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소아청소년 감염병, 예측 불가능한 유행의 서막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쓴 이후, 소아청소년층에서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병의 유행 양상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져 의료 현장이 비상에 걸렸다. 특히 영유아에게 치명적인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와 인체 메타뉴모바이러스(hMPV)는 특정 계절에 국한되지 않고 연중 산발적인 발생과 예측 불가능한 대규모 유행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과거의 감염병 관리 체계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했다.
질병관리청의 발표에 따르면, RSV와 hMPV 감염으로 입원하는 영유아 환자 수가 예년과 다른 양상을 보이며 소아 중환자실 가동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 됐다. 과거에는 주로 가을과 겨울에 집중됐던 이들 바이러스의 유행이 팬데믹 이후 봄, 여름에도 빈번히 나타나면서 의료진과 보호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이러한 변화는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한 면역력 저하 현상, 즉 ‘면역 빚’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새로운 예방 옵션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감염병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이처럼 복잡하게 변모하는 소아청소년 호흡기 감염병의 실체와 대응 전략은 무엇일까?

변화된 호흡기 바이러스 유행 패턴의 심층 분석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개인위생 수칙 준수 등은 인플루엔자나 RSV와 같은 기존 호흡기 바이러스의 전파를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이 해제되면서, 그동안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가 적었던 영유아들의 면역 체계는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면역 빚’ 상태에 놓이게 됐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졌고, 봉쇄가 풀리자마자 바이러스에 취약한 집단으로 작용해 감염병 유행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과거에는 예측 가능했던 계절성 유행 패턴이 사라지고, 연중 산발적으로 혹은 이례적인 시기에 대규모로 유행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는 의료기관의 감염병 대비 태세에 혼란을 주었고, 진료 시스템에 과부하를 초래하는 주요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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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건강을 위협하는 호흡기 감염병 실태
RSV와 hMPV는 영유아에게 특히 위험한 호흡기 바이러스로, 이들이 감염되면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진행돼 입원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질병관리청의 최신 자료를 보면, 이 두 바이러스로 인한 영유아 입원 환자 수는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였고, 이는 소아 중환자실의 병상 가동률을 높이는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나 미숙아, 심폐질환 기저질환을 가진 영유아의 경우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더욱 크다. 한창 감염병 취약 시기인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단체 생활을 하는 영유아 사이에서 감염이 빠르게 확산돼 지역사회 전체에 부담을 주고 있다.
창원 패밀리병원 박양동 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코로나19 이후 영유아 호흡기 바이러스 유행은 기존 예측 모델을 완전히 벗어났다”며, “불규칙적인 유행 패턴과 중증화 경향에 대한 면밀한 감시가 이뤄져야 하며, 신속한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예방 전략과 지속적인 대응 과제
다행히 RSV 예방을 위한 신약 ‘니르세비맙’이 국내에도 도입돼 접종이 가능해졌다. 니르세비맙은 기존 예방 주사제와 달리 단 1회 접종만으로 한 시즌 내내 효과가 지속된다는 장점이 있어 영유아 보호자들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 이는 RSV 감염 예방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니르세비맙은 RSV에만 해당하며, hMPV에 대한 특이적인 치료제나 예방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등 기본적인 개인위생 수칙 준수와 함께, 어린이집, 유치원 등 단체 생활 공간에서의 감염 예방 노력이 여전히 중요하다. 또한, 전문가들은 감염병 발생 양상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 시스템 강화와 함께 신속한 진단 및 맞춤형 치료 전략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변화된 소아청소년 호흡기 감염병의 유행 양상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새로운 공중 보건 과제다. 예측 불가능한 바이러스의 위협 속에서 영유아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과 함께 국가적 차원의 체계적인 감시 시스템 구축, 신속한 의료 자원 배분, 그리고 혁신적인 예방 및 치료 전략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이 동반될 때 비로소 우리는 변화된 감염병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창원 패밀리병원 박양동 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새로운 예방 옵션이 등장했지만, 이는 전체 퍼즐의 한 조각에 불과하다”며, “불안정한 유행 양상에 대응하기 위한 통합적이고 유연한 공중 보건 전략이 필요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아청소년 감염병 예방 및 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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