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진통제 타이레놀,간 손상을 유발하는 아세트아미노펜의 안전 복용 기준은?
타이레놀로 대표되는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APAP)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비처방 진통제이자 해열제다. 국내에서도 두통, 생리통, 감기 몸살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국민 진통제’로 불린다. 그러나 이 약물을 복용할 때 특정 물질과 함께 섭취하면 심각한 간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특히 많은 사람이 무심코 저지르는 ‘이것’과의 병용은 간 손상을 직행시키는 지름길로 지목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간에서 대사되는 과정에서 소량의 독성 물질(NAPQI)을 생성하는데, 간이 가진 해독 물질인 글루타치온이 이를 무력화한다. 하지만 복용량을 초과하거나 특정 물질이 간의 해독 능력을 방해할 경우, NAPQI가 축적되어 간세포를 파괴한다. 전문의들은 이 위험한 조합이 만성적인 간 질환자뿐 아니라 건강한 성인에게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전문의들은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시 주의해야 할 사항을 명확히 제시하며 안전한 복용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약물 복용 전 성분 확인과 일일 최대 복용량 준수는 간 손상을 예방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칙이라고 강조한다.

아세트아미노펜과 알코올, 간 독성을 폭발시키는 치명적 시너지
아세트아미노펜과 함께 복용했을 때 간 손상을 가장 크게 유발하는 물질은 다름 아닌 알코올(에탄올)이다. 알코올은 간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의 독성 대사물질인 NAPQI(N-acetyl-p-benzoquinone imine) 생성을 촉진하는 효소(CYP2E1)의 활성도를 비정상적으로 높인다. 동시에 알코올은 NAPQI를 해독하는 데 필수적인 글루타치온의 저장량을 급격히 고갈시킨다. 이 두 가지 작용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면, 일반적인 복용량에서도 간 독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너지 효과’를 낸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에 따르면, 만성적으로 알코올을 섭취하는 사람이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할 경우 급성 간부전 위험이 비섭취자보다 현저히 높아진다고 발표했다.
간 손상을 유발하는 아세트아미노펜의 안전 복용 기준
아세트아미노펜의 안전 복용량은 성인 기준 하루 최대 4000mg이다. 그러나 이는 건강한 성인을 기준으로 하며, 만성적인 알코올 섭취자나 간 기능 장애가 있는 환자는 하루 2000mg 이하로 복용량을 낮춰야 한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여러 종류의 약을 복용하면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중복되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감기약, 두통약, 생리통약, 심지어 일부 복합 진통제에도 아세트아미노펜이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한 알에 500mg이 들어있는 타이레놀을 하루 8알 이상 복용하거나, 복합 감기약과 진통제를 함께 복용하여 총량이 4000mg을 초과하면 간 손상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모든 약물 복용 전 반드시 포장이나 설명서를 통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함량을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서울 민병원 신정 내과 진료원장 또한 “아세트아미노펜은 알코올과 병용 시 독성 대사 물질 생성을 촉진하고 해독 능력을 떨어뜨려 간 손상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킨다”며, “만성 음주자는 복용량을 엄격히 제한해야 하며, 술을 마신 직후 숙취 해소 목적으로 복용하는 행위는 간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숙취 해소 목적으로 복용하는 행위의 위험성
많은 사람이 과음 후 발생하는 두통이나 몸살 기운을 해소하기 위해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간에 이중의 부담을 주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이미 알코올 대사로 인해 지쳐있는 간에 독성 대사물을 증가시키는 아세트아미노펜을 투여하는 것은 간세포를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것과 같다.
의료계는 숙취 해소를 위한 진통제 복용 시에는 아세트아미노펜 대신 이부프로펜이나 나프록센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계열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만, NSAIDs 역시 위장 장애 등의 부작용이 있으므로, 가장 안전한 방법은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를 통해 자연적으로 회복하는 것이라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급성 간부전 증상과 즉각적인 대처 방법
아세트아미노펜 과다 복용으로 인한 급성 간부전은 초기에는 무증상이거나 가벼운 소화 불량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대처가 늦어지기 쉽다. 그러나 간 손상이 진행되면 메스꺼움, 구토, 복통,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해지면 황달(피부와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함), 소변 색깔이 짙어지는 증상, 심한 경우 의식 변화까지 발생한다. 이러한 증상은 복용 후 24시간에서 72시간 사이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아세트아미노펜을 과다 복용했거나 알코올과 함께 복용한 후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여 의료진에게 복용한 약물의 종류와 양, 시간을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간 독성 해독제인 N-아세틸시스테인(NAC)은 투여 시기가 빠를수록 효과가 높기 때문에 신속한 대처가 생명을 좌우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올바르게 사용하면 매우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이지만, 오용 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알코올과의 병용은 간 독성을 극대화하는 위험한 행위로, 복용하는 모든 약물의 성분을 확인하고, 일일 권장 복용량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적인 음주 습관이 있다면 진통제 선택에 더욱 신중해야 하며, 약물 복용 중 알코올 섭취는 피해야 한다. 안전한 약물 사용 문화 정착을 위해 소비자들의 주의 깊은 복용 습관이 요구된다.
이혁 힘내라내과의원 원장은 “많은 사람이 감기약, 두통약 등에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중복된 것을 인지하지 못하여 하루 최대 복용량인 4000mg을 쉽게 초과한다’며, “이는 의도치 않은 간 손상의 주된 원인이므로, 모든 약물 복용 전 반드시 성분명을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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