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백신과 검진으로 예방 가능한가?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 여성들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암 중 하나지만, 다른 암종에 비해 예방이 매우 효과적으로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이 암의 대부분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 때문에 발생하며, 주로 성적인 접촉을 통해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HPV에 감염됐다 해도 초기에는 특별한 이상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암이 진행되면 생리가 아닐 때 출혈이 있거나, 성관계 후에 피가 나거나, 평소와 다른 질 분비물이 늘고, 골반 부위에 통증이 느껴지는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것은 HPV 예방접종이다. 권장 연령대의 남녀 모두에게 접종이 권고되며, 특히 성 경험을 시작하기 전에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데 가장 큰 효과를 보인다. 이미 성 경험이 있더라도 백신 접종은 여전히 예방 효과를 제공한다.
백신 접종과 더불어 자궁경부암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적인 검진 역시 매우 중요하다. 세포 검사 등을 통해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이상 세포 변화를 미리 찾아내고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에서는 일정 연령 이상의 여성에게 무료 검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데, 과연 자궁경부암 백신은 모두에게 필요하며, 부작용에 대한 걱정은 기우일까요?

인유두종 바이러스, 자궁경부암의 주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는 매우 흔한 바이러스 그룹으로, 100가지 이상의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 이 중 약 40가지 유형이 생식기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특히 고위험군 HPV 유형, 대표적으로 16형과 18형은 자궁경부암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성생활을 하는 인구의 상당수가 일생에 한 번 이상 HPV에 감염될 정도로 흔하지만, 대부분의 감염은 면역 체계에 의해 자연적으로 소멸된다.
하지만 일부 고위험군 HPV 감염은 지속될 경우 자궁경부 세포의 비정상적인 변화를 유발하며, 이는 전암 단계(암으로 발전하기 이전 단계)를 거쳐 결국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HPV는 자궁경부암 뿐만 아니라 항문암, 구인두암, 질암, 외음부암, 음경암 등 다양한 암과 생식기 사마귀(곤지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예방접종, 언제 어떻게 맞아야 효과적일까?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은 고위험군 HPV 유형의 감염을 막아 자궁경부암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추는 효과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HPV 백신은 예방할 수 있는 바이러스 유형의 수에 따라 2가, 4가, 9가 백신 등이 있으며, 9가 백신이 가장 많은 유형의 HPV 감염을 예방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만 12세 여아를 대상으로 국가 예방접종 사업을 통해 무료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이 연령대는 성 경험 전에 해당하므로 백신 효과가 가장 극대화될 수 있다. 하지만 만 12세가 지났거나 성 경험이 있는 경우에도 백신 접종은 여전히 HPV 감염 및 관련 질환 예방에 유효하다. 일반적으로 만 26세까지는 접종이 권장되며, 일부 국가에서는 남성을 포함해 더 넓은 연령대에게도 접종을 권하고 있다. 접종 횟수는 연령에 따라 2회 또는 3회 접종으로 결정된다.

정기 검진, 왜 중요하고 어떻게 받나?
자궁경부암 예방에는 HPV 백신 접종과 함께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이다. 자궁경부암 검진의 핵심은 자궁경부 세포 검사(Pap smear)로, 자궁경부에서 채취한 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비정상적인 세포 변화나 암세포 유무를 확인한다.
정기 검진을 통해 암으로 진행되기 이전 단계인 전암 병변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함으로써 자궁경부암 발생 자체를 막거나, 암이 이미 발생했더라도 초기 단계에 찾아내어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만 20세 이상 여성에게 2년마다 자궁경부암 무료 검진을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의사의 판단에 따라 HPV 검사를 병행하거나 다른 정밀 검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백신 부작용? 꼭 알아야 할 사실들
HPV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대부분의 부작용은 경미하며 일시적이다. 접종 부위의 통증, 부기, 발적이나 미열, 피로감 등이 흔하게 나타나며, 이는 다른 백신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반응이다.
과거 일부에서 HPV 백신과 관련된 심각한 부작용 논란이 있었으나, 전 세계적인 대규모 연구 결과들을 통해 백신의 안전성은 여러 차례 입증됐다. 백신 접종이 불임이나 자가면역 질환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밝혀졌다.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증상에 대해 과도한 불안감을 갖기보다는, 의료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하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접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자궁경부암은 HPV 백신 접종과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을 통해 충분히 예방하거나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할 수 있는 암이다. 백신 접종은 특히 성 경험 전 젊은 연령에서 높은 예방 효과를 보이며, 정기 검진은 백신이 예방하지 못하는 드문 경우나 이미 감염된 경우의 조기 발견에 필수적이다. 두 가지 예방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여성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과학적 사실과 전문가의 조언에 귀 기울여 적극적으로 예방에 나설 필요가 있다.
성수역 유니스산부인과의원 은미나 원장은 “자궁경부암은 예방의 영역에 가장 가까이 있는 암”이라며, “국가에서 제공하는 무료 접종 및 검진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궁금한 점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여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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