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블, 제임스 웹, 낸시 그레이스 로만 우주망원경이 우주 공간을 유영하며 탐사하는 모습이다.※AI 제작 이미지
제임스 웹 등 우주망원경 3대장 전격 비교, 우주 탐사의 새 지평을 열다
인류의 우주 탐사 역사는 망원경의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 망원경의 등장은 우주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야를 획기적으로 확장시켰다. 이로써 지구 대기의 간섭을 벗어나 우주의 선명하고 깨끗한 모습을 직접 관측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그 중심에는 우주 과학의 상징이 된 허블 우주망원경이 있으며, 그 뒤를 이어 혁명적인 성능으로 우주의 심연을 보여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등장했다. 이 두 거인은 가시광선과 적외선 영역에서 인류의 우주 이해를 근본적으로 확장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덕분에 우리는 우주의 탄생부터 외계 행성의 비밀까지, 상상조차 못했던 경이로운 발견들을 목격하고 있다.
하지만 우주의 신비는 여전히 무궁무진하며, 인류의 탐구열은 멈추지 않는다. 특히 우주 전체 질량의 약 95%를 차지하지만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비밀은 현대 우주론의 가장 큰 숙제로 남아있다. 이에 맞춰 허블과 웹을 잇는 차세대 우주망원경이 우리의 시선 앞에 다가오고 있다. 바로 낸시 그레이스 로만 우주망원경이 그 주인공이다. 이 세 망원경은 각각 독자적인 임무와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다른 파장과 관측 방식을 통해 함께 작동하며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한 차원 더 끌어올릴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세 우주 관측의 ‘핵심 키워드’이자 ‘삼대장’은 과연 어떤 차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각각이 우주 탐사에 기여할 부분은 무엇일까? 지금부터 각 망원경의 특징과 역할을 심층 비교하여 우주의 미래를 엿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허블 우주망원경: 우주 탐사의 개척자
1990년 4월 발사된 허블 우주망원경은 지구 대기의 방해 없이 우주를 관측할 수 있게 한 최초의 광학 망원경이다. 지구 저궤도(약 540km 상공)를 돌며 우주를 관측하는 허블은 직경 2.4미터의 주경을 통해 가시광선, 자외선, 그리고 일부 근적외선 영역에서 선명한 이미지를 전송하며 ‘우주망원경’이라는 개념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발사 초기 주경의 구면수차 문제가 발견됐지만, 1993년 우주왕복선을 통한 역사적인 서비스 임무를 통해 성공적으로 보정됐다.
이후 허블은 우주 팽창 가속도 발견, 우주의 나이 정밀 측정, 심우주 탐사를 통한 초기 은하 관측, 그리고 행성상 성운과 별 탄생 영역의 경이로운 모습들을 포착하는 등 수많은 역사적인 발견을 이뤄냈다. 특히 ‘허블 딥 필드’와 ‘울트라 딥 필드’ 이미지는 수십억 년 전의 우주 모습을 담아내며 시간여행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우주 진화의 이해를 돕는 귀중한 자료를 제공했다. 허블은 비록 성능 면에서는 후발주자들에게 밀리지만, 30년이 넘는 임무 기간 동안 수천 편의 과학 논문을 배출하며 현재의 우주 과학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요한 유산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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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적외선으로 여는 우주의 새벽
허블의 후계자로 불리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은 2021년 12월 25일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JWST의 가장 큰 특징은 직경 6.5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주경(골드 코팅된 베릴륨 거울)과 함께 주로 적외선 영역을 관측한다는 점이다. 우주 초기의 은하나 먼지로 가려진 별 탄생 지역은 빛의 적색편이 현상으로 인해 가시광선으로는 관측이 어렵고, 먼지 구름은 가시광선을 흡수해 버리지만 적외선만이 이 장벽을 뚫고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JWST는 지구로부터 약 150만 km 떨어진 태양-지구 라그랑주 점 L2 궤도에 위치하여 지구와 태양의 방해로부터 자유로우며, 거대한 다층 차광막을 통해 영하 220도 이하의 극저온 환경을 유지하여 미세한 적외선 신호까지 포착한다. 이를 통해 우주 최초의 별과 은하의 형성 과정, 외계 행성의 대기 성분 분석 및 생명체 존재 가능성 탐색, 우리 은하 내의 새로운 별과 행성계 탄생 연구 등 허블이 보지 못했던 우주의 ‘새벽’을 열어젖히며 인류의 우주 이해를 근본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JWST가 보내온 고해상도 이미지는 연일 전 세계 과학계와 대중을 놀라게 하고 있으며, 이미 수많은 새로운 발견으로 우주론에 새로운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낸시 그레이스 로만 우주망원경: 광시야로 포착할 암흑 우주의 비밀
