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의 그림자: 위고비 마운자로 부작용, 근육 손실과 요요현상 위험까지 전방위 확산
체중 감량에 성공한 A씨는 최근 극심한 복통과 구토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기적의 주사’라 불리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위고비, 마운자로 등)를 투약하며 눈에 띄게 체중을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만성적인 소화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의사는 A씨에게 ‘위 마비(Gastroparesis)’ 가능성을 언급하며 약물 복용 중단을 권고했다.
A씨처럼 GLP-1 계열 약물로 체중 감량 효과를 봤지만, 예상치 못한 심각한 소화기계 부작용에 시달리는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 약물들은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찬사를 받지만, 구토, 설사 같은 경미한 증상을 넘어 장폐색, 췌장염, 담낭 질환 등 중대한 부작용 보고가 이어지면서 장기 안전성 확보에 대한 근본적인 우려가 제기된다.

‘위 배출 지연’의 양날의 검: 위 마비와 장폐색 위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위 배출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높이는 방식으로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 이 ‘위 배출 지연’ 효과는 강력한 식욕 억제 효과를 가져오지만, 동시에 부작용의 핵심 원인이 된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등 소화기계 문제다. 초기 임상 단계에서부터 해당 증상들이 보고됐으나, 최근에는 위 배출 지연이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위 마비’ 사례가 보고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위 마비는 위장이 음식물을 소장으로 제대로 보내지 못해 복통과 구토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와 관련하여 일부 환자들에게 장폐색(Ileus) 위험을 경고하는 등 안전성 정보를 업데이트했다. 비록 제약사들은 임상 시험에서 위 마비가 드물게 나타났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장기 투여 환자들에게서 만성적인 소화 불편이 심화되는 양상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단순한 불편함 차원이 아니라 넘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장폐색 위험까지 언급되면서, 약물 복용 전 환자의 소화기계 병력을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는 의사들의 경고가 잇따른다.
췌장염 및 담낭 질환 위험 증가, 중대 부작용에 대한 규제 당국의 경고
소화 불량을 넘어선 심각한 부작용도 꾸준히 보고된다. 우선 GLP-1 계열 약물은 췌장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췌장염은 급성으로 발생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증 질환이다. 특히 췌장염의 병력이 있는 환자나 담석증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투여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는 과정에서 담석이 형성되거나 담낭염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임상 데이터 분석 결과, 위약 투여군에 비해 약물 투여군에서 담낭 관련 질환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높았음이 드러났다. 이는 약물 자체가 담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급격한 체중 감량 자체가 담즙 구성을 변화시켜 담석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복합적인 요인으로 풀이된다. 규제 당국은 이러한 중대 부작용에 대해 환자와 의사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투약 전후 정기적인 검사를 권고하는 상황이다.
김종민 민병원 병원장 (외과 전문의)은 “GLP-1 약물 투여 시 급격한 체중 감량으로 인해 담석이 형성되거나 담낭염이 발생할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아진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장폐색이나 급성 췌장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외과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투약 전 소화기계 병력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체중 감소 시 근육이 먼저 빠지는 부작용과 무조건적 요요현상 우려
GLP-1 계열 약물은 강력한 식욕 억제를 통해 체중 감량 효과를 극대화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체중 감소는 지방뿐만 아니라 근육량(제지방량)의 감소를 동반한다. 문제는 체중이 급격하게 빠질 때 근육이 지방보다 더 높은 비율로 손실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근육은 기초대사량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인데, 근육이 먼저 빠지는 부작용이 발생하면 약물 중단 후 요요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위험이 있다.
환자들은 극심한 메스꺼움과 구토를 겪으면서도, 약물을 중단하면 무조건 요요현상으로 인해 다시 체중이 증가할까 두려워 투약을 지속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비만 치료제 임상 결과에 따르면, 약물 투여를 중단할 경우 대다수 환자가 1년 이내에 감량했던 체중의 상당 부분을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GLP-1 약물이 체중 조절 시스템 자체를 영구적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투여 기간 동안에만 효과를 발휘하는 만성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육 손실을 최소화하고 요요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약물 투여와 병행하여 고단백 식단 및 저항성 운동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 안전성 데이터 부재, 5년 이상 투여 환자 정보 확보가 관건
GLP-1 계열 약물 시장은 향후 수십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폭발적인 수요 증가 속에서 충분한 장기 안전성 데이터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현재까지의 임상 연구는 대부분 1년에서 2년 내외의 기간에 집중됐으며, 5년 이상 장기간 투여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희귀하거나 만성적인 부작용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부족하다.
일부 연구자들은 장기간의 위 배출 지연이 소화기계 구조나 기능에 영구적인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 약물들이 갑상선 수질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동물 실험 결과 때문에, 선천적으로 관련 질환 위험이 있는 환자들에 대한 투여 금지 기준을 더욱 엄격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장의 열풍에 휩쓸리지 않고, 장기적인 안전성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부작용 발생 메커니즘을 심층적으로 규명하는 것이 제약사와 규제 당국의 시급한 과제다.
신중한 투약 결정과 철저한 관리 요구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비만 치료에 혁명을 가져온 것은 분명하지만, 그 이면에는 환자들이 감수해야 할 중대한 부작용 위험이 존재한다. 의사들은 환자의 개별적인 건강 상태와 위험 요소를 면밀히 평가하여 투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했다. 특히 약물 투여를 시작할 때 낮은 용량부터 점진적으로 증량하는 ‘적정(titration)’ 과정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부작용 발생률을 낮추는 중요한 방법으로 강조된다.
환자들 역시 ‘기적의 효과’만을 기대하기보다, 의사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개인의 위험 요소를 정확히 파악하고 신중하게 투약을 결정해야 한다. 약물 중단 시 요요현상을 최소화하고 근육량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생활 습관 교정 노력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인 건강 증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의학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 혁 힘내라내과의원 원장(소화기내과 전문의)은 “GLP-1 계열 약물이 위 배출 속도를 늦춰 강력한 식욕 억제 효과를 내지만, 이 효과가 과도하면 만성적인 소화 불편을 넘어 위 마비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구토, 복통 등 소화기계 불편함이 지속될 경우 용량을 낮추거나 복용 중단을 고려하고 장기 투여 시 정기적인 내과적 관리가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