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고비 절반 용량으로도 다이어트 효과? 유럽 연구진 “절반 용량도 충분한 효과” 입증
한국계 헬스케어 스타트업 눔(Noom)이 노보 노디스크의 대표적인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기존 가격의 절반 수준인 149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제약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눔은 FDA 승인 용량의 절반인 소량 복합제제를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한다고 발표했으며, 최근 유럽 연구에서도 절반 용량만으로 충분한 다이어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노보 노디스크는 이러한 판매 행위가 연방 조제법을 위반하는 불법 행위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FDA의 공급 부족 리스트 제외 결정 이후에도 계속되는 복합제제 판매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과연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안전하게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인가?

눔의 저가 공세, 기존 가격 대비 57% 절약 효과
눔은 5월 21일부터 노보 노디스크의 복합 세마글루타이드를 개인 환자 맞춤형으로 소량 판매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위고비나 젭바운드 2.5mg 바이알 가격이 349달러인 반면, 눔은 같은 용량을 149달러에 공급한다. 이는 기존 가격 대비 57% 저렴한 수준으로, 고가의 비만치료제 때문에 치료를 포기했던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눔의 판매 방식은 위고비의 일반적인 스타터 용량인 0.25mg의 절반으로 시작해 20주에 걸쳐 FDA 승인 최대 용량인 2.4mg까지 단계적으로 증량하는 시스템이다. 회사 측은 FDA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으며, 해당 약물이 공급 부족 목록에서 제외됐음에도 판매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유럽 연구진 “절반 용량도 충분한 효과” 입증
눔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5월 13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유럽 비만 학회에서는 약 2,700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의 절반만 사용해도 체중 감량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기존의 고용량 처방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부작용에 민감한 환자들이나 경제적 부담을 덜고자 하는 환자들에게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눔은 이번 연구 결과를 근거로 자사의 소량 판매 전략이 의학적으로도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 “불법 모조품” 강력 반발
하지만 노보 노디스크는 눔의 판매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노보 노디스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FDA가 경고한 바와 같이 조제 업체는 복용량과 성분에 대한 조작되고, 불필요하며, 구실이 없는 모조품 세마글루타이드 약물을 판매함으로써 연방 조제법을 회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미국에서 극히 드문 예외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판매 행위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자사의 정품 의약품과 복합제제 간의 품질과 안전성 차이를 강조하면서, 환자 안전을 위해서라도 정품 사용을 권고한다는 입장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현재 힘즈앤허스 헬스, 로(Ro) 등의 온라인 플랫폼 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환자에게 위고비를 직접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FDA 컴파운딩 규제 완화, 안전성 검증은 공백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FDA의 컴파운딩(compounding) 정책이 있다. FDA는 특정 약물의 공급이 부족할 때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도록 컴파운딩을 허용하고 있다. 컴파운딩은 개별 환자가 필요로 하는 약품을 만들기 위해 성분을 혼합하는 작업으로, 미국에서는 특정 자격을 갖춘 조제약국에만 허용된다.
문제는 FDA가 컴파운딩 제품에 대한 안전성 검증은 실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4년 1월 일라이릴리는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를 미용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으며, 미국 내 조제약국에서 해당 약물을 컴파운딩해 판매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공급 부족 해제 후에도 계속되는 복합제제 판매 논란
FDA는 2024년 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를 공급 부족 목록에 등재했고, 이때 힘즈앤허스 헬스 등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복합제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25년 2월 21일 FDA가 세마글루타이드를 공급 부족 리스트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FDA는 컴파운딩 약물 판매 중단을 알리며 60~90일간의 유예 기간을 제공했고, 이 기간은 2025년 5월 22일 종료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눔을 비롯한 일부 업체들이 계속해서 복합제제 판매를 이어가고 있어 법적 분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눔은 릴리의 젭바운드에 대해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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