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 왜 동물들은 외면할까? 궁금증 해소!
수년째 여름만 되면 불청객처럼 찾아와 우리를 괴롭히는 러브버그, 정식 명칭은 붉은등우단털파리다. 특히 짝짓기 중인 개체들이 쌍으로 날아다니며 차량이나 건물 벽에 달라붙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안겨준다.
이처럼 엄청난 수가 출몰하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자연 생태계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새나 파충류, 다른 곤충 포식자들이 이 흔하디흔한 먹잇감을 외면하는 기이한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해충으로 분류되는 많은 곤충들은 다양한 포식자들의 먹이가 되어 개체 수가 조절되곤 한다. 그러나 러브버그는 상황이 다르다. 주변에 먹을 것이 천지인데도 불구하고, 새들은 러브버그 떼를 피해 다니고 개구리나 도마뱀도 이들을 사냥하려 들지 않는다. 심지어 거미줄에 걸린 러브버그마저 거미가 먹지 않고 버리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동물들이 이 많은 러브버그를 먹지 않는 데에는 어떤 특별한 이유가 숨겨져 있는 것일까? 단순히 맛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생존 본능과 관련된 더 복잡한 비밀이 있는 것일까? 동물들이 러브버그를 외면하는 놀라운 과학적 사실을 지금부터 자세히 파헤쳐 보자.

독특한 맛과 냄새의 비밀
동물들이 러브버그를 먹지 않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들의 독특한 화학 성분 때문이다. 러브버그의 체내에는 베타카로틴과 같은 특정 화합물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이 성분 자체는 일반적인 영양소일 수 있으나, 러브버그는 이와 함께 프탈산과 같은 기피 물질이나 불쾌감을 유발하는 다른 화학 성분을 포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러한 화학 물질은 새나 다른 포식자들에게 매우 불쾌한 맛이나 냄새를 느끼게 하여 본능적으로 먹기를 꺼리게 만든다.
일부 조류나 파충류는 먹이를 사냥하기 전 냄새나 소리로 먹잇감을 탐색하는 습성이 있다. 러브버그 떼에서 나는 특유의 시큼하거나 불쾌한 냄새는 포식자들에게 ‘이것은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 신호로 작용한다. 실제로 러브버그를 한두 번 먹어본 포식자는 그 불쾌한 경험 때문에 다시는 러브버그를 사냥하지 않는 학습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이는 러브버그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진화시킨 일종의 화학적 방어 전략인 셈이다.
떨어지는 영양학적 가치
동물들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생존할 수 있다. 먹이를 사냥하고 소화하는 데 드는 에너지 소모량과 그 먹이를 통해 얻는 에너지 및 영양소를 항상 계산한다. 러브버그는 크기가 작고, 주로 수분과 소화하기 어려운 키틴질로 구성되어 있어 다른 곤충에 비해 영양학적 가치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분석이 있다.
예를 들어, 단백질이나 지방 함량이 높은 다른 곤충을 사냥하는 데 드는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에너지에 비해, 같은 노력으로 러브버그를 여러 마리 잡아먹어도 얻는 영양분이 적다면 포식자 입장에서는 비효율적인 사냥이 된다. 특히 번식기나 이동 시기처럼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시기에는 더욱 가성비가 떨어지는 러브버그를 외면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결국 러브버그는 포식자들이 굳이 에너지를 들여 사냥할 만큼 매력적인 먹잇감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짝짓기 중인 특이한 행동 패턴
러브버그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평생의 대부분을 짝짓기 상태로 보낸다. 암수 한 쌍이 연결된 채로 날아다니거나 이동하는 모습이 흔하게 관찰된다. 이러한 특이한 행동 패턴 역시 포식자들이 이들을 기피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포식자는 단일 개체를 사냥하는 데 익숙하다. 짝짓기 중인 두 마리의 곤충이 붙어 있으면 사냥하기가 번거롭거나, 한 마리를 잡더라도 다른 한 마리가 방해를 하거나 도망치는 등의 변수가 생긴다. 또한, 붙어 다니는 모습 자체가 포식자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형태로 인식되어 경계심을 유발할 수도 있다.
짝짓기 중인 러브버그는 단일 개체보다 덩치가 커 보일 수 있지만, 두 마리가 연결되어 있어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고 예측 불가능해져 사냥 성공률이 낮아질 수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로 포식자들은 굳이 짝짓기 중인 러브버그를 노리기보다는 다른 먹잇감을 찾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
자연의 방어 전략
동물들이 러브버그를 먹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맛이 없어서’라는 단순한 이유를 넘어, 화학적 방어, 낮은 영양가, 그리고 특이한 행동 패턴이라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러브버그는 자신을 포식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다양한 방어 전략을 진화시켜 왔으며, 이는 생태계 내에서 특정 종이 생존하고 번식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러브버그는 천적이 거의 없어 대발생 시기에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특정 거미나 사마귀 등이 러브버그를 소량 섭취하는 경우도 있다고 언급하지만, 전반적으로 생태계의 포식 사슬에서 러브버그는 크게 선호되지 않는 먹잇감으로 여겨지고 있다. 앞으로 러브버그의 대량 출몰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생태학적 특성에 대한 더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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