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당 쇼크의 소리 없는 위협, 건강을 위협하는 조용한 살인자
최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배우 김수미(75) 씨가 향년 75세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많은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고 김수미씨는 특별한 지병 이력이 알려지지도 않았던 데다 최근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해오고 있던 터라, 그녀의 별세 소식이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 것 또한 사실이다. 고 김수미 씨의 삶을 앗아간 사인은 다름 아닌 고혈당 쇼크로 알려지고 있다. 김씨의 아들은 전날 “경찰이 고혈당 쇼크사가 어머니의 최종 사인이라고 알렸다며, 당뇨 수치가 500mg/dL이 넘게 나왔다”고 전했다.
고혈당 쇼크가 고인의 사인으로 확인되면서, 이 질환에 대한 관심과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고혈당 쇼크가 어떤 질환이며, 어떤 발생 원인과 전조 증상, 예방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 김종민 민병원 대표원장 겸 당뇨대사질환센터장의 설명을 통해 알아본다.
고혈당 쇼크란 무엇인가?
고혈당 쇼크는 주로 당뇨병 환자에게 발생하는 급성 합병증 중 하나로,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체내 수분과 전해질 균형이 깨지는 상태다. 김 원장은 고혈당 쇼크가 당뇨병성 케톤산혈증(Diabetic Ketoacidosis, DKA)이나 고혈당성 고삼투압 증후군(HHNS) 같은 당뇨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이 합병증은 주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서 나타나며, 급성 감염이나 심한 스트레스가 있을 때 혈당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때 혈액 속의 당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혈액이 진해지고, 체내 수분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탈수가 심해지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혈압이 떨어지고, 심각한 경우 혼수 상태에 빠지거나 심장 및 뇌와 같은 주요 장기의 기능이 손상되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뇨병과 고혈당 쇼크의 관계
고혈당 쇼크는 당뇨 환자에게서 발생할 위험이 높다.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그 결과 혈당이 높아지면서 혈액 삼투압도 상승한다. 김 원장은 “고혈당 쇼크는 혈당 수치가 오랫동안 250mg/dL 이상 유지될 때 위험이 증가한다”고 경고하며, 특히 고령의 환자들은 혈당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고 김수미 씨의 경우도 혈당 수치가 500mg/dL 이상으로 측정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당뇨병 환자의 정상 혈당 범위는 공복 시 70~130mg/dL, 식후 2시간 후에는 180mg/dL 이하이다. 이를 크게 벗어나는 수치는 혈당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하며, 이는 심각한 합병증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고혈당 쇼크의 전조 증상과 진단 방법
고혈당 쇼크는 초기 증상으로 극심한 갈증, 잦은 소변, 그리고 음식을 많이 먹는 이른바 ‘삼다 증상’을 보인다. 이 외에도 체중 감소, 피로감, 시야 흐림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중증으로 진행되면 의식 저하와 혼수 상태에 이를 수 있다. 김 원장은 “특히 입에서 과일 향이 나는 듯한 냄새가 날 수 있으며, 이는 혈액 내 케톤체가 증가한 증거이므로 즉시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병원에서 고혈당 쇼크의 진단은 주로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의료진은 혈당 수치뿐만 아니라 체내 케톤체 농도와 혈액 산도를 측정해 고혈당 쇼크 여부를 판단하며, 필요한 경우 전해질과 수분 상태를 파악해 치료 계획을 세우게 된다.
고혈당 쇼크 치료와 예방 방법
고혈당 쇼크는 신속한 응급 치료가 필수적이다. 치료의 핵심은 정맥 내 수액과 인슐린을 투여해 혈당을 조절하고, 탈수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다. 김 원장은 “고혈당 쇼크를 예방하려면 평소 혈당을 관리하고, 혈당을 자주 측정하여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혈당 측정기는 가정에서 자주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혈당 측정은 하루 최소 한 번 이상, 특히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감염 증상이 있을 때 더욱 자주 시행해야 하며, 또한, 감염 예방이 중요한데, 당뇨 환자는 감염에 걸리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
김 원장은 “고령 환자들은 독감 및 폐렴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하며, 감염이 발생했을 때 혈당이 올라갈 수 있으므로 추가적인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더불어 스트레스 역시 혈당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평소 스트레스 관리가 필수적이다.
스트레스와 고혈당 쇼크의 관계
고 김수미씨의 경우, 최근 소송을 준비하며 큰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장은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부신 피질에서 코르티솔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인슐린 작용을 방해할 수 있다며, 이처럼 스트레스는 당뇨 환자의 혈당 조절을 더욱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이에 혈당이 평소보다 급격히 올라간다면, 재빨리 다른 건강 문제를 의심하고 즉시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 환자와 당뇨인 가족에 대한 조언
고 김수미 씨의 사례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혈당 관리와 감염 예방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경고가 되고 있다. 당뇨병은 꾸준한 관리와 치료를 통해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자칫 방심하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인 것이다. 특히 고령의 환자들은 신체 기능이 저하되면서 혈당 관리가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가족이나 보호자가 함께 관리에 동참해주는 것이 좋다.
김종민 원장은 “당뇨병 환자들이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여 혈당과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 시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대 의료 기술이 발달한 만큼, 당뇨병 환자들이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치료를 받는다면 고혈당 쇼크와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