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방 엑스레이 화면에 나타난 미세 석회화를 보여주는 이미지.
유방 석회화 암으로 진행될까? ‘유방암의 전조 증상?’
유방 석회화는 유방 촬영술, 즉 맘모그래피 검사에서 매우 흔히 발견되는 소견이다. 많은 여성이 이 진단에 당혹감과 불안감을 느끼곤 한다. 혹시 이것이 유방암의 전조 증상은 아닐지, 혹은 이미 암이 시작된 것은 아닐지 초조해하는 경우가 많다. 유방암 진단율이 높아지면서 정기적인 유방 촬영이 보편화됐고, 이에 따라 과거에는 발견되기 어려웠던 미세한 변화들까지도 포착되면서 석회화 발견 사례 또한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유방 석회화가 암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대다수는 건강에 무해한 양성 소견으로 판명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회화’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 때문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여성들이 많아 정확한 정보 습득과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유방 조직 내에 칼슘이 침착되어 발생하는 석회화는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인체 내 칼슘 대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기보다는, 유방 조직 내 특정 세포 활동이나 변화의 결과로 칼슘 덩어리가 침착되는 현상을 말한다. 혈관 석회화, 지방 괴사, 염증 반응, 오래된 양성 종양인 섬유선종 등 다양한 양성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유방암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보이는 악성 석회화로 진단되기도 한다. 특히 작고 불규칙한 형태의 미세 석회화는 유방암과의 연관성 때문에 면밀한 주의와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이처럼 유방 석회화는 단순한 발견에서부터 정밀 검사, 심지어 조직 검사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소견이 된다.
따라서 유방 석회화 소견을 받았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정보 습득과 전문가의 판단에 따른 적절한 후속 조치다. 단순히 ‘석회화’라는 단어에 지레 겁먹기보다는, 어떤 종류의 석회화인지, 악성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방 석회화는 단순한 유방 노화의 흔적일 수도, 과거의 염증이나 외상의 부산물일 수도, 혹은 유방암의 초기 신호일 수도 있다. 과연 내 몸속의 유방 석회화는 단순한 그림자일까, 아니면 경고 신호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오직 전문적인 진단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유방 석회화란 무엇이며, 왜 생길까?
유방 석회화는 유방 내 연부 조직에 칼슘 성분이 침착되어 영상 검사 시 하얀 점이나 덩어리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칼슘이 뼈처럼 단단하게 굳어진 형태로, 그 자체로 질병이라기보다는 특정 유방 질환의 결과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주로 40세 이상 여성에게서 흔히 발견되는데, 이는 유방 노화와도 관련이 깊다. 유방 조직이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 변화를 겪고, 이 과정에서 세포 손상이나 염증 후 회복 과정에서 칼슘 침착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석회화의 발생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크게 양성 원인과 악성 원인으로 나뉜다.
대표적인 양성 원인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혈관 석회화: 유방 내 혈관 벽에 칼슘이 쌓이는 현상이다. 이는 주로 유방 내 동맥경화로 인해 발생하며, 맘모그래피에서 혈관 모양을 따라 길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
지방 괴사: 유방 조직에 손상이 가해져 지방 세포가 죽으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외상(타박상), 수술(지방 흡입, 유방 재건), 방사선 치료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으며, 손상된 지방 조직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칼슘이 침착된다. 맘모그래피에서는 둥글고 중심부가 투명한 ‘오일 시스트’나 ‘코피 앤 밀크(Popcorn & Milk)’ 형태의 석회화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염증 및 감염: 유선염이나 유방 농양 등 유방 조직에 염증이나 감염이 발생한 후 치유되는 과정에서 칼슘이 침착될 수 있다. 이는 과거의 염증을 나타내는 흔적으로, 불규칙하지만 비교적 크고 산재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양성 유방 종양: 섬유선종이나 유두종과 같은 양성 종양이 퇴행하거나 변성되는 과정에서 석회화가 동반될 수 있다. 특히 섬유선종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내부에서 칼슘이 침착되어 ‘팝콘’ 모양의 특징적인 석회화를 보이기도 한다. 유방 낭종(물혹) 내부에 침착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우유 같은 칼슘(Milk of Calcium)’이라고 부르며, 컵 바닥에 깔린 우유처럼 수평선을 형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선 확장증: 유관이 확장되고 염증이 동반되는 상태로, 확장된 유관 벽에 칼슘이 침착되면서 나타난다.
