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보궐선거 후보, 4명 공식화, 1명 고심 중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임현택 전 회장의 탄핵 이후 새로운 리더십을 선출하기 위한 보궐선거 일정을 확정함에 따라 선거전이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후보 등록은 오는 12월 2일부터 3일까지 이뤄지며, 공식 선거운동은 12월 4일 기호 추첨과 함께 시작된다. 투표는 내년 1월 2일부터 3일까지 진행되고,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가 1월 7일부터 8일까지 이어진다.
후보군 윤곽 드러나…벌써 4명 공식화, 5파전 가능성
21일 기준으로 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인물은 총 4명이다.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이상운 대한병원장협의회장,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가 각각 추천서를 수령하며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강희경 서울대병원 교수 겸 서울의대 비상대책위원장이 후보 추천서를 수령하며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최종적으로 최대 5명이 경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상운, “의협 회무 이해도 높은 조용하지만 강력한 협상가”
이상운 대한병원장협의회 회장은 순천향의대를 졸업한 재활의학과 전문의로, 의협 내외부에서 폭넓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쌓아온 인물이다. 40대와 41대 의협 집행부에서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의협 회무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의료정책 및 보험 분야에서도 이 회장의 경력은 돋보인다. 그는 ‘숨은 일꾼’으로 정관계에 풍부한 인맥을 갖고 있는데, 의협 보험·정책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복잡한 보험제도와 정책 문제를 협상과 소통을 통해 해결하는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겉으로 보이는 업적보다 회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리 위주의 리더십을 강조한다. 때문에 ‘본인’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회원들의 실리를 챙기는 그림자 역할에 충실하다는 평이다. 실제 지난번 윤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 당시 이 사안을 해결하는데도 주도적 활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동욱, “회원들을 위한 투쟁 계속하겠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산부인과 전문의로, 지난 7년간 경기도의사회를 이끌어왔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시위와 집회 등에서 의료계의 입장을 대변하며 ‘강경 투사’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정부의 의료 정책이 현장을 파괴하고 있다”며, “의료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주수호, 풍부한 경험으로 지지층 결집
주수호 대표는 연세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로, 의협 35대 회장을 역임하며 분열됐던 집행부를 통합한 경험이 있다. 의약분업 사태 당시 의협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준 그는 이번에도 대정부 투쟁을 위한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과거 음주운전으로 논란이 됐던 전력이 일부 회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택우, “의정 갈등 선봉에 서겠다”
김택우 회장은 경상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로, 의정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강경한 입장을 표명해왔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필수의료 패키지 논란으로 이필수 전 회장이 사퇴한 이후, 김 회장은 ‘의대 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의료계 내부에서 신망을 쌓았다. 그는 “의료 현장의 고충을 대변하고 정부와의 협상에서 의료계의 입장을 확실히 관철하겠다”고 말했다.
강희경, “출마 여부 최종 고심 중”
강희경 서울대병원 교수는 현재 서울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의료계의 정책 방향을 주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강 교수는 “추천서를 수령했지만 병원 상황 등을 고려해 출마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만약 강 교수가 출마를 결정한다면, 대학병원 교수 출신 후보로서 차별화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의 운명을 좌우할 선거…관심 집중
의협 43대 회장 보궐선거는 단순히 새로운 리더십을 선출하는 것을 넘어, 향후 의료계의 대정부 협상 전략을 결정짓는 중요한 기로다. 의료계 내부 갈등과 정부와의 협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새로운 회장의 리더십이 의료계의 단결과 지속 가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 관계자는 “회원들이 하나로 단결하지 못하면 의정 갈등은 해결되지 않는다”며, “이번 선거를 계기로 의료계가 보다 강력한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가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의협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의료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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