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장기 간의 경고, 우리나 간암 발생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
간은 인간의 가장 큰 장기로, 횡격막 아래, 오른쪽 갈비뼈의 안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체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식사를 통해 섭취된 영양분을 처리하고, 체내의 불필요한 물질을 배출하며, 면역 시스템에도 중요한 기여를 하는 등 500가지 이상의 중요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하며, 해독, 소화 보조, 영양소 저장 등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러한 간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간암이라 하는데, 간암은 원발성 간암과 전이성 간암으로 나뉩니다. 원발성 간암은 간에서 시작된 암을 말하며 간세포암종(HCC)과 담관상피암종(ICC), 간모세포종, 혈관육종 등이 있습니다. 이 중 간세포암종과 담관상피암종이 가장 많습니다. 반면, 전이성 간암은 다른 장기에서 생긴 암이 간으로 전이된 경우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간암이라 하면 원발성 간암을 지칭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주의해야 할 암
2023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새롭게 진단된 암 환자 수는 총 277,523건이었으며, 이 중 간암(C22)은 15,131건으로 전체의 5.5%를 차지했습니다. 간암은 암 발생률 기준으로 7위에 해당하며, 인구 10만 명당 조발생률은 29.5건으로 여전히 주의가 필요한 수준입니다.
간암의 성비는 남성이 여성보다 2.8배 더 많으며, 남성에서 11,207건, 여성에서 3,924건이 발생했습니다. 남성의 경우 간암은 전체 암 중 5위를, 여성의 경우 7위를 차지했습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가 전체 간암 발생의 29.9%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서 70대(25.9%)와 50대(20.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직학적 분석 결과 간암의 대부분(96.7%)은 암종(carcinoma)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간세포암이 75.6%로 가장 흔했습니다. 담관상피암은 18.2%로 그 뒤를 이었고, 육종 등 드문 종류가 0.5%를 차지했습니다.
간암의 주요 위험 요인: 간염 바이러스, 과음, 대사질환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는 B형 간염(HBV)과 C형 간염(HCV) 바이러스 감염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간암 환자의 72.3%가 B형 간염 바이러스 표면항원 양성을 보였고, 11.6%는 C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 양성으로 나타났습니다. B형 간염은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 간염이 만성화되면 간경변증(간의 경화)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간암 발생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게 됩니다.
또한, 장기적인 과음 역시 간암의 주요 위험 요인입니다. 과음은 간을 손상시키고 간경변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간암을 촉진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비만,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도 간암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이는 간에 과도한 지방 축적을 유발하고, 간의 기능 저하로 이어집니다.
간경변증은 간암을 유발하는 중요한 질환입니다. 간경변증 환자에서는 1~7%에서 간암이 발생할 수 있으며, 간경변증이 심할수록 간암 발생 확률이 높아집니다.
고령, 남성 등의 요인도 간암 발생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간암 치료
과거 간암은 예후가 매우 불량한 암으로 인식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간암 치료 기술의 발전과 조기 검진의 확대로 간암 치료의 가능성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치료 방법에는 간 절제술, 간 이식, 고주파 열치료술, 경동맥화학색전술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간 절제술은 암이 간의 특정 부위에만 국한된 경우에 사용되며, 완치를 목표로 합니다. 간 이식은 간암이 간 전체에 퍼졌거나 간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 경우 선택될 수 있습니다. 고주파 열치료술은 간암이 작은 크기일 때 효과적이며, 암 세포를 고주파로 파괴합니다. 경동맥화학색전술은 암세포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여 암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진행된 간암에서 효과적입니다.
또한, 표적치료제와 방사선 치료법의 발전도 간암 치료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치료 방법들은 간암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게 해주며, 치료 후 생존율 또한 향상되었습니다.
5년 상대생존율은 1993-1995년 11.8%에서 2017-2021년 39.3%로 크게 상승하였습니다. 이는 서구 국가들의 간암 생존율이 대체로 15% 전후인 것과 비교해 보면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간암 예방을 위한 노력
간암은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질환이지만, 예방과 조기 검진을 통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병입니다. 간암 예방의 첫 번째 단계는 B형, C형 간염을 예방하는 것입니다. B형 간염은 예방 접종을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며, C형 간염 역시 치료가 가능한 질환입니다. 특히 만성 간염 환자에게는 적절한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합니다.
간암의 또 다른 예방 방법은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비만이나 당뇨와 같은 대사질환을 관리하는 것도 간암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간암은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거나, 매우 미미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합니다. 40세 이상의 사람이나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한 사람, 간경변증 환자는 6개월마다 복부 초음파 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α-FP)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이는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여전히 남은 과제 : 재발 및 전이
간암은 발견 당시 이미 진행된 상태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는 전체의 약 30%에 불과합니다. 또한 간경변증과 같은 기존 간 질환으로 인해 치료의 한계가 존재합니다. 이로 인해 간암의 재발률이 여전히 높습니다.
간암은 여전히 예후가 좋지 않은 암 중 하나지만, 조기 검진과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간염 예방,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 정기 검진을 통해 간암의 발생과 진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치료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희망과 함께, 간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선사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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