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3프로대 예금 부활, 두 달 새 21조 뭉칫돈 유입… 예테크족 ‘분주’
은행권이 자금 이탈 방어를 위해 예금 금리를 경쟁적으로 인상하면서 연 3%대 정기예금 상품이 대거 부활했다. 이에 따라 시중 은행에는 두 달 사이 21조 원이 넘는 뭉칫돈이 유입됐으며,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추구하는 예테크족들의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졌다. 증시 활황으로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지속되자 은행들은 금리 인상으로 맞대응하고 있으며, 고금리 적금 상품까지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12개월 만기, 9일 기준)의 최고 금리는 연 2.80%에서 3.00% 사이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0월 초 2.5% 안팎이었던 금리 수준과 비교할 때 0.3%포인트에서 최대 0.5%포인트가량 상승한 수치다. 특히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은 최고 연 3.0%를 기록하며 5대 은행 중 3%대에 진입했다.

은행들, 3%대 예금 상품 줄줄이 선보여
5대 은행 외에도 시중은행들은 3%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들을 연이어 출시하며 예금 유치 경쟁에 불을 붙였다.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은 최고 금리가 연 3.2%에 달한다. 신한은행 역시 최근 ‘신한My플러스 정기예금’의 최고 금리를 연 2.8%에서 3.1%로 0.3%포인트 인상했다. 이 상품은 12개월 만기 기준으로 기본금리 연 2.9%에 우대 조건을 충족할 경우 0.2%포인트를 추가로 제공한다.
국민은행은 최고 연 3.0% 금리를 제공하는 ‘2025-2차 공동구매정기예금’을 추가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이 상품은 총 가입 한도 3조 원 규모로 오는 19일까지 가입이 가능하며, 한도 소진 시 조기 판매가 종료될 수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도 최고 연 3.0%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 대열에 합류했다.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에서도 3%대 금리 상품이 확인됐다. 수협은행의 경우 ‘Sh첫만남우대예금’이 최고 연 3.1%, ‘헤이(Hey)정기예금’이 최고 연 3.0%의 금리를 제공한다. 전북은행의 ‘JB123 정기예금’ 역시 최고 연 3.1% 수준의 금리를 제시했다. 인터넷은행들 또한 금리를 높이면서 예금 상품 금리가 연 2%대 후반에 머물러 있다. 케이뱅크의 ‘코드K정기예금’은 2.86%, 카카오뱅크의 정기예금은 2.85%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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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연 10%대 고금리 적금 상품의 등장
예금뿐 아니라 적금 상품에서도 파격적인 고금리가 등장하며 고객 유인책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추첨에 따라 최고 연 12.5%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두근두근 행운적금’을 최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월 50만 원 이하로 6개월간 납입이 가능하며, 기본금리 연 2.5%에 행운 카드를 뽑을 때마다 2%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추가된다. 다섯 차례 추첨에 모두 당첨될 경우 최고 금리인 12.5%가 적용된다.
국민은행은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최고 연 10% 금리를 제공하는 ‘KB아이사랑적금’을 재출시했다. 이 적금은 아이를 키우는 만 19세 이상 부모가 가입할 수 있는 자유적립식 예금으로, 월 1만 원부터 최대 30만 원까지 납입이 가능하다. 이러한 고금리 적금 상품들은 우대 조건을 충족하기 까다롭거나 납입 한도가 낮다는 제약이 있지만, 금융 소비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예금 선호 현상 여전… 두 달 새 21조 원 뭉칫돈 유입
금리 인상 경쟁의 결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금융권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11월 말 기준 971조 98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965조 5689억 원) 대비 6조 4208억 원이 증가한 금액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정기예금 잔액이 두 달 연속 증가하면서 지난 9월 말(950조 7015억 원) 대비 총 21조 2882억 원이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이는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 대기 자금이 안전 자산인 예금으로 회귀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5대 은행의 총수신 잔액 역시 지난달 말 기준 2168조 9095억 원으로, 10월 말(2151조 1806억 원) 대비 17조 7289억 원 증가했다. 정기적금 잔액 또한 46조 2948억 원으로 전달 대비 5356억 원 증가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전달 대비 6조 3968억 원 증가한 654조 2532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4일 발표한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도 이러한 예금 선호 현상을 뒷받침한다. 조사에 따르면 금융자산 운용 시 예금에 투자하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는 응답이 87.3%로 압도적이었다. 이는 주식(9.6%)이나 개인연금(1.7%)에 대한 선호도를 크게 앞지르는 수치다. 금융 전문가들은 고금리 상품이 늘어나고 주식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예금 선호 현상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2금융권도 금리 인상 대열 합류… 예금 유치 경쟁 심화
자금 유치를 위해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들까지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예금 경쟁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수신 영업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저축은행들도 최근 금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전날 기준 2.8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2.69%) 대비 0.17%포인트 오른 수치다.
특히 저축은행들이 공시한 303개 상품(12개월 기준) 가운데 연 3%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 107개에 달했다. 불과 한 달 전 3%대 상품이 전무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증가세다. 1금융권과 2금융권 모두 높은 금리 상품을 내놓으면서, 금융 소비자들은 더 나은 이자 수익을 얻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수신 경쟁이 금융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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