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장애 말더듬, 개인의 나약함이나 환경적 요인이 아닌 유전적 배경에 기인
전 세계 수억 명을 괴롭히는 언어 장애, 말더듬에 대한 오랜 오해가 마침내 과학적 근거를 통해 해소됐다.
최근 대규모 유전체 연구가 말더듬의 명확한 유전적 요인을 규명하며, 개인의 나약함이나 환경적 요인이 아닌 유전적 배경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말더듬, 유전적 기반의 구체적 규명
전 세계적으로 4억 명 이상에게 영향을 미치는 언어 장애인 말더듬(stuttering)의 근본적인 유전적 원인이 밝혀지며 해당 분야에 새 지평이 열렸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5년 7월 28일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게재된 연구 결과는 말더듬과 관련된 48개 유전자에서 총 57개의 독립적인 유전자 영역(유전자좌)을 확인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연구는 단순히 유전적 연관성을 넘어서, 말더듬과 관련된 특정 유전적 변이가 자폐증, 우울증, 심지어 음악성과 같은 다른 특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며 그 복합적인 특성을 드러냈다. 말더듬은 음절이나 단어의 반복, 소리의 연장, 단어 사이의 불연속성을 특징으로 하는 증상으로, 사실상 가장 흔한 유전성 장애 중 하나로 꼽힌다.
과거부터 유전성이 높고 가족 내에서 빈번하게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구체적인 유전적 구조는 대부분 미지의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수수께끼를 푸는 데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했다.
연구진은 성별과 혈통 그룹 내에서 말더듬 위험에 기여하는 공유된 유전적 변이와 각기 다른 유전적 변이가 모두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그들은 성별 및 혈통별로 계층화된 자가 보고된 말더듬 사례에 대한 8가지 1차 게놈 전체 연관성 분석(GWAS)을 수행했다.
또한, 99,776건의 말더듬 사례와 1,023,243건의 대조군을 포함하는 100만 명 이상의 개인에 대한 2차 메타 분석을 진행하여 57개의 고유한 유전자좌를 명확히 식별하고 그 유효성을 검증했다.

말더듬의 사회적 영향과 연구의 깊은 의미
이번 연구는 말더듬이 개인의 지능이나 성격적 결함, 혹은 가족 환경에 따른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 내슈빌에 위치한 밴더빌트 대학 메디컬 센터의 연구 책임자인 제니퍼 빌로우(Jennifer Below) 박사는 성명서에서 “과거에는 왼손잡이부터 어린 시절의 정신적 외상, 권위적인 어머니까지 말더듬의 원인에 대해 수백 년간 수많은 오해가 존재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녀는 “우리 연구는 말더듬이 개인적 또는 가족적 결함이나 지능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오해는 말더듬을 겪는 이들에게 심각한 사회적, 정신적 고통을 안겨왔다.
말을 더듬는 청소년들은 괴롭힘을 당할 확률이 높았고, 교실 참여에 어려움을 겪으며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교육 경험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성인의 경우에도 말더듬은 고용 기회, 직무 성과에 대한 인식, 심지어 정신적, 사회적 웰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밴더빌트 대학의 박사후 연구원이자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딜런 프루엣(Dillon Pruett)은 본인 또한 말을 더듬는 언어 장애를 겪고 있다고 밝히며, “개인적으로 영향을 받은 사람으로서 이 연구에 기여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연구는 궁극적으로 말더듬 위험에 기여하는 많은 유전자가 있음을 발견했으며, 이 지식을 활용하여 말더듬과 관련된 사회적 낙인을 제거하고 미래에 새로운 치료 접근법을 개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발달성 말더듬의 특성 및 치료 전망
발달성 말더듬은 일반적으로 2세에서 5세 사이의 아동기에 처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흥미롭게도 말더듬 증상을 보이는 아동의 약 80%는 언어 치료의 도움 여부와 관계없이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그러나 청소년기와 성인기에 이르러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그 영향이 평생 지속될 수 있으며, 자아 정체성, 자존감 저하, 전반적인 삶의 질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속적인 말더듬을 겪는 이들은 종종 언어 개입, 행동 수정, 인지 개입, 그리고 기술 기반 피드백 개입을 포함한 다양한 치료법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까지 자발적인 회복 외에 말더듬에 대한 확실한 치료법은 알려져 있지 않다.
특히 성인 말더듬의 경우, 우울증 및 자살 생각과도 연관성이 깊다는 점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이번 연구는 말더듬의 분자적 병인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발달성 언어 장애에 대한 정밀 치료의 미래를 위한 견고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유전적 요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기존의 단편적인 치료법을 넘어선, 개인 맞춤형 치료 전략 개발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를 통해 말더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고, 과학적 접근을 통한 효과적인 개입 방안이 마련되기를 많은 이들이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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