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만 치료의 두 갈래 길: 위소매절제술 vs 마운자로·위고비, 당신의 선택은?
현대 사회는 비만과의 전례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 좌식 생활 방식, 그리고 스트레스 증가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는 급증하는 추세다. 국내 역시 예외는 아니다. 보건복지부의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 비만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심각한 공중 보건 문제로 인식됐다. 비만은 단순히 외모의 문제를 넘어,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심혈관 질환, 뇌졸중, 특정 암, 수면 무호흡증 등 다양한 만성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되며 전신 건강과 삶의 질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질병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체중 감량 방법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의료 기술 발전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최근 체중 감량 시장에는 두 가지 강력한 치료법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하나는 수십 년간 고도 비만 환자들에게 효과를 입증해 온 외과적 비만 대사 수술의 핵심인 위소매절제술이다. 다른 하나는 획기적인 약물 치료제인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와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다. 이 두 방법은 각기 다른 접근 방식으로 비만을 극복하려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지만, 동시에 복잡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한다. 급격하고 영구적인 체중 감량과 동반 질환 개선을 우선시하는 이들은 위소매절제술을 고려하는 반면, 수술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이들은 주사형 비만 치료제에 눈을 돌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단순히 체중 감량 효과나 즉각적인 편의성만을 보고 선택하기에는 고려해야 할 요소가 너무 많은 것도 사실. 막대한 비용 문제, 치료의 지속 가능성, 잠재적 합병증,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요요 현상으로부터의 자유로움까지, 각 방법의 장단점을 면밀히 비교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과연 어떤 방법이 환자 개개인의 장기적인 건강과 삶의 질을 위한 최적의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두 치료법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위소매절제술의 장단점 및 비용 분석
위소매절제술은 비만 대사 수술 중 가장 보편적으로 시행되는 수술 방법 중 하나다. 이 수술은 위의 약 80%를 세로로 절제하여 바나나 모양의 작은 위를 만드는 방식이다. 위 용량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음식 섭취량이 물리적으로 제한될 뿐만 아니라, 위 절제 부위에서 분비되는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의 분비가 감소하고, 포만감 및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GLP-1(Glucagon-like Peptide-1), PYY(Peptide YY)와 같은 장 호르몬의 변화가 유도돼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수술 후 1년 이내에 최대 30% 이상의 체중 감량, 평균적으로 과체중의 70% 이상이 감량되며, 5년 이상 장기 추적 연구에서도 높은 체중 감량 유지율을 보였다. 특히 고도 비만 환자에게서 제2형 당뇨병의 관해(remission)율이 70%에 달하는 등 당뇨병, 고혈압, 수면 무호흡증, 이상지질혈증 등 비만 관련 동반 질환 개선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많은 환자들이 수술 후 인슐린 사용량을 줄이거나 아예 중단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나 위소매절제술은 전신 마취를 동반하는 침습적인 수술이라는 점에서 몇 가지 단점을 안고 있다. 수술 자체의 합병증 위험(출혈, 감염, 위 누출, 위식도 역류 등)이 존재했으며, 드물지만 위소매절제술 후에도 위식도 역류 질환(GERD)이 악화되거나 새롭게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이 수술은 비가역적인 해부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수술이다.
비용 측면에서는 2020년 1월부터 특정 BMI 기준(BMI 35 이상 또는 BMI 30 이상이면서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 체질량지수 27.5 이상이면서 기존 내과 치료로 혈당 조절이 어려운 제2형 당뇨병 환자)을 만족하면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건강보험 적용 시 환자 본인부담금은 병원 규모와 입원 기간 등에 따라 차이가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350만 원에서 550만 원 사이로 형성된다.(단, 체질량지수 27.5 이상은 본인부담금 80%) 이는 일회성 비용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약물 치료보다 비용효과성이 우수하다고 평가된다.
마운자로와 위고비, 최신 비만 치료 약물의 효과와 기전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와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는 GLP-1(Glucagon-like Peptide-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주사형 약물이다. 이 약물들은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GLP-1 호르몬과 유사하게 작용하여 뇌의 식욕 중추에 작용,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낸다. 또한, 위장 운동을 늦춰 음식물이 위에서 머무는 시간을 길게 함으로써 공복감을 줄이고 전체적인 음식 섭취량을 감소시키는 기전도 가진다. 특히 마운자로는 GLP-1뿐만 아니라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라는 또 다른 장 호르몬 수용체에도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다. 이중 작용 기전 덕분에 마운자로는 위고비보다 더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는 다수의 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임상 시험에서 마운자로는 최대 20% 이상의 체중 감량을, 위고비는 약 15% 내외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약물들은 매주 한 번 자가 주사 방식으로 투여돼 환자 편의성이 높은 장점이 있으나,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등 경미한 위장관 부작용이 흔하게 보고됐다. 다만,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되거나 용량 조절을 통해 관리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드물게는 췌장염, 담낭염, 갑상선 수질암(동물 실험에서 발견됐으나 인체 유의성은 추가 연구 필요)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 위험도 보고됐다.
