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로이드 먹어도 피곤한 이유, 갑상선 기능저하증 환자에게 ‘티록신 전환효소’가 중요한 까닭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 신진대사가 느려지는 질환이다. 흔히 처방되는 신지로이드는 주된 갑상선 호르몬인 T4를 보충하는 약제다. 많은 환자가 신지로이드 복용 후 증상 개선을 경험하지만, 일부는 여전히 만성적인 피로감을 호소한다.
혈액 검사상 T4 수치는 정상으로 나오더라도 피로감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우리 몸이 T4를 실제로 사용하는 활성 형태인 T3로 제대로 전환하지 못하기 때문일 수 있다. 이 전환 과정에는 ‘티록신 전환효소’라는 특별한 효소가 관여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전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T4와 함께 T3를 직접 보충하거나 전환 과정을 돕는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과연 내 몸의 T4는 T3로 잘 바뀌고 있을까? 그리고 피로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갑상선 기능저하증 치료의 기본, 신지로이드(T4)와 활성형 T3의 차이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주된 호르몬은 T4(티록신)와 T3(트리요오드티로닌)다. 이 중 신지로이드로 공급되는 T4는 우리 몸에서 ‘저장 형태’에 가깝다.
T4는 그 자체로는 생체 활성이 크지 않으며, 간, 신장 등 여러 조직에서 ‘티록신 전환효소’에 의해 훨씬 더 강력한 활성 형태인 T3로 변환되어야 세포에서 실제로 사용된다.
즉, 신지로이드는 창고에 물건을 쌓아두는 역할이라면, T3는 창고에서 꺼내 실제로 사용하는 물건에 비유할 수 있다. 아무리 T4 수치가 높아도 T3로의 전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세포 수준에서는 호르몬 부족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
숨겨진 원인? ‘티록신 전환효소’ 기능 저하와 갑상선 피로
T4를 T3로 바꾸는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티록신 전환효소'(Deiodinase)다. 이 효소의 기능은 개인마다 다르며, 유전적 요인, 특정 영양소(셀레늄, 아연, 철분 등) 결핍, 만성적인 스트레스, 염증, 특정 약물 등에 의해 활성도가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제2형 탈요오드효소(DIO2) 유전자의 변이는 T4-T3 전환 효율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경우, 표준적인 신지로이드 치료에도 불구하고 T3 수치가 충분히 상승하지 않아 피로, 우울감, 체중 증가 등 갑상선 기능저하증의 잔여 증상이 남을 수 있다.
혈액 검사에서 TSH와 T4 수치는 정상 범위에 있더라도, T3 수치가 낮거나 T4 대비 T3 비율이 낮게 나타나는 환자들은 이러한 전환 문제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신지로이드 외 다른 치료법? T3 보충 치료 효과
신지로이드 단독 요법으로 증상 개선이 미흡한 환자에게는 T3를 직접 보충하는 치료법이 고려될 수 있다. 이는 합성 T3 제제(예: 리오티로닌)를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신지로이드(T4)와 복합하여 처방하는 방식이다.
T3를 직접 공급받으면 T4-T3 전환 과정을 우회하여 세포가 즉시 활용 가능한 활성 호르몬을 얻게 된다. 이는 특히 전환 효소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 효과적일 수 있으며, 만성 피로와 같은 잔여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T3 제제는 T4 제제보다 작용 시간이 짧고 심장 박동수 증가 등 부작용 위험이 있을 수 있어 반드시 의료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세심한 용량 조절 하에 사용돼야 한다.
갑상선 기능저하증 치료에서 신지로이드(T4)는 기본이지만, 일부 환자에게는 T4-T3 전환 문제로 인해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티록신 전환효소’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필요하다면 T3 수치 평가나 T3 보충 치료 가능성에 대해 주치의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별 맞춤 치료를 통해 갑상선 기능저하증으로 인한 만성 피로에서 벗어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당신이 좋아할만한 기사
AI 시대 데이터 전문가 ‘몸값’ 높이는 열쇠: 자격증 가치 급부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