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암 전립선암 증가율 1위, 50대 남성 위협하는 전립선암, ‘K-푸드’의 변질이 원인
푸른 채소와 발효 식품이 주를 이루던 전통적인 한국인의 식탁이 서구식 고지방, 고칼로리 식단으로 빠르게 대체됐다. 불과 한 세대 만에 일어난 이 식습관의 급격한 변화는 한국 남성의 건강 지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2000년대 이후 한국 남성에게서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암은 다름 아닌 전립선암이다. 위암이나 폐암처럼 익숙한 암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던 전립선암이 이제 한국 남성 건강의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다. 통계청과 중앙암등록본부의 자료는 이 경고를 명확히 보여준다.
지난 수십 년간 전립선암의 발생률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전문가들은 이 현상의 주범으로 ‘서구화된 식습관’을 지목한다. 이는 단순한 식단 변화를 넘어, 한국 사회 전체의 생활 방식과 건강 관리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식탁이 바꾼 암 지도: 20년 새 급증한 전립선암
과거 한국 남성에게 흔했던 암은 위암, 폐암, 간암 등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전립선암의 발생률은 매년 두 자릿수 가까이 증가하며 다른 암종의 증가율을 압도했다. 특히 50대 이상의 중장년층 남성에게서 발병률이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서구권 국가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암 발생 패턴을 한국이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이러한 급증세는 단순히 고령화 때문만은 아니다. 조기 검진의 확대도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환경적 요인, 그중에서도 식습관 변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암 발생 위험 기간이 길어진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서구화된 식습관이 체내 호르몬 환경과 염증 반응에 미치는 영향이 결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초콜릿은 죄가 없다: 여드름 주범은 카카오 아닌 ‘설탕·우유’
서구식 고지방 식단의 치명적 유혹
서구화된 식습관의 핵심은 붉은 육류와 가공육의 섭취 증가, 포화지방 및 트랜스 지방의 과도한 섭취, 그리고 채소와 과일 등 섬유질 섭취의 상대적 감소다. 붉은 육류와 고지방 식단은 체내에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높이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전립선 세포의 과증식을 촉진하여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러한 식단은 만성적인 염증 상태를 유발하며, 이는 암세포 성장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
반면, 전통적인 한식에 풍부했던 콩류, 마늘, 된장 등에는 암 예방에 효과적인 파이토케미컬이 다량 함유돼 있었으나, 이들의 섭취가 줄어들면서 보호막이 약화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식단의 변화가 한국 남성의 전립선암 발생 연령을 낮추고 발생률을 끌어올리는 주요 동력이 됐다고 진단한다.
강남골드만비뇨의학과의원 조정호 대표원장은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미미하거나 방광염, 전립선 비대증과 혼동하기 쉬워 진단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50대 이상 남성이라면 식습관 개선과 함께 정기적인 PSA(전립선 특이항원) 검사를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생존율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조기 진단만이 살길: PSA 검사의 중요성
전립선암은 다른 암종에 비해 비교적 진행 속도가 느린 편이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용한 암’으로 불린다.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돼 국소 전립선암 단계를 넘어선 경우가 많다. 따라서 50세 이상 남성,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고지방 식습관을 가진 고위험군은 반드시 정기적인 PSA 검사를 받아야 한다.
PSA 검사는 혈액 검사만으로 전립선 특이항원 수치를 측정하여 전립선암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선별 검사다. 조기에 암을 발견할 경우 완치율이 매우 높으며, 로봇 수술 등 최소 침습적인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국가 차원의 암 검진 프로그램에 전립선암 검진 항목을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한 예방 전략
전립선암 예방의 핵심은 결국 식습관의 회귀와 생활 방식의 변화다. 전문가들은 붉은 육류 대신 생선이나 닭고기 같은 흰 살코기를 섭취하고, 포화지방이 많은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의 섭취를 최소화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토마토에 풍부한 라이코펜, 녹차의 카테킨, 콩류의 이소플라본 등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비만은 전립선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므로,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긴 현대인의 생활 패턴을 개선하고, 주 3회 이상 땀을 흘리는 강도의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암 예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가적 차원의 암 예방 인식 제고
전립선암의 급증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닌, 공중 보건의 영역으로 인식해야 한다. 국가와 지자체는 서구화된 식습관의 위험성을 알리고, 건강한 식단과 생활 습관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특히, 중장년 남성들이 건강 검진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독려하고, PSA 검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전립선암은 초기 진단 시 예후가 매우 좋다는 점에서, 조기 검진율을 높이는 것이 국가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하는 효과적인 예방책이 된다. 한국 사회가 지난 20년간 이룩한 경제 성장의 이면에는 서구식 생활 방식이 가져온 건강의 역설이 숨어 있으며, 이제는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남골드만비뇨의학과의원 조정호 대표원장은 “한국 남성의 전립선암 증가 추세는 단순히 통계 수치를 넘어선 사회적 경고다. 이는 식단과 건강 관리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며, 50대 남성이라면 PSA 검진을 필수 루틴으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생활 습관 개선과 정기 검진만이 전립선암의 위협으로부터 남성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패다”라고 덧붙였다.

당신이 좋아할만한 기사
컴퓨터 버그의 최초 기록: 1947년 9월 9일, 하버드 마크 II에서 나방이 발견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