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부 혹처럼 만져지는 표피낭종: 단순 여드름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
피부 아래 혹처럼 만져지며 종종 악취를 풍기는 표피낭종(Epidermal Cyst)은 많은 사람이 단순한 ‘피지 덩어리’나 큰 여드름으로 오해하는 흔한 피부 질환이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표피낭종의 내용물은 피지(Sebum)가 주성분이 아니며, 오히려 피부 표피 세포가 만들어낸 ‘각질'(Keratin) 덩어리다.
이 각질 덩어리는 피부의 가장 바깥층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일상적으로 벗겨지는 피부의 ‘때’와 동일한 성분이다. 표피낭종은 진피층으로 잘못 들어간 표피 세포가 증식하며 주머니(낭)를 만들고, 이 주머니 안에서 정상적인 피부 탈락 과정이 계속되면서 각질과 지질 잔해가 쌓여 발생한다. 따라서 표피낭종을 무리하게 짜내면 내용물이 배출되더라도 주머니 자체가 남아있어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자가 압출은 염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고, 2차 감염 및 흉터를 남길 수 있어 전문의들은 절대 금지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표피낭종은 양성 종양으로 분류되지만, 크기가 커지거나 염증이 발생하면 통증과 미용상의 문제를 야발한다. 표피낭종의 내용물 성분과 올바른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표피낭종, 단순 여드름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
표피낭종은 일반적인 여드름이나 피지선 질환과 발생 기전 자체가 다르다. 여드름은 피지선에서 과도하게 분비된 피지가 모공을 막아 생기는 염증성 질환이지만, 표피낭종은 피부의 표피 세포가 진피층 깊숙이 침투하여 주머니를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주머니는 마치 풍선처럼 내용물을 가두는 역할을 한다. 이 주머니의 벽은 일반 표피와 동일하게 케라틴을 생성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 케라틴이 계속해서 낭종 내부에 축적된다.
낭종 내부를 채우는 물질은 노란색 또는 흰색의 치즈 같은 형태로 나타나며, 흔히 ‘고름’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주로 탈락된 각질 세포와 약간의 지방 성분이 혼합된 것이다. 따라서 표피낭종의 내용물에서 나는 특유의 불쾌한 냄새는 각질과 지질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부산물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피지 과다 분비로 인한 염증성 여드름과는 구별되는 표피낭종만의 특징이다.
‘때’ 성분인 각질 덩어리가 쌓이는 메커니즘
표피낭종이 형성되는 과정은 피부 표피의 정상적인 기능이 진피층에서 비정상적으로 발현되는 현상이다. 피부 표피 세포는 끊임없이 분열하고 성장하며, 최종적으로 각질(Keratin)을 형성한 후 외부로 탈락하는 주기를 갖는다. 표피낭종의 경우, 외상이나 모낭의 손상 등으로 인해 표피 세포가 진피 내부로 유입되면, 이 세포들이 진피 내에서 계속 증식하며 낭종 벽을 만든다.
낭종 벽이 형성된 후에도 이 벽은 정상적인 표피처럼 행동하여 내부로 각질을 지속적으로 분비한다. 이 각질은 외부로 배출되지 못하고 낭종 주머니 안에 갇혀 점점 덩어리를 이루게 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각질 덩어리는 밀도가 높아지고 크기가 커지면서 피부 표면 위로 튀어나온 혹처럼 만져지게 된다. 이는 표피낭종이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성장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내용물이 피지선에서 직접 분비되는 피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성분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세라 바로척척의원 원장은 “표피낭종을 자가 압출하는 행위는 염증과 2차 감염을 유발하여 치료를 훨씬 복잡하게 만든다.”며 “재발을 방지하고 미용적 결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각질 주머니 전체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자가 압출이 최악인 과학적 이유와 염증 악화
표피낭종을 발견했을 때 많은 사람이 여드름처럼 짜내려고 시도하지만, 이는 상황을 악화시키는 최악의 선택이다. 표피낭종을 억지로 짜내면 내용물인 각질 덩어리가 배출될 수는 있으나, 이 과정에서 낭종을 둘러싼 주머니 벽이 파열될 위험이 매우 높다. 주머니 벽이 파열되면 낭종 내부의 각질, 지질, 세균 등이 주변 진피 조직으로 쏟아져 나오게 된다.
피부 면역 시스템은 이 이물질(각질 덩어리)을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고 강력한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낭종 부위는 급격히 붉어지고 부어오르며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염증성 표피낭종으로 발전한다. 염증이 심해지면 농양이 형성되거나 주변 조직이 괴사할 수 있으며, 결국 치료 후에도 크고 보기 싫은 흉터를 남기게 된다. 또한, 내용물을 짜냈더라도 주머니 벽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해당 부위에서 낭종이 반드시 재발한다.
표피낭종의 안전한 제거: 수술적 치료의 중요성
표피낭종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내용물뿐만 아니라 각질을 생성하는 주머니 벽 전체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이는 외과적인 수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표피낭종 제거 수술은 국소 마취 하에 진행되며, 낭종 크기에 따라 최소 절개법이나 펀치 생검 도구를 이용하는 방법 등이 사용된다.
특히 염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예후가 좋다. 염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우선 항생제 치료나 염증 부위 배농을 통해 염증을 가라앉힌 후, 염증이 완전히 해소된 뒤 잔존하는 낭종 주머니를 제거하는 2단계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미세 절개술 등 흉터를 최소화하는 방법이 발달하고 있어, 환자들은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 시기와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이세라 바로척척의원 원장은 “표피낭종의 내용물이 피지가 아닌 피부 표피 세포가 만든 각질 덩어리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이 주머니 벽이 진피 내에서 계속 각질을 생성하기 때문에, 단순한 여드름 치료법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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