이러한 양성 석회화는 일반적으로 크기가 크고 모양이 뚜렷하며, 유방 전체에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으며, 정기적인 관찰로 충분하다.

양성 석회화와 악성 석회화의 명확한 차이
유방 석회화는 크게 양성 석회화와 악성 석회화로 분류된다.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이 유방암 진단의 핵심이다. 맘모그래피 판독 시 의료진은 석회화의 형태, 크기, 분포 양상, 밀집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악성 가능성을 판단한다.
양성 석회화의 특징:
형태: 둥글거나 타원형, 도넛 모양, 나뭇가지 모양(혈관 석회화), 팝콘 모양(섬유선종), 컵 모양(우유 같은 칼슘) 등 비교적 규칙적이고 특징적인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다. 경계가 명확하며 균일한 밀도를 보인다.
크기: 일반적으로 1mm 이상으로 악성 석회화보다 큰 편이다.
분포: 유방 전체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거나, 혈관을 따라 선형으로 배열되기도 한다. 특정 부위에 밀집되어 있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변화가 없거나 매우 느리게 변화한다.
악성 석회화의 특징:
악성 석회화는 대부분 미세 석회화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는 유방암 세포가 증식하는 과정에서 세포가 괴사되거나, 유관 내에서 칼슘이 축적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암 세포는 정상 세포보다 물질 대사가 활발하고 빠르게 증식하며, 이 과정에서 주변 조직과의 상호작용 및 세포 괴사가 일어나면서 칼슘이 침착될 수 있다. 특히 유방암의 초기 형태인 비침습성 암, 즉 유관 내 상피내암(DCIS, Ductal Carcinoma In Situ)의 중요한 신호로 작용한다.
형태: 그 크기가 매우 작고(1mm 미만) 모양이 불규칙하다. 점 모양, 실선 모양, 나뭇가지 모양, 조약돌 모양 등 다양하며, 가장자리가 뾰족하거나 뭉개진 듯한 불분명한 형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여러 가지 모양이 혼재된 ‘다형성 미세 석회화’는 악성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분포: 같은 부위에 여러 개가 밀집해 군집 형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특정 유관을 따라 선형으로 배열되거나, 유방의 한 구역(segment)에 걸쳐 분포하는 ‘선형 배열(linear arrangement)’이나 ‘분절성 분포(segmental distribution)’는 유관 내에서 암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강력한 악성 신호로 본다.
변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크기가 커지거나 개수가 늘어나고 밀집도가 높아지는 변화를 보인다면 악성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따라서 맘모그래피 판독 시 의료진은 석회화의 형태, 크기, 분포 양상, 밀집도, 그리고 과거 영상과의 비교를 통해 변화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악성 가능성을 판단한다. 이러한 판독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영상 검사(확대 촬영, 유방 초음파, 유방 MRI 등)나 조직 검사(총 조직 검사, 맘모톰 등)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권고하게 된다. 특히 미세 석회화는 유방암, 특히 유방 내에만 국한된 비침습성 암인 상피내암(DCIS)과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에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된다.
민병원 김혁문 외과 진료원장은 “유방 석회화는 많은 여성에게 걱정거리가 되지만, 대부분 양성 소견으로 판명된다. 하지만 일부 악성 석회화는 유방암, 특히 초기 암의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유방 검진과 함께 석회화 발견 시 전문의의 정확한 판독과 지시에 따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불필요한 걱정은 금물이며,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전문가와 상의하여 최적의 관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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