페스의 경우 콘돔 사용이 전파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바이러스가 점막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100%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현재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없지만, 일부 연구에서 헤르페스 백신 개발이 진행 중이며, 향후 상용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백신이 없더라도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이 재발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므로,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은 입술과 생식기 뿐만 아니라 신경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감염 질환이다. 완치는 어렵지만 조기 치료와 적절한 관리를 통해 재발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위생 관리와 면역력 강화를 실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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