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생존권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이 전공의별로 1인당 100만원씩 지급하는 ‘생계지원사업’에 지난 27일 오전 9시까지 전공의 약 2천 900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협은 지난 2일부터 ‘전공의 지원 전용 콜센터’ 등을 통해 생계지원사업 신청을 받고 있는데, 본인 확인과 신청서 검토를 거쳐 지난 23일까지 전공의 약 280명에게 100만원씩 지급했다고 합니다.
또한 의협은 선배 의사가 매달 전공의 1명에게 무이자나 2% 이하의 저금리로 25만원을 빌려주는 ‘선배 의사와의 매칭 지원사업’을 지난 23일부터 추진하고 전공의들로부터 참여 신청을 받고 있는데, 이 사업에는 전공의 약 390명이 신청했다 합니다.
이처럼 지난 2월 20일부터 100일째 소속 병원을 이탈 중인 전공의들의 일부가 생활고를 겪고 있습니다.
전공의들의 생활고는 정부가 자신들이 추진중인 의대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에게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이하 ‘명령’)을 내렸기 때문인데요.
정부의 이번 명령으로 인해 사직 전공의들은 아직 사직서가 수리 되지 않아 다른 병원에 취업도 할 수 없을 뿐더러, 궁여지책으로 미국 의사 면허를 취득하려는 전공의들의 경우 면허취득에 필요한 추천서 또한 받지 못할 수 있어 미국 의사가 되기 위한 길마저 막혀버릴 수 있다고 합니다.
정부의 이번 명령은 현행 의료법상 업무개시명령 관련 규정에 기초합니다. ‘업무개시명령’은 특정 직군 종사자들의 휴업, 파업 등이 국가 경제나 국민 생활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정부에서 강제적으로 업무에 복귀하도록 내리는 명령을 가리키는데요. 이에 전공의가 이러한 업무개시명령을 받고도 복귀하지 않으면 1년 이하 의사 자격정지와 함께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은 단순한 행위이기 때문에 명령 위반으로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는 법률가들의 의견도 존재하기는 합니다.
이처럼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전공의들의 사직과 관련된 논란이 뜨겁습니다.
정부 입장에서 본다면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 보호를 위해 전공의들의 사직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무지막지한 명령을 내릴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에게 인정되는 헌법상 기본권인 사직의 자유와 생존권이 전공의들에게는 정녕 인정될 수 없는 것인지도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전공의들의 입장에서 볼 때 분명 국가로부터 자신들의 생존권이 침탈당했고, 이에 자신의 비전 없는 미래를 개선하기 위해, 사직하고 다른 직장이나 직업을 갖겠다는 거였는데, 그 결과가 전공의들 자신이 사회적으로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는 것도 모자라 가족들마저도 생계곤란을 겪어야 하는 거니까요.
물론 일선 의료현장에서 전공의들은 역할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사실 그들의 역할이 의료에 있어서 중추적인 역할이라 보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전공의는 엄연한 직업이기도 하지만 교수들로부터 배워야 하는 학생신분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신분상의 이유로 의료현장에서 지금까지 전공의들의 자유와 권리는 종종 간과되었고, 주 100시간이 넘는 살인적이고 고된 고동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대학병원이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전공의들의 노동력을 저렴하게 이용한거지요.
정부 또한 이 사실을 모르지 않았지만 모른 척했습니다. 현행 의료환경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바로잡을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대학병원 전공의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해 수도권 분원 설립을 통한 병상 수 확장을 추진했지만 정부는 손을 놓고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이처럼 대학병원의 부당함에 눈을 감고 있던 정부가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자 불법적인 사직이라고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과 함께 업무개시명령을 내렸습니다. 100일이 지난 지금 생활고를 겪고 있는 전공의들이 늘고 있지만 정부는 꿈쩍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복귀해라. 이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 합니다. 전공의들이 왜 사직서를 내게 됐는지 정부 자신들의 행동에 무슨 잘못이 있었는지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의대정원 2천명 증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 정책이 옳은지 그른지를 따지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국민들이 판단하고 훗날 역사가 판단할 문제니까요.
그치만, 전공의들과 가족들의 생계도 못지 않게 정말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가 자신들과 뜻이 다르다고 국민인 전공의들과 가족들의 밥을 굶게 하는 것이 타당한 행동일까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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