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약 복용 남성, 남성 호르몬 불균형 초래, 남성 여유증 유발 가능성 높아진다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몇 년 전부터 시작된 탈모를 막기 위해 꾸준히 피나스테리드 계열의 탈모 치료제를 복용해왔다. 머리카락은 눈에 띄게 풍성해졌지만, 어느 순간부터 가슴 부위가 단단해지고 봉긋하게 솟아오르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살이 쪘다고 생각했지만, 통증까지 동반되자 병원을 찾았고 ‘약물 유발성 여성형 유방증(여유증)’ 진단을 받았다. 미용적 개선을 위해 시작한 치료가 또 다른 신체적 변화와 심리적 고통을 안겨준 것이다.
남성이 여성호르몬제나 특정 탈모 치료제를 복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여유증은 단순히 외모 변화를 넘어, 호르몬 불균형의 심각한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남성형 탈모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약물들이 이 같은 부작용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약물 복용 전후의 신체 변화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중요해졌다. 본 기사는 남성 여유증 유발 약물의 작용 기전과 임상적 의미, 그리고 현명한 대처 방안을 심층적으로 다룬다.

호르몬 불균형이 초래하는 유선 조직 증식
여성형 유방증(Gynecomastia)은 남성의 유선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여 여성의 가슴처럼 커지는 증상을 말한다. 이는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과 안드로겐(남성호르몬)의 비율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하며, 특히 에스트로겐의 상대적 우위가 유선 조직 성장을 자극하는 핵심 기전이다. 약물 유발성 여유증 역시 이 호르몬 균형의 교란에서 시작된다. 특정 약물들은 직접적으로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자극하거나, 안드로겐의 작용을 억제하거나, 혹은 안드로겐이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촉진함으로써 호르몬 환경을 변화시킨다.
가장 흔하게 논의되는 약물은 남성형 탈모 치료에 사용되는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5-alpha reductase inhibitors) 계열이다. 이 약물들은 테스토스테론이 강력한 남성호르몬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변환되는 것을 막아 탈모를 억제한다. 그러나 DHT 수치가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체내 에스트로겐의 작용이 두드러지게 되고, 이로 인해 유선 조직이 증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약물 복용을 시작한 지 수개월 내에 발생할 수 있으며, 초기에는 가슴 부위의 통증이나 압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호르몬제와 특정 탈모 치료제, 남성 여유증 유발 약물로 지목
남성 여유증을 유발하는 약물은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뉜다. 첫째, 여성호르몬제(에스트로겐)나 이를 포함하는 제제다. 전립선암 치료를 위해 에스트로겐 제제를 사용하는 남성에게서 여유증은 매우 흔한 부작용으로 보고된다. 둘째, 앞서 언급된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나 두타스테리드(Dutasteride)와 같은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다. 이 약물들은 탈모 치료뿐만 아니라 양성 전립선 비대증 치료에도 사용되며, 복용량에 따라 여유증 발생 위험이 달라질 수 있다.
셋째, 기타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거나 유선 조직에 직접 작용하는 약물들이다. 여기에는 위궤양 치료제인 시메티딘(Cimetidine), 일부 항진균제, 심장약인 디곡신(Digoxin), 그리고 이뇨제인 스피로놀락톤(Spironolactone) 등이 포함된다. 특히 스피로놀락톤은 항안드로겐 작용을 가지고 있어 여유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약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다양한 약물들이 남성의 호르몬 균형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새로운 약물 복용을 시작할 때는 반드시 부작용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김혁문 민병원 외과 진료원장은 “약물 유발성 여유증은 단순 지방 축적인 가성 여유증과 달리 유두 아래에 단단한 멍울과 통증을 동반하는 진성 여유증에 해당한다”며, “탈모 치료제인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가 DHT 생성을 막아 상대적 에스트로겐 우위를 형성하는 것이 유선 조직 증식의 주요 기전이다”고 설명했다.

약물 유발성 여유증, 단순 비만과 구분해야
여유증을 진단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 지방 축적인 ‘가성 여유증(Pseudo-gynecomastia)’과 유선 조직 증식인 ‘진성 여유증’을 구분하는 것이다. 가성 여유증은 체중 증가로 인해 가슴에 지방이 쌓인 경우이며, 약물 유발성 여유증은 유선 조직 자체가 커진 진성 여유증에 해당한다. 진성 여유증은 유두 아래를 만졌을 때 단단한 멍울이 잡히며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약물 복용력이 있는 환자가 여유증 증상을 호소할 경우, 의료진은 복용 중인 약물의 종류와 기간을 면밀히 확인한다. 약물 유발성 여유증은 일반적으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유선 조직이 섬유화되어 단단하게 굳어진 경우에는 약물 중단만으로는 회복이 어렵고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에 약물 복용을 중단하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치료의 성공률을 높이는 핵심이다.
복용 중단과 수술적 치료, 남성 여유증 유발 약물 대처 방안
약물 유발성 여유증의 일차적인 치료는 원인 약물의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다. 만약 대체 가능한 약물이 있다면 변경을 고려해야 하며, 탈모 치료제처럼 복용 중단이 어려운 경우라면 의료진과 상의하여 복용량을 조절하거나 다른 치료법을 모색해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약물 중단 후 3~12개월 이내에 유선 조직의 크기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유선 조직이 이미 만성적으로 섬유화됐다면, 약물 중단 후에도 영구적으로 남아 있게 된다. 이 경우, 남성들은 옷차림에 제약을 느끼거나 심리적 위축을 경험하는 등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 이때는 지방흡입술과 유선 절제술을 병행하는 수술적 치료가 유일한 해결책이 된다. 수술은 비대해진 유선 조직을 제거하고 가슴 라인을 평평하게 만들어 미용적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김혁문 민병원 외과 진료원장은 “약물 유발성 여유증은 증상 초기에 원인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유선 조직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유선 조직이 섬유화되어 만성화됐다면 약물 중단만으로는 회복이 불가능하며 지방흡입 및 유선 절제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유일한 해결책이다”고 강조했다.
남성 여유증 유발 약물 복용은 신중해야 하며, 복용 중 가슴 부위의 변화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즉시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특히 탈모 치료제는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치료 효과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부작용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정기적인 검진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르몬 균형은 남성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약물 복용 전후의 세심한 자기 관찰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