다음 세대의 우주망원경이자 ‘허블망원경과 제임스웹망원경 비교’ 논의의 방점을 찍을 낸시 그레이스 로만 우주망원경(NGRST, 이전 명칭 WFIRST)은 2027년 5월경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망원경은 직경 2.4미터의 주경으로 허블과 동일한 크기지만, 시야는 허블의 100배에 달한다. 이는 방대한 영역을 한 번에 스캔할 수 있다는 의미로, 암흑 에너지의 미스터리를 풀고 수많은 외계 행성을 발견하는 데 최적화됐다.
로만 우주망원경의 핵심 임무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중력 렌즈 현상을 이용해 외계 행성을 탐색하는 미세중력렌즈 프로젝트는 우리 은하 내에 존재하는 수많은 외계 행성, 특히 주성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거나 심지어는 떠돌아다니는 자유 부동 행성까지 발견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둘째, 암흑 에너지의 분포와 우주 가속 팽창의 역사를 정밀하게 매핑하는 초대규모 은하 탐사 프로젝트가 있다. 이는 수십억 년에 걸친 우주 팽창의 변화를 측정하여 암흑 에너지의 본질을 규명하는 데 핵심적인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로만 우주망원경은 고성능 코로나그래프를 탑재하여 외계 행성에서 오는 빛을 직접 차단하고, 그 행성 주변의 희미한 빛까지도 관측하여 대기 성분을 분석하는 기술을 시험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향후 외계 생명체 탐사의 필수적인 단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만 우주망원경은 넓은 영역을 고해상도로 관측하며 우주의 거시적인 구조와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의 비밀을 풀어낼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광시야 관측을 통해 얻어지는 방대한 통계적 데이터는 우주론의 난제 해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세 망원경의 시너지 효과와 미래 전망
허블 우주망원경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그리고 낸시 그레이스 로만 우주망원경은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우주에 대한 인류의 시각을 완성해간다. 허블은 가시광선으로 우주의 아름다움과 기본적인 구조를 보여줬고, 웹은 적외선으로 우주의 가장 깊고 먼 곳, 그리고 차가운 영역의 비밀을 파헤치고 있다.
여기에 로만은 허블과 유사한 크기의 주경에도 불구하고 훨씬 넓은 시야로 우주의 광대한 영역을 스캔하며 암흑 에너지와 같은 우주의 근본적인 질문에 답할 데이터를 수집할 것이다. 가령 로만 망원경이 광범위한 영역에서 특정 흥미로운 외계 행성 후보군이나 초기 우주 구조물을 발견하면, 웹 망원경이 그 대상을 집중적으로 관측하여 상세한 대기 성분 정보나 미세 구조를 파악하는 식으로 협력할 수 있다. 또는 로만이 암흑 에너지의 영향을 받는 대규모 구조를 매핑하면, 허블이나 웹이 그 구조 내 개별 은하나 성단에 대한 심층 연구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각각의 강점을 활용한 시너지 효과는 인류에게 우주에 대한 전례 없는 통찰력을 제공하며, 앞으로의 수십 년간 우주 과학의 발전을 이끌어갈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우주의 시작부터 현재, 그리고 그 미래를 다각도로 조명하며 인류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이 세 우주망원경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들의 협력적 관측은 우주론의 표준 모델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궁극적으로 인류가 우주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답하는 데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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