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협 의료정책연구원, 통합 응급의료시스템 구축, 현행 응급 이송 시스템의 문제점과 해외 사례를 통한 개선책 제시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최근 응급의학연구재단 박준범 교수를 연구책임자로 한 「응급 이송 체계의 문제에 대한 분석과 해결 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는 국내 응급의료체계가 통일된 조정기관 없이 파편화되어 있어 지역별, 응급실 수준별 유기적 역할 분담과 협조가 미흡하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병원 전 단계와 병원 단계의 응급의료정보가 연계되지 못하고 있으며, 소방청이 관련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지역응급의료센터 간 격차 뚜렷, 직접 내원 환자 비율 높아
보고서에서 2022년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급환자 중 권역응급의료센터가 21.0%, 지역응급의료센터가 44.7%를 진료했으며, 환자의 91.1%는 직접 내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원 비율은 평균 7.1%였으나, 권역응급의료센터의 경우 14.0%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입원 비율에서도 권역응급의료센터는 27.6%인 반면, 지역응급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는 12.2%만이 입원하는 등 의료기관 간 격차가 뚜렷했다. 특히 응급진료 후 전원된 환자 비율은 1.7%였으며,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체계(KTAS) 기준 중증도가 높을수록 전원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주목할 만한 점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한 경증(KTAS 4, 5) 환자 중에서도 14.8%가 입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선진국 응급의료체계, 통합 관리와 환자 중심 서비스 제공
보고서에서는 일본,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의 응급의료체계 사례를 언급했다.
일본의 경우 ‘#7119’ 구급 안심센터 사업을 통해 의사, 간호사가 직접 상담에 응하며 환자 상황에 맞는 적절한 안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응급의료센터는 1차, 2차, 3차로 분류되며 중증 환자만을 위한 병실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미국 메릴랜드주의 경우 주 전역의 응급의료서비스를 메릴랜드응급의료서비스시스템연구소(MIEMSS)에서 일원화하여 관리함으로써 일관된 응급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응급 상황 발생 시 구급차, 헬리콥터, 외상센터 등 필요한 의료자원을 신속히 파악하고 배치하여 환자에게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CritiCall’ 시스템을 운영하여 현재 병원에서 적절한 의료서비스 제공이 어려운 경우, 급성기 병원 서비스와 주립병원자원시스템(PHRS)을 활용해 상담을 제공하고 필요시 적절한 병원과 전문의를 연결해 주는데, 특히 중증 환자의 경우 이송까지 담당하는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응급의료체계 문제 해결을 위한 네 가지 개선방안 제시
연구진은 “단순히 수동적으로 전원 요청을 받고 전화를 돌려 운 좋게 병원을 찾아주는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신속한 응급 의료 제공을 위한 시스템 구축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다음과 같은 네 가지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보건복지부(중앙응급의료센터)가 주도하여 실시간 응급 의료 제공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상위에서 조정할 수 있는 조직 구성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이것이 분절화된 현 체계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둘째, 119로 이송된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환자 정보를 연결하기 위한 공통 식별 번호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구체적으로 구급대원이 사용하는 태블릿에서 환자 고유번호 QR코드를 생성하고, 이를 QR코드 리더로 읽어 국가응급의료정보체계(NEDIS)에 입력하면 환자가 전원되더라도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셋째, 환자 전원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국내의 1339나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CritiCall 시스템처럼 응급실을 거치지 않고 해당 의료진과 직접 연결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응급실 의료진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법적 위협 요인들이 의료진의 진료 의지를 저하시키고 있으므로, 응급실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개선방안을 통해 분절화된 응급의료체계를 통합하고, 환자 중심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응급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증 환자의 골든타임 확보와 적절한 의료기관으로의 신속한 이송이 가능해져 응급환자의 생존율과 예후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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