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병의 두 얼굴 – 같은 이름 다른 병: 1형과 2형의 근본적인 차이점 분석
많은 사람이 ‘당뇨병’이라는 하나의 질환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발병 원인과 치료법이 전혀 다른 두 가지 주요 유형, 즉 1형 당뇨병과 2형 당뇨병으로 나뉜다. 이 두 질환은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긴다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그 발생 메커니즘과 관리 방식에 있어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정확한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필수적이다.
1형 당뇨병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췌장의 인슐린 분비 세포가 파괴되는 자가면역질환인 반면, 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과 인슐린 분비 기능 저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대사성 질환이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1형 당뇨병은 전체 당뇨병 환자의 약 5~10%를 차지하며, 2형 당뇨병이 나머지 대부분을 차지한다(출처: 대한당뇨병학회).
이처럼 당뇨병을 단순히 하나의 질병으로 인식하는 것은 적절한 의료 개입을 지연시키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각 유형의 특성을 명확히 파악함으로써 환자 맞춤형 관리 전략을 수립하고, 합병증 발생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관계자들은 강조했다.

1형 당뇨병: 자가면역 반응으로 인한 췌장 베타세포 파괴
1형 당뇨병은 인체가 자신의 췌장 베타세포를 외부 침입자로 오인하여 공격하고 파괴하는 자가면역 반응으로 발생한다. 이로 인해 췌장은 인슐린을 거의 또는 전혀 생산하지 못하게 되고, 인슐린은 혈당을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필수 호르몬이므로, 인슐린 결핍은 혈액 내 포도당 수치를 급격히 상승시킨다.
일반적으로 소아청소년기에 많이 진단되지만, 성인기에도 발병할 수 있어 ‘성인 발병 자가면역 당뇨병(LADA)’으로 불리기도 한다. 발병 원인은 유전적 소인과 바이러스 감염 등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증상으로는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 다음(多飮), 다뇨(多尿), 피로감 등이 나타나며, 치료하지 않을 경우 급성 합병증인 당뇨병성 케톤산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1형 당뇨병의 유일한 치료법은 외부에서 인슐린을 주사하여 부족한 인슐린을 보충하는 것이다. 환자는 평생 인슐린 주사 또는 인슐린 펌프를 통해 혈당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식사, 운동량,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인슐린 용량을 조절하는 섬세한 관리가 요구된다. 이는 자가면역 질환의 특성상 췌장 기능이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2형 당뇨병: 인슐린 저항성과 분비 기능 저하의 복합적 요인
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과 인슐린 분비 기능 저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질환이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세포가 혈액 속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초기에는 췌장이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하여 이를 보상하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췌장 기능이 점차 소진되어 인슐린 분비 능력마저 저하된다.
2형 당뇨병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유전적 소인, 비만, 좌식 생활 습관, 고령화, 불규칙한 식습관 등이 꼽힌다. 특히 서구화된 식생활과 운동 부족은 국내 2형 당뇨병 유병률 증가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출처: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증상은 비교적 서서히 나타나며,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모호하여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진단 시 이미 만성 합병증이 진행된 상태인 경우도 흔하다.
치료는 생활 습관 개선이 가장 기본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단 관리로 체중을 감량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경구 혈당강하제를 복용하여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며, 질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인슐린 주사 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2형 당뇨병은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혈당 조절이 가능한 경우가 많아, 적극적인 자기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진단 및 치료 전략: 각 유형에 맞는 맞춤형 접근의 중요성
1형 당뇨병과 2형 당뇨병은 진단 과정부터 차이를 보인다. 혈액 검사를 통해 혈당 수치를 확인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1형 당뇨병 진단을 위해서는 자가항체 검사(GAD 항체, IA-2 항체 등)와 C-펩타이드 검사(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 평가)가 필수적이다. 이 검사를 통해 췌장 베타세포 파괴 여부와 인슐린 분비량의 절대적 부족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2형 당뇨병은 주로 공복 혈당, 식후 2시간 혈당, 당화혈색소(HbA1c) 수치를 기반으로 진단하며, 인슐린 저항성 정도를 평가하는 추가 검사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2형 당뇨병 환자 중에서도 C-펩타이드 수치가 낮은 경우, 인슐린 분비 기능이 크게 저하된 것으로 판단하여 치료 방향을 설정한다.
치료 전략 또한 각 유형의 특성을 반영하여 완전히 다르다. 1형 당뇨병 환자는 발병 초기부터 인슐린 치료가 필수적이며, 이는 생명 유지와 직결된다. 반면, 2형 당뇨병 환자는 초기에는 생활 습관 개선과 경구 혈당강하제만으로 혈당 조절이 가능하며, 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다양한 약물을 조합하거나 인슐린 치료로 전환하는 유연한 접근법을 취한다. 이러한 맞춤형 진단과 치료는 합병증 예방 및 환자 삶의 질 향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내 당뇨병 유병률 증가와 효과적인 관리 방안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2형 당뇨병 유병률이 압도적으로 높으며,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 현대 사회의 생활 환경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됐다.
당뇨병은 심혈관 질환, 신장 질환, 신경병증, 망막병증 등 다양한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1형 당뇨병 환자는 혈당 변동성이 커서 저혈당과 고혈당 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며, 2형 당뇨병 환자는 식단 조절과 운동을 통해 체중 관리에 힘쓰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합병증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정부는 당뇨병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건강 증진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으며, 대한당뇨병학회와 같은 전문 기관에서도 환자 교육 자료 개발 및 의료진 교육을 통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개인의 적극적인 참여와 의료진과의 협력을 통한 지속적인 관리가 당뇨병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줄이는 핵심 요소로 강조된다.
결론적으로 당뇨병은 단순히 혈당이 높다는 공통점 외에 발병 원인, 진행 양상, 치료 접근법에서 1형과 2형이 명확히 구분되는 질환이다. 1형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 세포 파괴로 인한 인슐린 절대 결핍이 특징인 자가면역 질환이며, 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과 인슐린 분비 기능 저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대사성 질환이다. 따라서 각 유형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에 맞는 맞춤형 진단과 치료, 그리고 지속적인 자기 관리가 합병증 예방과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서울 민병원 내과 김경래 대표원장(내분비내과 전문의)는 “당뇨병 유형의 정확한 감별 진단은 치료의 첫 단추이자 성공적인 관리의 열쇠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2형 당뇨병 발병 연령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어, 젊은 세대에서도 적극적인 건강 관리와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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