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 합병증 예방을 위해 편안한 신발을 신고 공원을 걷는 사람의 모습.
당뇨발 침묵의 경고! 당신의 발은 안전한가?
당뇨병은 우리 몸 곳곳에 문제를 일으키는 만성 질환이지만, 그중에서도 발에 발생하는 합병증인 ‘당뇨발’은 환자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리고, 심할 경우 절단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는 치명적인 위협이다. 단순히 발에 생기는 작은 상처라고 가볍게 여겼다가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발의 신경이 손상돼 통증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되고, 혈액순환까지 나빠져 한번 생긴 상처는 좀처럼 아물지 않게 된다. 이처럼 감각 저하와 혈액순환 장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사소한 상처도 궤양으로 발전하고, 쉽게 감염되어 최악의 경우 발가락이나 발 전체를 잃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2025년 기준 국내 당뇨병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에 따라 당뇨발 발생 위험 또한 높아지고 있어 선제적인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그렇다면 당신의 발은 당뇨발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할까? 지금부터 당뇨발의 숨겨진 경고 신호와 이를 예방하기 위한 필수 지침들을 상세히 알아보자.

왜 당뇨병 환자는 발에 취약한가?
당뇨병 환자의 발은 고혈당으로 인해 이중고를 겪는다. 첫째는 신경 손상, 즉 당뇨병성 신경병증 때문이다. 오랜 기간 높은 혈당에 노출되면 발의 감각 신경이 서서히 망가져 통증, 온도, 압력 등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된다. 발에 작은 물집이 생기거나 못에 찔려도 인지하지 못해 방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상처가 곪고 심화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둘째는 혈액순환 장애, 말초동맥질환이다.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발끝까지 충분한 혈액과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한번 생긴 상처는 좀처럼 아물지 않고, 세균 감염에 매우 취약해진다. 심지어 작은 찰과상조차 순식간에 괴사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곧 발가락이나 발 전체를 절단해야 하는 비극적인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신경병증과 혈액순환 장애는 당뇨병 환자의 발을 ‘시한폭탄’으로 만드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놓치지 말아야 할 발의 위험 신호들
당뇨발은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미미한 신호들을 보내며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발 저림, 화끈거림, 무감각 같은 신경병증 증상은 초기 단계에서 흔히 나타난다. 발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건조해지거나 갈라지고, 발톱이 두꺼워지거나 변색되는 것도 중요한 경고 신호다. 또한 굳은살이나 티눈이 자주 생기고 잘 없어지지 않거나, 작은 상처가 며칠이 지나도 낫지 않고 진물이 난다면 즉시 당뇨발을 의심해야 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기 쉽지만, 사실은 발 건강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음을 알리는 중요한 단서다. 특히 발의 색깔이 검붉게 변하거나 냉감, 통증이 동반된다면 이미 혈액순환 장애가 상당 부분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아 신속한 의료진의 진단과 치료가 절실하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자신의 발을 꼼꼼히 살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대해 김경래 민병원 내과 대표원장(내분비내과 전문의)은 “당뇨발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작은 상처라도 발견 즉시 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하며, 특히 발 감각이 무뎌진 환자일수록 더욱 경각심을 가지고 발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절단 막는 최후의 보루, 일상 속 예방 수칙
당뇨발을 예방하고 이미 진행된 상태를 관리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것은 바로 철저한 혈당 관리이다. 혈당이 안정적으로 유지될수록 신경 손상과 혈액순환 장애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더불어 발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매일 미지근한 물로 발을 깨끗하게 씻고 부드러운 수건으로 물기 없이 완전히 건조시켜야 한다. 특히 발가락 사이는 습기가 남아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발이 건조해지거나 갈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보습제를 꾸준히 바르는 것도 중요하다. 단, 발가락 사이에는 바르지 않는 것이 좋다. 자신의 발에 잘 맞는 편안한 신발을 신고, 실내에서도 맨발보다는 양말이나 실내화를 착용하는 습관을 들여 외부 자극으로부터 발을 보호해야 한다.
날카로운 도구로 굳은살이나 티눈을 제거하려 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2025년, 당신의 발을 위한 제안
당뇨발은 자가 관리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정기적인 발 검진은 당뇨발의 조기 발견 및 악화 방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최소 6개월에 한 번은 병원을 방문해 발의 감각 상태, 혈액순환 여부, 피부 병변 등을 면밀히 검사받아야 한다. 특히 이미 발에 상처가 있거나 신경병증, 말초동맥질환 진단을 받은 환자라면 더욱 빈번한 검진이 요구된다.
당뇨발은 당뇨병 환자에게 있어 삶의 질을 위협하는 심각한 합병증이지만, 꾸준한 관심과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충분히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다. 매일 발을 살피는 작은 습관, 혈당을 철저히 관리하는 노력, 그리고 이상 징후 발생 시 주저 없이 병원을 찾는 현명한 선택이 당신의 발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더 이상 당뇨발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이 없도록 사회 전반의 관심과 함께 환자 스스로의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김종민 민병원 병원장(내분비외과 전문의)은 “당뇨발 예방은 단순히 발 건강을 넘어 전신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으로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금연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당뇨발 발생 위험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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