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깨끗하고 현대적인 사무실에서 뇌 영상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는 동양인 신경과 의사의 모습입니다.
깜빡깜빡 건망증 치매인가? 치매 초기 증상과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푸념을 하는 이들이 많다.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잊거나 사람 이름이 가물거리는 ‘깜빡깜빡 건망증’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모든 기억력 저하가 단순한 건망증은 아니다. 때로는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치매’의 초기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국내 치매 환자의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인구 중 치매 환자 수는 약 98만 명에 달하며, 이는 전체 노인 인구의 약 10%에 해당한다. 2025년에는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치매는 아직 완치법이 없지만,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히 관리하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당신의 ‘깜빡깜빡 건망증’은 단순한 노화 현상일까, 아니면 뇌가 보내는 심각한 경고 신호일까? 지금부터 그 차이점과 반드시 알아야 할 조기 진단 및 예방 수칙을 꼼꼼히 살펴보자.

치매와 건망증, 그 미묘한 차이: 당신의 기억력은 안전한가?
일반적으로 건망증은 기억의 저장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순간적으로 정보 인출에 어려움을 겪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친구와 약속 장소를 잊었더라도 힌트를 주면 이내 기억해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매로 인한 기억력 저하는 다르다. 뇌 기능 자체의 손상으로 인해 새로운 정보를 저장하거나 과거의 일을 회상하는 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며, 힌트를 줘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최근에 일어난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거나,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수준이라면 단순 건망증이 아닌 치매를 의심해봐야 한다. 단순한 기억력 저하를 넘어 인지 기능 전반에 걸친 손상이 나타나는 것이 치매의 핵심이다.
놓치지 말아야 할 치매 초기 증상: 일상 속 경고등 찾기
치매 초기 증상은 기억력 문제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가장 흔한 것은 최근 사건에 대한 기억 상실과 반복적인 질문이다. 또한, 물건을 엉뚱한 장소에 두거나,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해 애를 먹는 경우가 잦다.
익숙한 길을 헤매거나 시간과 장소에 대한 혼동을 보이는 것, 단어나 문장을 이해하거나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언어 능력 저하도 중요한 신호다. 이 외에도 판단력이 떨어져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하거나, 평소와 다른 성격 변화(무관심, 짜증 증가 등)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변화들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나타나며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면 즉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선한빛요양병원 김기주 원장(신경과 전문의)은 “치매는 단순히 기억력 문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인지 기능 전반의 저하로 인해 사회생활이나 직업 활동, 독립적인 생활에 어려움이 생기는 상태를 말한다”라며, “조기 발견 시 진행 속도를 늦추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으므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왜 중요한가?
현재까지 치매의 근본적인 완치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조기 진단은 병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관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치매 초기에 진단받으면 약물 치료를 통해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완만하게 하거나, 동반되는 우울증, 불안 등 정신 행동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인지 재활 치료, 작업 치료, 운동 치료 등을 병행하여 남아있는 인지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고, 환자와 가족이 질 높은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늦게 진단받을수록 이미 뇌 손상이 상당 부분 진행되어 치료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으므로, 작은 변화라도 무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3권 3금 3행’ 깜빡깜빡 건망증과 치매 예방의 황금률: 오늘부터 실천하세요
치매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은 ‘3권(즐길 권, 읽을 권, 채울 권) 3금(금연, 절주,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금) 3행(운동하기, 뇌 건강식 즐기기, 건강 검진받기)’으로 요약된다. ‘즐길 권’은 사회 활동 및 여가 활동을 통해 뇌를 활성화하는 것을, ‘읽을 권’은 독서나 새로운 학습을 통해 지속적으로 뇌를 자극하는 것을 의미한다.
‘채울 권’은 뇌 건강에 좋은 영양소를 섭취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다. ‘3금’은 금연, 절주, 그리고 고혈압·당뇨·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혈관 건강은 뇌 건강과 직결되므로, 정기적인 건강 검진과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 ‘3행’은 규칙적인 운동, 등푸른생선, 채소, 과일 위주의 뇌 건강 식단, 그리고 건강 검진을 통한 조기 위험 인자 발견 및 관리다. 이러한 생활 습관은 치매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한다.
깜빡깜빡 건망증은 단순히 나이 탓으로 돌리기 쉬운 증상이지만, 때로는 치매의 중요한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치매는 한 번 발병하면 되돌리기 어렵지만,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병의 진행을 늦추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3권 3금 3행’과 같은 건강한 생활 습관은 치매 예방의 핵심이며, 의심 증상이 있다면 지체 없이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처 방법이다. 뇌 건강은 평생 관리해야 할 소중한 자산임을 기억하고, 오늘부터라도 작은 실천을 통해 건강한 노년을 준비해야 한다.
선한빛요양병원 김기주 원장(신경과 전문의)은 “치매 예방은 한두 가지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단, 활발한 두뇌 활동, 사회적 교류, 그리고 만성질환 관리가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라며, “특히 뇌 건강에 좋은 식습관은 2025년 현재 많은 연구에서 그 중요성이 입증되고 있으므로, 등푸른생선, 견과류,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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