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정부의 2천명 의대 증원 근거 부실. 충분한 논의 미흡
대한의사협회(회장 임현택, 이하 의협)는 지난 5월 12일 보건복지부가 ‘의대정원 2천명 증원’ 근거로 제시한 자료 및 의료계와의 논의 과정에 대해 그 근거가 매우 부실하다고 지적하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12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정부가 법원에 제출한 ‘의대증원’ 자료 중 ‘2천 명 증원’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언론보도에 대하여, 2천 명 증원이 객관적 근거에 기반하고 의료계와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도출된 결정이라고 발표했으나, 의협은 복지부가 제시한 2천명 의대증원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는 없음은 물론,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도 부재하였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복지부는 2천 명 증원의 근거로 연구자료를 제시하고 있으나, 연구자료의 저자들조차 ‘의대증원을 2천 명 늘려야 한다’ 는 논리가 해당 논문에 담겨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있으며, 실제 해당 논문들에는 ‘2천 명 증원’ 수치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의협은 지적했다. 오히려 이들 논문들에는 우리나라 의료제도 개선을 통한 필수의료 의사 수급에 대한 해법을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고 의협은 강조했다.
더욱이 문제의 논문에서 연구저자들은 의대증원과 관련하여, 인력 양성 환경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신중하고 점진적인 조정이 필요함을 제시하거나, 일정 시기 이후엔 의사 인력 초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의료인력 부족과 관련하여 잘못된 의료 이용 행태에 대한 개선의 시급함을 지적하는 등 여러 의견이 담겨 있으나, 복지부는 이러한 내용들은 고려치 않고 ‘2천 명 증원’ 이라는 결론에 부분적 데이터를 취사 선택하여 근거로써 주장하였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복지부는 의협과 진행한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대한의사협회와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고 주장했으나, 의협은 지난 1여 년간 27차례에 걸친 의료현안협의체와의 그 어떤 회의에서도 2천 명 증원에 대한 언급은 단 한 번도 없었음에도, 단순히 회의 개최 횟수를 언급하며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고 발표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6일 정부가 2천 명 증원을 발표하기 직전 개최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3차 회의의 경우에도 참여한 위원들도 전문위원회나 토론회 없는 일방적 발표에 대하여 비판하고 ‘2천 명’ 이라는 수치에 대하여 의문을 표하며 큰 부작용을 우려하였음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다며, 이처럼, 정부가 주장하는 ‘충분한 논의’ 는 형식적 절차만 맞춘 요식행위일 뿐, 정부가 변명하는 ‘객관적 근거’ 는 ‘2천 명 증원’ 에 대한 아전인수식 해석에 지나지 않다고 의협은 날을 세웠다.
의협은 특히 정부가 국민들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각 위원의 소속을 표기해서 익명으로 제출하는 것을 검토했다가, 5월 13일 갑작스럽게 번복하여 배정위 위원들의 개인 정보보호를 위해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이는 의료계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의협은 이처럼 독단·독선적 행태를 보이는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정부로 인해 야기된 의료대란 등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하루빨리 사라질 수 있도록 2천 명 증원을 즉각 철회 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