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 졸속 도입 논란, ‘혁신’ 아닌 ‘혼란’의 전주곡인가?
교육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AIDT)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는 미래 교육으로의 전환과 학습 효과 극대화를 앞세우지만, 교육 현장과 전문가 그룹에서는 성급한 정책 추진에 대한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충분한 준비 없는 일방통행식 정책 결정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교육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될 위험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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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준비 부족, 혼란만 가중됐다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의 현장 안착을 위해서는 교사들의 역량 강화와 충분한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 교육 현장은 심각한 준비 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 교사들은 디지털 교과서 활용법에 대한 실질적이고 충분한 연수를 받지 못했으며, 학교 현장에는 필요한 스마트 기기와 안정적인 네트워크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입 강행은 교사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정상적인 수업 운영을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교육의 핵심 주체인 교사와 학교의 준비가 미비한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자명한 사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

교육 격차 심화의 뇌관이 될 위험
디지털 교과서 도입은 교육 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고가의 디지털 기기 구입 부담은 저소득층 가정에 큰 짐이 되며, 이는 곧 학습 기회의 불균등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또한, 디지털 환경에 대한 익숙함의 차이가 학생들의 학습 효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학교나 가정의 디지털 교육 환경에 따라 학생 간 학력 격차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교육의 본질인 균등한 기회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디지털 교육이 오히려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효성 미검증과 데이터 활용의 불투명성
정부는 AIDT가 학생 맞춤형 학습을 통해 학업 성취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가 실증적인 연구나 명확한 근거에 기반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아직 초기 단계인 인공지능 기술을 교육에 전면 적용하기 전에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AIDT 시스템이 수집하는 학생들의 민감한 학습 데이터 관리 및 활용 방안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보안 체계가 부재하다는 점은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사용자 데이터 오남용 및 해킹 위험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투명하고 안전한 데이터 관리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시급하다.

졸속 추진 논란 넘어, 진정한 교육 대계를 위한 신중함 필요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의 졸속 도입 논란은 단순한 정책 추진 과정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교육의 미래와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정부의 일방적인 추진보다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충분한 시범 운영과 단계적인 도입을 통해 나타나는 문제점을 보완해나가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모든 학생이 디지털 교육 환경에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인프라 투자와 지원을 확대하고, 교사들이 변화에 적응하고 디지털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실질적인 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가 진정한 교육 혁신을 이끄는 도구가 될지, 아니면 교육 시스템에 또 다른 혼란과 문제를 야기할지는 앞으로 정부의 정책 방향과 교육계의 노력에 달려 있다. 졸속 도입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 교육의 본질을 지키면서 미래 교육으로 나아가기 위한 깊이 있는 논의와 신중한 접근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가 교육 혁신을 이끄는 긍정적인 도구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교육 문제의 원인이 될지는 앞으로 정부의 정책 방향과 현장의 노력에 달렸다. 졸속 도입 논란을 넘어 진정한 의미의 미래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깊이 있는 논의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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