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 단클론항체 동물실험 축소 지침 초안 발표: NHP 독성 검사 단계적 폐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단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ies) 개발 시 비인간 영장류(NHP)를 이용한 독성 검사 요건을 대폭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가이던스 초안을 지난 2025년 12월 2일 공개했다.
이는 지난 4월 발표된 동물실험 단계적 폐지 계획의 구체적인 이행 조치로, 의약품 안전성 평가를 가속화하고 개발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동물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가이던스는 단일 분자 표적을 인식하는 단일 특이성 항체(monospecific antibodies)의 비임상 안전성 평가를 간소화된 방식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NHP 독성 검사, 왜 축소되나
FDA는 단클론 항체 개발 과정에서 전통적으로 요구됐던 6개월간의 비인간 영장류 독성 검사를 폐지하거나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기존 비임상 프로그램에는 100마리 이상의 NHP가 투입될 수 있으며, 동물 한 마리당 약 5만 달러의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 독성시험을 통과한 많은 제품이 인간 안전성이나 효능 문제로 인해 최종 FDA 승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기존 방식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FDA는 단일 특이성 항체의 고유한 특성 때문에 안전성 평가를 간소화할 수 있는 근거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첫째, 대부분의 항체는 비임상 시험에서 NHP에게만 약리학적 활성을 나타낸다. 둘째, 항체와 임상적으로 관련된 독성은 주로 약리학적 효과가 과도하게 나타나는 것에서 비롯된다. 셋째, 항체는 분자 표적에 대한 특이성이 높아 비표적 독성 발생 가능성이 낮다. 넷째, 단일 특이 항체는 소분자 약물처럼 간 대사를 거치기보다는 단백질 이화 및 분해를 통해 대사되므로, 대사산물 안전성 문제나 종 특이적 대사 차이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표적 생물학 및 발현 프로파일에 대한 지식만으로도 환자 안전성 평가 방법을 알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동물 연구도 간소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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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적합 모델(NAM) 활용 촉진
이번 지침 초안은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 방식(New Approach Methodologies, NAM)의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장려한다. FDA는 독성 및 세포주에 대한 인공지능(AI) 기반 계산 모델, 실험실 환경에서의 오가노이드 독성 테스트 및 장기 칩 시스템 등 인간 기반 실험실 모델의 사용을 촉진할 계획이다. 이러한 대체 방법은 동물 실험에서는 쉽게 감지되지 않을 수 있는 독성 효과를 밝혀내고, 인간의 반응을 보다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한다.
특히 고급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단클론항체가 인체를 통해 어떻게 분포하는지 시뮬레이션하고, 약물의 분자 구성을 기반으로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어 동물 실험의 필요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FDA는 이러한 비동물 실험에서 강력한 안전성 데이터를 제출하는 회사에 대해 간소화된 검토를 제공하는 규제 인센티브를 통해 현대화된 테스트 플랫폼에 대한 투자를 장려할 방침이다.

신약 개발 가속화 및 비용 절감 효과
이러한 최신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약물 개발 프로세스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전성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단클론 항체 요법이 환자에게 더 빨리 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기존에 NHP 독성 검사에 소요되던 시간과 비용이 절감되면서, 연구 개발(R&D) 비용이 낮아지고 궁극적으로 의약품 가격 인하에도 기여할 수 있다.
FDA는 이번 조치가 공중 보건을 발전시키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이며, 의약품 안전성을 개선하고 평가 프로세스를 가속화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FDA는 현대 규제 과학의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할을 재확인하며, 혁신적이고 인도적인 테스트 방법의 채택을 장려하고 있다.
미국 연방 규제당국의 광범위한 변화
FDA의 이번 단클론항체 동물실험 축소 지침 발표는 미국 연방 보건 규제당국의 광범위한 동물 연구 단계적 폐지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FDA 외에도 여러 기관에서 동물실험 대체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일례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올해 연말까지 원숭이 실험을 종료할 예정이며, 국립보건원(NIH) 역시 동물실험 대체를 위한 조직을 신설했다. NIH는 오가노이드 모델링 센터를 운영하기 위해 8,7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하는 등, 인체 기반 모델링 연구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방 차원의 노력은 규제 과학을 현대화하고 기술 발전에 발맞추겠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단클론 항체 분야를 시작으로 동물실험의 단계적 폐지가 다른 약물 개발 분야로도 확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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