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인줄 알았는데 직장암, 유사 증상 속의 위험 신호
배변 시 불편감, 출혈, 그리고 변이 남아 있는 느낌이 들면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치질을 의심한다.
치질은 실제 50대 인구의 절반 정도가 가지고 있을 정도로 발생빈도가 높아 중장년층에서는 특히 치질 진단이 흔하며, 이에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때문에 이와 유사한 증상이 직장암의 신호일 수 있다는 사실은 간과되기 쉽상이다. 하지만 치질로 오인되어 치료 시기를 놓치면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주의하여야 한다.
젊은층도 직장암 경계해야
직장은 대장의 마지막 부분으로, 길이 약 15cm에 이르는 관 모양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곳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 직장암이다. 직장암은 주로 노년층에서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젊은층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2023년 12월에 발표된 ‘랜싯 종양학(The Lancet Oncology)’ 연구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직장암 조기 발병 사례가 늘고 있다. 50개국 중 27개국에서 직장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우리나라는 조기 직장암 발병률이 높은 상위 5개 국가에 포함됐다. 이는 호주, 푸에르토리코, 뉴질랜드, 미국, 한국 순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젊은 세대에서도 직장암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직장암 증상과 치질의 차이점
직장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종종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곤 한다. 성종제 민병원 외과진료원장은 “직장암의 초기 증상은 혈변, 변비와 가스, 복부 불편감 등의 배변 장애와 같은 일반적인 소화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이들 증상이 지속될 경우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악취가 나는 피고름, 점액 배출, 잦은 변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치질은 주로 항문 부위의 정맥이 부풀거나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변을 볼 때 통증과 출혈을 유발한다. 반면 직장암은 점막층에서 시작된 악성 종양이므로 출혈의 양상이나 기타 증상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치질로 치부하지 말고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직장암 진단 및 치료 방법
직장암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병원에서는 직장수지검사를 통해 초기 진단을 시행한다. 이는 의료진이 손가락을 항문에 삽입하여 혹이나 이상 징후를 확인하는 검사로, 직장암의 약 75%를 진단할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후 CT, MRI, PET 등의 영상 검사를 통해 암의 크기와 전이 여부를 확인한다.
직장암 치료의 핵심은 조기 발견과 수술이다. 성종제 원장은 “직장암은 암이 작고 전이가 없다면 내시경으로 절제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수술로 암 조직과 주변 림프절을 제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술 전후로 항암화학요법 및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면 생존율을 높이고 재발률을 줄일 수 있다. 직장암은 조기 발견 시 5년 생존율이 80%에 달하지만, 림프절로 전이된 경우 생존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생활 습관이 직장암 예방의 열쇠
직장암은 예방이 가능한 암 중 하나로, 생활 습관의 개선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물성 지방과 고열량 식품의 과다 섭취는 직장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반면,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과 충분한 칼슘 섭취는 직장 건강을 지키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붉은 육류를 굽거나 튀기는 조리 방식은 발암 물질을 생성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 부족 또한 직장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장 운동을 촉진해 발암 물질과 장 점막의 접촉 시간을 줄여준다. 이 외에도 염증성 장 질환, 가족력, 유전적 요인 등은 직장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들은 정기적인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직장 건강을 체크해야 한다.
치질인가, 직장암인가? 스스로 판단하지 말자
직장암은 조기 발견 시 치료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그러나 치질, 변비와 유사한 증상으로 인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배변 습관의 변화, 출혈, 잦은 복통 등의 증상이 지속될 경우,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직장암은 초기 단계에서 치료하면 높은 생존율을 보이지만, 진행될수록 치료가 어려워지고 생존율이 급격히 낮아진다.
치질로 오인되어 방치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의 경각심과 함께 정기적인 건강 검진이 필수적이다. 또한,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대장 건강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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