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은 모유 수유가 아기의 영양 공급뿐만 아니라 산모의 호르몬 변화를 유도하여 유방암 및 난소암 발병 위험을 현저히 낮추는 보호 효과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AI 제작 이미지
모유 수유의 재조명: 유방암 및 난소암 위험 감소 효과,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모유 수유가 아기의 건강 뿐만 아니라 산모의 장기적인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다수의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특히, 모유 수유는 여성에게 치명적인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생 위험을 효과적으로 낮춰주는 보호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주요 보건 기관들은 모유 수유의 이러한 암 예방 효과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산모들이 충분한 기간 동안 수유를 지속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모유 수유가 암 위험을 낮추는 주요 기전은 호르몬 변화와 관련이 깊다. 수유 기간 동안 여성의 몸은 에스트로겐 노출이 줄어들고, 유방 조직 세포가 분화 및 성숙 과정을 거치면서 암세포 발생에 취약한 상태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러한 생리학적 변화는 유방암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누적된 수유 기간이 길수록 그 보호 효과는 더욱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난소암의 경우에도 모유 수유는 배란 횟수를 감소시켜 난소 표피 세포의 손상을 줄이는 방식으로 위험을 낮춘다. 이는 가임기 여성의 평생 배란 횟수와 난소암 발생률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이처럼 모유 수유는 단순한 육아 행위를 넘어, 여성의 평생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공중 보건 전략으로 분석됐다.

유방암 예방 효과, 기간에 비례하는 보호막
모유 수유와 유방암 위험 감소 사이의 연관성은 199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진행된 대규모 코호트 연구 및 메타 분석을 통해 확고하게 입증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모유 수유를 한 여성은 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생 위험이 평균적으로 낮았다. 특히, 이 보호 효과는 수유 기간에 정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다. 2002년 세계적인 의학 저널인 란셋(Lancet)에 발표된 대규모 메타 분석 연구에서는 누적 모유 수유 기간 12개월마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약 4.3%씩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러한 보호 효과는 특히 에스트로겐 수용체 음성(ER-negative) 유방암과 같은 공격적인 유형의 암에 대해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모유 수유는 유방 세포의 최종 분화를 촉진하여, 분화가 덜 된 상태에서 암 변이가 일어날 가능성을 줄인다. 또한, 수유가 끝난 후 유방 조직이 퇴화하는 과정(involution)에서 잠재적인 암세포나 손상된 세포가 제거되는 ‘세포 청소’ 효과도 유방암 예방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모유 수유가 유방암 발생의 근본적인 환경을 개선하는 생물학적 방어 기전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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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 발병률 감소 메커니즘 분석
모유 수유가 난소암 위험을 낮추는 기전은 ‘배란 억제 가설’로 설명된다. 난소암은 난소 표면의 상피세포가 반복적인 배란 과정에서 손상되고 복구되는 과정에서 변이를 일으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모유 수유를 하는 동안에는 프로락틴 호르몬 수치가 높아져 배란이 일시적으로 억제되거나 지연된다.
배란 횟수가 줄어들면 난소 상피세포가 받는 스트레스와 손상이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암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 연구에 따르면, 모유 수유 기간이 3개월 이상인 여성은 난소암 발생 위험이 20%에서 30%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난소암 중 가장 흔한 유형인 상피성 난소암(Epithelial Ovarian Cancer)에 대한 보호 효과가 명확하게 확인됐다. 이러한 효과는 출산 횟수 자체의 보호 효과와는 별개로, 모유 수유라는 행위 자체의 독립적인 이점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출산 후 여성 건강 관리에서 모유 수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여성 호르몬 환경 변화와 장기적 건강 이점
모유 수유는 여성의 내분비 환경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온다. 수유 기간 동안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낮게 유지되는데, 이는 유방암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호르몬 노출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를 낳는다. 평생 동안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수록 유방암 위험이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모유 수유는 이 노출 기간을 줄이는 자연적인 방법이다.
또한, 모유 수유는 산모의 체중 감량과 대사 건강 개선에도 기여한다. 수유는 하루에 수백 칼로리를 소모하게 만들어 출산 후 체중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비만은 유방암을 비롯한 여러 암의 위험 요소이므로, 모유 수유를 통한 건강한 체중 관리는 간접적으로도 암 예방 효과를 높인다. 이 외에도 모유 수유는 산후 우울증 위험 감소 및 골밀도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연구됐다. 이러한 장기적인 건강 이점들은 모유 수유를 단순한 선택이 아닌, 적극적인 건강 관리 행위로 인식하게 만든다.
국제 보건 기구의 모유 수유 권장 지침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는 아기의 최적 성장과 건강을 위해 생후 6개월까지는 모유만을 수유하는 완전 모유 수유를 권장하며, 이후에는 적절한 보충식을 제공하면서 최소 2년 또는 그 이상까지 모유 수유를 지속할 것을 권고한다. 이러한 권장 사항은 아동의 영양학적 이점뿐만 아니라, 산모의 암 예방 효과까지 고려한 공중 보건 차원의 지침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모유 수유율은 증가 추세에 있으나, WHO의 권장 기간인 6개월 이상 완전 모유 수유를 지속하는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직장 복귀, 수유의 어려움, 사회적 지원 부족 등을 주요 장애 요인으로 지적한다. 따라서 모유 수유의 건강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적극적인 교육과 함께, 직장 및 지역사회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모유 수유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여 여성들이 자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모유 수유는 여성의 생애 주기에 걸쳐 건강 보호 기능을 제공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유방암과 난소암이라는 중대한 질병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 이점은 여성들이 모유 수유를 결정하는 데 있어 강력한 동기가 된다. 이러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의료계는 산모들에게 모유 수유의 장점을 명확히 전달하고, 성공적인 수유를 위한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성수 유니스산부인과의원 은미나 원장은 “모유 수유는 단순히 아기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산모 자신의 건강을 위한 투자다. 특히, 유방암과 난소암 위험 감소 효과는 수유 기간이 길어질수록 더욱 확실해진다. 출산 후 겪는 호르몬 변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여성의 장기적인 건강을 지키는 가장 자연스럽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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