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HIV 감염 아시아 태평양 지역 확산 주도…’데이팅 앱’이 주범?
필리핀에서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자가 2010년 4,400명에서 2017년 12,000명으로 2.73배 급증했으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22년에는 20,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HIV 치료율 증가 및 사망자 수 감소 추세와는 상반되는 현상으로, 특히 15~24세 젊은 연령층의 감염률이 2010년 대비 170%나 증가하며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감염에 대한 사회적 기피 현상과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젊은 층이 검사를 꺼리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조기 진단과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회문제 발생 원인 분석: 온라인 데이팅 앱과 사회 규범의 충돌
필리핀의 HIV 감염 급증은 젊은 층의 온라인 데이팅 앱 사용 증가와 보수적인 가톨릭 사회 규범이 맞물려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데이팅 앱을 통한 무분별한 성행위 기회가 급증하는 반면, 전통적인 사회 규범상 피임기구 사용이나 책임 있는 성행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HIV 감염에 취약한 환경이 조성됐다.
2013년부터 2018년 사이 HIV 감염 사례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 5년간 발생한 감염자의 96%가 성적 접촉을 통해 이루어졌고, 특히 15~34세 젊은 동성애자 및 양성애자 커뮤니티에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라인더(Grindr)’와 같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통해 감염된 사례가 보고되는 등, 온라인 교제 기회가 확대되면서도 적절한 성교육과 HIV 검사 등이 수반되지 않아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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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 감염의 심각성 및 관리: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의 중요성
HIV 감염은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할 경우 만성 질환처럼 관리가 가능하며, 20대에 진단받고 약을 잘 복용하면 70대 후반까지 비감염인과 동일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정도로 생존율이 크게 개선됐다.
HIV는 정액, 질액, 모유 등 일부 체액을 통해 전파되며, 가장 주된 경로는 성관계다. 감염 초기에는 발열, 몸살 기운 등 일반적인 바이러스 감염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므로, 증상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대부분 무증상 상태로 오랜 시간을 지내므로 고위험군에 속하는 경우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이다. 가까운 보건소에서 익명, 무료로 신속 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정밀 검사에서 확진 시에는 감염내과 전문의가 있는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현재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는 하루 한 알 복용하는 경구제로, 95%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바이러스 통제가 완벽하게 이루어진다. 약 복용을 소홀히 할 경우 약제 내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2제 요법과 3제 요법이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에도 곧 장기간 효과가 지속되는 주사제가 도입될 예정이다.

필리핀 정부 및 국제 사회의 노력과 향후 과제
필리핀 의회는 HIV 감염 급증에 대처하기 위해 학교 성교육을 장려하고 HIV 테스트 대상 연령을 18세에서 15세로 낮추는 법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유엔에이즈합동계획(UNAIDS)은 전 세계적으로 HIV 치료율이 50%를 넘고 연간 사망자 수도 크게 줄었다고 밝히며, 필리핀 역시 HIV 감염 모니터링 강화와 빠른 진단 및 치료를 강조하고 있다.
HIV 전염 예방을 위해서는 신속한 진단이 매우 중요하므로, 저비용 및 진단 과정이 간단한 의료기기 개발과 근거리 보건소 보급 확산이 시급하다.
HIV 감염인들은 약을 잘 복용하여 바이러스를 억제하면 전파력이 거의 0에 수렴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안심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HIV 감염은 예방이 중요하지만, 완벽한 예방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가능한 한 빨리 발견하여 본인과 타인의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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