이들 약물은 수술에 대한 부담 없이 체중 감량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만 치료의 혁신적인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2023년 말 기준, 위고비는 국내에서 비만 치료제로 정식 허가를 받아 시판 중이었고, 마운자로는 현재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됐으며, 바로 어제인 2025년 9월 2일 한국릴리가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의 국내 출시를 공식 발표했다.

비용과 접근성: 수술과 약물 치료의 현실적 장벽
비만 치료를 결정할 때 비용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위소매절제술은 앞서 언급했듯이 건강보험 적용 조건이 까다롭지만, 조건이 충족되면 환자 본인부담금은 350만 원에서 550만 원 사이로 비교적 부담이 적다. 이는 단 한 번의 수술 비용으로, 초기 투자가 크지만 장기적인 비만 관리 측면에서 결과적으로는 매우 비용효과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수술 후 사후 관리 및 정기적인 검진 등 부대 비용이 추가될 수 있었지만, 이는 약물 치료의 장기 비용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반면 마운자로와 위고비 같은 약물 치료는 매주 주사를 맞아야 하는 특성상 장기적인 비용 부담이 매우 크다. 현재 위고비는 비만 치료 목적으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월 20만 원에서 50만 원 이상(용량 및 약국마다 상이)의 비용을 환자 본인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 마운자로 역시 비만 적응증으로는 급여 적용이 되지 않아 비슷한 수준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1년 이상 약물 치료를 지속한다면 연간 수백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감수해야 하며, 평생 약물 유지가 필요할 경우 총 지출은 수술 비용을 훨씬 상회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즉, 초기 비용만 보면 약물 치료가 저렴해 보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위소매절제술이 비용효과성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접근성 면에서는 약물 치료가 병원 방문 및 처방의 용이성에서 우위를 점한다. 일반적인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도 처방이 가능하며, 자가 주사 방식 덕분에 비교적 간편하게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 반면 위소매절제술은 전문 의료기관의 숙련된 의료진이 필수적이며, 수술 전후로 검사와 관리가 동반된다는 차이가 있다.

요요 현상 방지 및 장기적인 체중 유지 전략 비교
어떤 다이어트 방법이든 성공적인 체중 감량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악명 높은 요요 현상은 비만 치료의 가장 큰 난관 중 하나이고, 이는 다이어트로 체중이 줄었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거나 더 늘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위소매절제술은 수술 직후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약 20~30%의 환자에게서 5년 내에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됐다. 하지만 이는 수술 후에도 잘못된 식습관(고열량 간식 섭취, 과식)이나 활동량 부족,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가 동반되지 않았을 때 주로 발생하는 문제이며, 꾸준한 운동과 철저한 식단 관리가 뒷받침되면 요요 현상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으며, 많은 경우 체중 재증가 없이 성공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운자로와 위고비 같은 GLP-1 유사체 약물 치료는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체중이 재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한계를 가진다. 이 약물들의 체중 감량 효과는 약물 투여 기간 동안 유지되며, 약물을 중단하면 식욕을 억제하고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의 영향이 사라지기 때문에 체중을 증가시키는 경향이 다시 강해진다. 즉, 약물 치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한 유지 요법이 필요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속적인 비용 부담을 충분히 고려해야만 한다. 약물 치료를 중단하고도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려면 약물 치료 기간 동안 습득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스스로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위소매절제술과 마운자로, 위고비는 각각 비만 치료에 있어 강력하고 효과적인 도구로 작용한다. 위소매절제술은 급진적이고 영구적인 해부학적 변화를 제공하며 동반 질환 개선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지만, 수술이라는 부담과 초기 비용을 수반한다. 반면 마운자로와 위고비는 수술 없이 체중 감량을 가능하게 했고 환자 편의성이 높았지만, 약물 유지에 따른 장기적인 비용 부담과 약물 중단 시 요요 현상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어떤 방법이 더 적합한지는 환자의 건강 상태, 비만도, 동반 질환 유무, 경제적 상황, 그리고 생활 습관 변화에 대한 의지 등 개별적인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의료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한 후 결정해야 한다. 또한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성공적인 체중 유지를 위해서는 개별 맞춤형 식단 계획, 규칙적인 신체 활동, 스트레스 관리, 그리고 필요시 전문가(의사, 영양사, 운동 전문가, 심리 상담사)의 지속적인 상담을 포함하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단기적인 해결책보다는 지속 가능한 생활 습관 변화가 장기적인 건강을 위한 핵심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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