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공항에서 배를 움켜쥐고 불편해하는 동양인 여행객의 모습.
해외여행 중 배앓이, 혹시 ‘아메바성 이질’은 아닌가?
해외여행은 늘 설레는 경험이지만, 예상치 못한 건강 문제에 직면할 위험도 안고 있다. 특히 낯선 환경에서 발생하는 배앓이는 흔히 ‘물갈이’나 단순 식중독으로 치부하기 쉽다. 그러나 만약 그 증상이 일반적인 위장 질환보다 심각하고 오래 지속된다면, ‘아메바성 이질’과 같은 치명적인 감염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단순한 복통과 설사를 넘어 혈변과 같은 심각한 증상을 동반하는 이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특히 위생 환경이 취약한 지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아메바성 이질은 엔타메바 히스톨리티카(Entamoeba histolytica)라는 원충에 의해 발병하는 장 감염증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주로 전파된다. 잠복기가 길고 무증상 감염도 흔해 초기에는 질병의 존재를 인지하기 어렵지만, 증상이 발현되면 극심한 고통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장 천공이나 간, 폐, 뇌 등으로 퍼져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많은 여행자들이 이 질환의 위험성과 예방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가오는 2025년 여름 성수기를 맞아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즐거운 추억만을 남기기 위해 반드시 아메바성 이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숙지하고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과연 우리는 이 치명적인 감염병으로부터 어떻게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을까?

아메바성 이질, 그 감염 경로는?
아메바성 이질은 주로 오염된 식수나 식품 섭취를 통해 감염된다. 이 질병의 원인이 되는 엔타메바 히스톨리티카 원충은 감염된 사람의 대변을 통해 배출된다. 이후 이 원충에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오염된 물로 세척되거나 조리된 음식을 섭취할 때, 혹은 얼음을 통해 체내로 유입된다. 특히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개발도상국이나 특정 여행지에서는 길거리 음식이나 비위생적인 식당에서의 식사가 주요 감염 경로가 됐다. 또한, 감염된 사람의 대변에 오염된 손으로 다른 사람의 입에 직접 접촉하는 경우에도 전파될 수 있어, 개인위생 관리가 매우 중요하게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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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증상과 합병증, 간과해선 안 될 이유
아메바성 이질에 감염되면 모든 사람이 즉시 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원충을 보균하고도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내기도 한다. 그러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주로 감염 후 1주에서 4주 사이에 발생하며, 심한 설사, 혈변, 점액변, 극심한 복통, 고열, 오한, 메스꺼움, 구토 등이 동반될 수 있다. 특히 대변에 피나 점액이 섞여 나오는 것은 아메바성 이질의 특징적인 증상 중 하나다.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면 장벽에 궤양이 형성돼 장 천공이나 대량 출혈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욱이 아메바성 이질은 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원충이 혈류를 타고 다른 장기로 퍼질 수도 있다. 가장 흔하게 침범하는 곳은 간으로, 간에 농양을 형성하여 발열, 우측 상복부 통증,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간 농양은 크기가 커지면 주변 장기를 압박하거나 파열되어 복막염을 일으킬 수도 있으며, 드물게는 폐나 뇌로 전이되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따라서 해외여행 후 이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배앓이로 여기지 말고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해외여행 중 ‘아메바성 이질’ 예방, 이것만은 꼭!
아메바성 이질은 예방이 최우선인 감염병이다. 해외여행 시 ‘끓이거나, 껍질을 벗기거나, 익히거나, 버려라’는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으로 꼽힌다. 음용수는 반드시 끓인 물이나 밀봉된 생수를 마시고, 위생이 불확실한 곳에서는 얼음이 들어간 음료는 피해야 한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는 완전히 익힌 조리된 음식을 선택하고, 샐러드나 껍질을 벗기지 않은 과일, 또는 씻기지 않은 채소는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현지 길거리 음식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겠지만, 위생 상태가 의심되는 곳은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개인위생 관리 역시 매우 중요하다. 화장실 사용 후나 식사 전에는 반드시 비누와 물로 30초 이상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비누와 물 사용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알코올 성분의 손 소독제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2025년 여름,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출국 전 질병관리청에서 제공하는 해외 감염병 정보를 확인하고 예방 접종 및 비상 약품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이처럼 기본적인 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아메바성 이질을 포함한 다양한 감염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아메바성 이질’ 의심된다면, 즉시 병원으로
해외여행 중 또는 귀국 후 아메바성 이질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설사가 지속되거나, 혈변, 고열, 심한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의료진에게 최근 방문했던 해외여행지와 증상 발생 시점 등을 상세히 알리는 것이 정확한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진단은 주로 대변 검사를 통해 원충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아메바성 이질로 진단되면, 메트로니다졸과 같은 약물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약물 치료는 보통 5일에서 10일 정도 소요되며,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정확한 용량과 기간을 지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의 경우 합병증 없이 회복될 수 있으므로,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초기 대응이 빠를수록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해외여행은 즐거움과 휴식을 선사하지만, 동시에 예상치 못한 건강상의 위험을 동반할 수 있다. 특히 아메바성 이질과 같은 감염병은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위협이 될 수 있다.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와 안전한 식수 및 음식 섭취 원칙을 지키는 것이 이 질병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여행 전 관련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고, 귀국 후 의심 증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안전하고 즐거운 해외여행을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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