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인력 수급 추계위 구성에 서울의대 교수 비판 쏟아져… “정부, 의료 현장 무너뜨리고 이제서야 추계?”
정부가 의료인력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인력 수급 추계 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하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및 서울대학교병원 교수들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정부의 발표가 현장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너무 늦게 이루어졌다고 지적하며, 위원회 구성 방식과 추계 결과의 객관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서울의대 비대위, “의대 정원 증원 결정, 추계 결과 바탕으로 해야” 강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및 서울대학교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이번 결정이 의대 정원 증원 발표 7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루어진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지난 2월부터 의료인력 수급에 대한 과학적 추계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으며, 의대 정원 증원 여부는 반드시 이러한 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정부, 의료인력 수급 추계위 구성 발표… 과반수 위원 공급자단체 추천
정부는 지난 30일, 의료인력 수급 추계를 위한 전문가 기구인 ‘인력수급 추계 위원회’를 구성하고, 의사, 간호사, 한의사 등 각 직종별로 의료인력 규모를 추계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위원회 구성 시 해당 직종의 공급자단체에서 추천한 전문가를 과반수로 구성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의대 비대위, “정부 주도 추계, 객관성 의심… 보정심 결정 신뢰할 수 없어”
하지만 서울의대 비대위는 정부의 이러한 발표에 대해 “의료인력 추계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이며, 그간 추계 과정의 부재는 정부가 책임을 방기했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또한, 추계센터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산하에 설립되고 최종 결정권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 있는 구조를 지적하며, “추계와 최종 결정 모두가 정부 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이러한 구조가 객관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특히 보정심이 과거 2000명 의대 증원 논의를 졸속으로 처리한 경험을 언급하며, “같은 기관이 향후 동일한 실책을 반복하지 않고 객관적이고 투명한 의료인력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 의료시스템 기반 추계는 잘못된 전제… ‘어떤 의료를 원하는가’부터 시작해야”
또한, 비대위는 현재의 의료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의료인력 추계는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 의료비 증가, 필수의료 붕괴 등 현 의료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향후의 의료인력 수급 추계는 ‘우리는 어떤 의료를 원하는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 전공의에게 사과…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사과는 아니다”
한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전공의들에게 사과하며 의료 현장의 어려움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복지부 관계자는 이는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의협, 조 장관 사과에도 불구하고 추계위 추천 거부… “의사 과반 참여 보장해야”
대한의사협회는 조 장관의 사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의사 수급 추계위원회에 의사 과반이 참여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며 추천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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