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중 만세 자세, 편안함 너머에 숨겨진 위험 신호, 흉추후만증
밤새도록 양팔을 머리 위로 번쩍 들고 자는 ‘만세 자세’가 편안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분명 잠을 잘 때는 팔을 내리고 있었는데, 본인도 모르게 팔을 머리 위로 올린 만세 자세가 되어 있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자세가 단순히 편안함을 넘어 우리 몸에 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 알고 계신가요?
만세 자세가 편안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만세 자세가 편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흉추후만증’ 때문일 수 있습니다. 흉추후만증이란 척추 중 가슴 부분인 흉추가 과도하게 앞으로 굽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통상 ‘등이 굽었다’, ‘등이 튀어나왔다’ 등과 같이 눈으로 보이는 후만 변형이 가장 큰 증상입니다. 장시간 앉아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자세, 구부정한 자세로 생활하는 습관 등이 흉추후만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 몸의 기둥인 척추는 뒤에서 보았을 때 곧은 형태이나 옆에서 바라보면 전체적으로 두 개의 곡선을 이루고 있는데, 어깨부터 흉곽 하부까지 이어지는 요추 부위는 뒤로 굽은 ‘후만’의 형태로 20~45도가 정상 범위이나 여러 원인으로 45도를 넘는 경우 ‘흉추후만증’으로 진단합니다. 또한 만성적인 어깨 통증이나 목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키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만세 자세를 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세 자세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그러나 만세 자세가 편안하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흉추후만증이 있는 사람들은 만세 자세를 취하면 일시적으로 등이 펴지면서 통증이 완화되고 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마치 스트레칭을 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얻는 것이죠.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오히려 척추 건강에는 더욱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팔을 위로 올린 채 오랫동안 유지하면 목과 어깨 근육에 부담을 주어 흉추, 요추 등에서 통증이 나타나거나 원인에 따라 심한 후만 변형으로 이어져 하반신 마비를 유발할 수 있으며, 팔을 위로 올린 자세는 혈액순환을 방해하여 팔과 손의 저림이나 냉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흉추후만증이 있는 경우, 만세 자세는 일시적인 시원함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척추 변형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만세 자세 대신 건강한 수면 자세를 취해야 하는 이유
때문에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잠을 잘 때 성인 기준 남성 4~6cm, 여성 3cm 높이 정도의 베개를 이용해 천장을 보고 몸이 일직선이 되도록 바로 눕도록 하며, 팔, 다리는 45도 각도로 쭉 펴고 어깨가 말리지 않도록 손바닥은 천장을 보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로 누운 자세에서 허리가 뜨거나 통증이 발생한다면 무릎 밑에 수건을 말아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는 것이 좋으며 척추 질환이 있는 경우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다리 사이에 쿠션을 넣어 다리와 어깨 높이를 맞춰 척추 만곡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흉추후만증 예방 및 관리
심할 경우 하반신 마비까지 유발할 수 있는 흉추후만증! 이러한 흉추후만증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일단 평소 허리를 곧게 펴고 앉고 서는 습관을 들이는 등 평소에 바른 자체를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꾸준한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이완시키고 유연성을 높이면 금상첨화이지요.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통해 척추 근력을 강화하는 힘을 키우는 것도 추천합니다.
편안하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닙니다. 건강한 수면을 위해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흉추후만증 예방을 위한 노력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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