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화장실 문화의 진화, “공개에서 은밀함까지”… 고대부터 근대까지 달라진 인류의 용변 풍습
서양과 동양을 막론하고 과거 인류의 화장실 문화는 현대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왔다. 고대 로마의 공중화장실부터 중세 영국의 왕실 주도 화장실, 독일의 이동식 화장실 서비스, 일본 에도시대의 독특한 여성 용변 문화까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해왔다.
흔히 과거에는 위생 개념이 부족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각 시대마다 나름의 방식으로 위생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다. 고대 로마부터 시작된 공중화장실의 역사는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왔을까? 그리고 당시 사람들은 프라이버시 없는 환경에서 어떻게 자연스럽게 용변 문화를 형성했을까?
고대 로마의 ‘포리카이’, 사교의 장소가 된 공중화장실
고대 로마 시대에 이미 발달했던 공중화장실인 ‘포리카이'(Foricae)는 현대의 변기 좌석과 유사한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긴 대리석 벤치에 구멍들이 줄지어 있는 형태로, 여러 사람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었다. 눈여겨볼 점은 이 공간에서 칸막이나 프라이버시 개념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로마인들은 이런 구조에도 불구하고 토가라는 의복을 통해 자연스럽게 은밀한 부위를 가릴 수 있었다. 더 흥미로운 것은 포리카이가 단순한 용변 해결 장소를 넘어 사교와 토론의 장소로 활용되었다는 점이다. 옆 사람과 가까이 앉아 담소를 나누며 일상적인 대화와 토론이 오가던 공간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겉보기와 달리 내부 환경은 그리 위생적이지 않았다. 사용자들이 구멍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바닥과 좌석이 더러워졌고, 악취가 가득했던 탓에 주로 하층민이나 노예들이 이용했다고 한다. 상류층 로마인들은 이런 공간을 피했을 가능성이 높다.

중세 영국, 왕비가 주도한 공중화장실의 시작
중세 시대 유럽, 특히 영국에서는 12세기에 잉글랜드 왕비 마틸다(헨리 1세의 부인)가 공중화장실 설립을 주도했다는 기록이 있다. 일반적으로 중세 시대를 비위생적인 시기로 인식하지만, 왕실에서부터 공중 위생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 시기의 공중화장실이 어떤 형태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은 많지 않지만, 왕실에서 주도했다는 점에서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시설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중세 시대에도 위생 관념이 존재했으며, 특히 왕실과 귀족층에서는 이를 중요시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독일의 ‘앞트리트 안비터’, 이동식 화장실 서비스의 선구자
독일에서는 독특한 직업군인 ‘앞트리트 안비터'(Abtrittanbieter)가 활동했다. 이들은 오늘날의 이동식 화장실 서비스의 선구자로, 거리에서 갑자기 용변이 마려운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앞트리트 안비터는 넓고 두꺼운 망토를 착용하고 나무로 만든 두 개의 양동이를 들고 다녔다. 이들은 거리와 시장에서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자신의 망토 안에서 용변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이용자는 망토 안에서 양동이를 사용해 용변을 해결했으며, 망토로 몸이 가려지고 얼굴만 보여 어느 정도 프라이버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서비스는 공중화장실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에 도시 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실용적인 대안이었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독특하지만,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공공 서비스였다고 볼 수 있다.

일본 에도시대의 ‘타치쇼벤’, 여성들의 독특한 용변 문화
일본 에도시대에는 ‘타치쇼벤'(立小便)이라 불리는, 여성들이 서서 소변을 보는 독특한 문화가 존재했다. 이에 대한 기록은 에도시대의 소설과 쿠테이바키(九躰婢)가 교토 여행 중 작성한 기행문에서 발견된다.
이 기록에 따르면, 교토의 여성들은 길가에 있는 소변통에 서서 용변을 봤으며, 주변 사람들은 이를 부끄러워하거나 비웃지 않았다고 한다. 중요한 점은 이 문화가 일본 전역에 퍼진 보편적인 풍습이 아니라, 간사이 지방(특히 교토와 오사카 지역)의 여성들 사이에서 행해지던 지역적인 관습이었다는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문화가 비교적 최근까지 이어졌다는 점이다. 현대의 화장실 문화와는 매우 다른 이런 관습은 지역적 특성과 사회적 수용성이 결합된 독특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어떻게 이런 문화가 형성되고 유지되었는지에 대해 더 알아보려면 당시의 사회적 배경과 생활 환경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와 현재, 화장실 문화의 진화에서 배우는 것
오늘날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한 화장실 문화도 사실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해온 인류 문명의 산물이다. 고대 로마의 사교적 공간이었던 포리카이부터 독일의 이동식 서비스, 일본의 독특한 지역 문화까지, 각 시대와 지역은 나름의 방식으로 인간의 기본적인 필요를 해결하고자 했다.
이러한 역사적 고찰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현대의 화장실 문화가 얼마나 많은 변화와 발전을 거쳐왔는지 보여준다. 과거 사람들도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위생과 프라이버시를 고려했으며, 시대적 제약 속에서도 실용적인 해결책을 찾아냈다. 인류의 화장실 문화는 앞으로도 어떻게 진화해갈까? 기후 변화와 물 부족 시대를 맞아 새로운 형태의 화장실 문화가 등장할 수도 있다.

[본 기사는 다른 유튜버 분이 제작하신 유튜브 동영상을 참고·정리하여 기사화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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