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교하게 묘사된 뇌의 혈관들이 손상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AI 제작 이미지
과음, 뇌졸중 위험 키우는 치명적 착각… “술 마시면 혈액순환 잘된다”는 오해의 진실
많은 사람이 적당한 음주가 혈액순환을 돕고 건강에 이롭다는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술자리가 잦아 이러한 인식이 과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심각한 건강 문제로 발전할 수 있는 요인이 됐다.
하지만 최근 의학 연구들은 이러한 상식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심혈관 건강에 해로울 뿐만 아니라, 뇌졸중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의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명확히 밝혀졌다.
특히 ‘술은 혈액순환에 좋다’는 잘못된 믿음은 과음을 정당화하며, 이는 돌이킬 수 없는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과연 술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과음이 뇌졸중과 어떤 숨겨진 진실로 연결되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술이 혈액순환에 좋다?” 잘못된 믿음의 허와 실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고 몸이 따뜻해지는 현상 때문에 많은 사람이 혈액순환이 촉진된다고 오해한다. 이는 알코올이 일시적으로 혈관을 확장시키는 ‘혈관 이완’ 작용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효과는 단기적이며 표면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실제로 알코올은 심박수를 증가시키고 심장의 부담을 높여 장기적으로는 혈압 상승과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고혈압 환자에게 과음은 혈압을 급격히 올려 오히려 혈관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2023년 세계심장학회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3잔 이상의 알코올 섭취는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유의미하게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순간적인 온기나 혈액순환 개선 효과는 착시현상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과음이 뇌졸중 위험을 최대 4배 높이는 구체적 메커니즘
과음이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키는 주된 요인은 바로 혈압 상승과 심장 기능 이상이다. 알코올은 혈압을 조절하는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켜 혈압을 지속적으로 높인다. 고혈압은 뇌졸중의 가장 큰 위험 인자로, 특히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의 주요 원인이 된다. 또한, 알코올은 혈액 내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고 혈전을 형성하기 쉽게 만들어 뇌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도 동시에 키운다.
2024년 대한뇌졸중학회에서 발표된 최신 연구에서는 매일 소주 2잔 이상을 마시는 경우 뇌졸중 발생 위험이 비음주자 대비 최대 4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알코올이 직접적으로 뇌혈관 건강을 악화시키고, 심장 박동에 불규칙성을 유발하여 혈액 응고를 촉진하는 복합적인 기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과도한 음주는 심혈관 질환, 특히 뇌졸중 발생 위험을 급격히 높이는 가장 흔한 생활 습관 요인 중 하나입니다. 많은 사람이 술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지만,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절주를 넘어 금주까지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선한빛요양병원 김기주 병원장(신경과 전문의)가 강조했다.

뇌졸중 예방을 위한 올바른 음주 습관과 생활 수칙
뇌졸중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음주량 줄이기와 건강한 생활 습관 유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안전한 음주량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알코올 섭취를 최소화하거나 완전히 피할 것을 권고한다. 만약 술을 마셔야 한다면, 남성은 하루 2잔, 여성은 1잔 이하로 제한하고, 주 2회 이상은 금주일을 갖는 것이 좋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단, 충분한 수면은 혈압을 안정시키고 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필수적이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기저 질환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과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평소와 다른 두통, 어지럼증, 팔다리 마비 등 뇌졸중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술 마시면 혈액순환이 잘된다”는 믿음은 과학적으로 근거 없는 잘못된 정보다. 오히려 과음은 혈압을 높이고 심장에 부담을 주며 혈전 생성을 촉진하여 뇌졸중 발생 위험을 현저히 증가시킨다. 뇌졸중은 한 번 발생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거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따라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알코올 섭취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올바른 음주 습관을 확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스스로의 건강을 위한 작은 실천이 돌이킬 수 없는 큰 위험을 막을 수 있다.
“뇌졸중은 골든타임이 중요한 질환이며, 예방이 최선의 치료법입니다. 특히 알코올 섭취와 관련된 오해를 바로잡고 건강한 음주 문화를 정착하는 것이 우리 사회 전체의 건강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라고 선한빛요양병원 김기주 병원장(신경과 전문의)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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