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수많은 괴담을 낳았던 폐허가 된 정신병원의 음산한 외관.
한국 미스터리 투어리즘의 상징, 곤지암 정신병원의 끝나지 않은 괴담은 무엇인가?
경기도 광주시에 자리했던 곤지암 정신병원은 한때 CNN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소름 끼치는 7곳 중 한 곳으로 이름을 올릴 만큼, 국내외를 막론하고 압도적인 유명세를 떨치던 흉가이자 도시괴담의 본산이었다. 폐쇄된 지 수십 년이 흐른 뒤에도 이곳은 음산한 기운과 기묘한 소문으로 가득 찬 미스터리 공간으로 여겨졌다.
원장의 정신 질환, 의료 사고로 인한 환자들의 의문스러운 죽음, 그리고 심지어는 집단 사망 사건까지 벌어졌다는 흉흉한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이곳은 미스터리 애호가들과 담력 체험을 즐기는 이들의 성지가 됐다. 특히, 건물 관리인이 자살하거나 폐쇄 직전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들이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다는 등의 음산한 이야기는 건물이 완전히 폐허로 변한 뒤에도 사람들의 입을 통해 끊임없이 회자되며 괴담의 생명력을 이어갔다.
건물 곳곳에서 기이한 현상이나 심령 사진이 찍혔다는 증언이 인터넷 커뮤니티와 유튜브를 통해 연이어 퍼져나가면서 곤지암 정신병원은 단순한 폐건물을 넘어선 공포와 미지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많은 이들이 오싹한 호기심에 이끌려 삼엄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무단 침입을 감행하며 ‘흉가 체험’을 시도했고, 이는 사회 전반에 걸쳐 기이한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이러한 대중적 관심과 열광은 2018년 동명의 공포 영화 ‘곤지암’으로 제작되어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영화는 폐쇄 병원이라는 매력적인 소재와 괴담을 재치 있게 활용하여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곤지암 정신병원의 괴담을 더욱 대중화시켰지만, 동시에 위험한 무단 침입과 안전사고를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결국 안전 문제와 더불어 사유지 무단 침입, 그리고 쓰레기 투기 등 끊임없는 민원이 불거지면서, 곤지암 정신병원은 더 이상 존치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오랜 법적 공방 끝에 소유주의 대규모 철거 결정이 내려졌고, 2018년 전면 철거되는 운명을 맞았다. 병원 건물은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지만, 그 주변을 감싸고 있던 기괴한 괴담과 섬뜩한 이야기는 여전히 한국을 대표하는 도시괴담이자 미스터리 투어리즘의 중요한 상징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생생히 살아있다.

곤지암 정신병원의 기원과 괴담의 시작은?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했던 곤지암 정신병원은 공식 기록에 따르면 1961년 개원하여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 운영난과 보건 환경 문제로 폐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폐쇄 이후 병원은 곧바로 흉가라는 오명을 얻게 됐고, ‘원장의 정신병 발병 후 실종’, ‘환자들의 의문사 및 집단 사망 사건 발생’, ‘병원장의 가족들의 잇따른 죽음’ 등 근거 없는 소문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한국의 대표적인 흉가로 급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병원 내부에서 찍혔다는 심령 사진들이 인터넷 게시판과 블로그, 초기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면서 괴담의 사실성을 더하는 듯 보였다. 당시 병원 건물은 섬뜩한 분위기 때문에 외부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위험한 장소로 변모했으며, 이는 곧 스릴과 공포를 추구하는 미스터리 투어리즘의 독특한 형태로 자리 잡게 됐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알 수 없는 공포를 경험하려 했고, 그 경험은 다시 새로운 괴담을 재생산하는 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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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속 곤지암 정신병원의 파급력
곤지암 정신병원은 단순히 지역 내에서 떠도는 괴담을 넘어,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중문화의 중요한 소재로 활발하게 활용됐다. 수많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공포 체험 유튜브 영상, 심지어 웹툰과 소설의 배경으로도 등장하며 그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특히 2018년 개봉한 공포 영화 ‘곤지암’은 실제 병원의 배경과 괴담을 모티브로 하여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 형식으로 관람객들에게 전례 없는 몰입감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무려 267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이례적인 성공을 거뒀다. 영화의 성공은 곤지암 정신병원의 괴담을 전 국민에게 각인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으며, 이는 다시 폐건물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을 폭발적으로 자극하여 ‘흉가 체험’이라는 위험한 유행을 더욱 부추기기도 했다. 영화가 던진 파급력은 실제 장소에 대한 관심을 폭발적으로 증대시켰으나, 동시에 무단 침입과 관련된 안전상의 우려를 더욱 심화시키는 양면성을 보였다.

위험한 호기심, 결국 건물의 종말을 불러오다
곤지암 정신병원 건물은 수년간 무단 침입자들로 인해 말 그대로 몸살을 앓았다. 폐허가 된 건물의 불안정한 내부 구조와 끊이지 않는 사유지 침해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건물의 외벽은 낙서로 뒤덮였고, 내부에는 쓰레기와 오물이 가득했으며, 심지어는 범죄 행위가 발생하기도 했다. 관할 지자체와 경찰은 수차례에 걸쳐 출입 통제 안내문 설치와 단속을 시도했으나, 미지의 공포를 갈구하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이들의 위험천만한 행동은 소방당국과 경찰의 출동을 빈번하게 유발하며 행정력 낭비로 이어지기도 했다.
결국 장기간 지속된 건물 안전 문제와 끊이지 않는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소유주는 뼈아픈 결정 끝에 2018년 5월부터 대규모 철거 작업을 진행했고, 그해 6월 말, 폐허의 대명사였던 모든 건물이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비록 건물이 물리적으로 사라지면서 직접적인 위험은 해소됐지만, 곤지암 정신병원의 괴담과 흉가 체험에 대한 대중의 뜨거운 관심은 한국의 미스터리 투어리즘 현상에 대한 중요한 논의점을 남겼다.
2025년 현재, 곤지암 정신병원이 남긴 유산
물리적인 건물은 사라졌지만, 2025년 현재에도 곤지암 정신병원의 이름과 그를 둘러싼 괴담은 여전히 한국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도시전설로 강력하게 남아있다. 이곳은 이제 직접적인 체험의 장소라기보다는 미디어와 구전을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재해석되는 상징적인 공간이 됐다. 곤지암 정신병원의 사례는 사람들이 미지의 공포와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해 얼마나 강한 호기심과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느끼는지 보여주는 가장 흥미롭고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이는 단순히 ‘무서운 이야기’를 넘어, 사회적 현상으로서의 흉가와 대중문화의 상호작용, 그리고 인간 심리의 어두운 면을 탐구하는 중요한 소재가 됐다. 앞으로도 곤지암 정신병원은 한국 미스터리 투어리즘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의 독보적인 페이지로 길이 기록될 것이다.
곤지암 정신병원의 사례는 우리 사회가 흉가와 도시괴담을 어떻게 소비하고, 재창조하며, 궁극적으로는 그 이야기를 통해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비록 물리적인 실체는 소멸했지만, 그 이야기는 여전히 살아 숨 쉬며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새로운 공포 콘텐츠의 영감이 된다.
이는 미지의 것에 대한 인간의 본원적인 갈증과 그것이 어떻게 대중문화의 한 축을 형성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지 여실히 증명하는 현상이다. 과연 이처럼 강렬한 매력을 가진 미스터리 공간은 또 어떤 형태로,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품고 우리 앞에 나타날까? 그리고 우리는 그 이야기에 또 어떤 의미를 부여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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