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변기 뚜껑 닫아야 하는 이유: 변기 물 내림 시 발생하는 ‘토일렛 플룸’의 위험
일상적으로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화장실 사용 습관이 가정 내 위생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특히 변기 물을 내릴 때 뚜껑을 닫지 않는 행위가 병원균을 공기 중으로 광범위하게 확산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는 ‘토일렛 플룸(Toilet Plume)’ 현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물을 내리는 순간 발생하는 강력한 와류가 변기 내부의 오염된 물방울을 에어로졸 형태로 분사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미세 물방울에는 대장균, 살모넬라균 등 다양한 병원균이 포함되어 있으며, 연구에 따르면 이 세균 입자들이 최대 2미터 높이까지 튀어 오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산된 병원균은 화장실 내부의 모든 표면에 침착되며, 특히 칫솔, 수건, 비누 등 개인 위생용품에 직접적인 오염을 유발하여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오염 경로를 차단하기 위한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변기 뚜껑을 닫는 습관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바이러스의 공기 전파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변기 에어로졸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진행됐다. 미국 콜로라도 볼더 대학교 연구팀은 2022년 12월, 레이저를 이용한 첨단 시각화 기술로 변기 물 내림 과정을 관찰한 결과, 미세 입자가 초속 2미터의 속도로 빠르게 분출되며 8초 이내에 측정 범위 전체를 뒤덮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기 물 내림 시 발생하는 ‘토일렛 플룸’의 위험
변기 물을 내릴 때 발생하는 에어로졸 현상인 토일렛 플룸은 단순히 물방울이 튀는 수준을 넘어선다. 변기 내부의 강력한 수압 변화가 공기를 끌어올리면서 미세한 입자들을 공기 중으로 방출하는데, 이 입자들은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μm) 미만으로 매우 작아 장시간 공기 중에 부유할 수 있다.
이 미세 입자들은 변기 내부에 서식하는 분변 유래 세균 및 바이러스를 포함하고 있다. 특히 변기 뚜껑을 열고 물을 내릴 경우, 이 오염된 에어로졸이 화장실 공간 전체로 확산되는 주요 원인이 됐다.
[The 만나다] 비에비스나무병원 홍성수 병원장과 만나다. ‘사람(HUMAN) 중심’ 철학으로 17년 무사고 신화 이룬 비결을 묻다.
칫솔과 수건을 위협하는 병원균 오염 실태
변기에서 비산된 병원균은 화장실 내부에 있는 모든 물건에 침착된다. 특히 구강 위생과 직결되는 칫솔은 습기가 많고 노출되어 있어 세균 번식에 취약한 환경이 된다. 2023년 국내외 여러 위생 연구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변기 근처에 보관된 칫솔에서 대장균, 포도상구균 등 다양한 병원성 미생물이 검출됐다.
변기에서 2미터 이내에 위치한 칫솔의 경우, 뚜껑을 닫지 않고 물을 내릴 때마다 반복적으로 오염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매일 사용하는 수건 역시 에어로졸에 노출되어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이처럼 오염된 위생용품을 사용하면 피부 감염이나 소화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코로나19 이후 주목받는 변기 에어로졸 연구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변에서도 검출되면서 변기 에어로졸의 위험성이 더욱 부각됐다. 홍콩대학교 연구팀은 2020년 6월, 변기 물 내림이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을 생성하고 확산시킬 수 있음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입증했다. 이 연구는 변기 물 내림 시 발생하는 와류가 바이러스 입자를 1미터 이상 상공으로 밀어 올리는 과정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주요 보건 당국은 공중화장실 사용 시에도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도록 권고하는 등 위생 지침을 강화했다. 이는 변기 뚜껑이 단순한 미관 유지가 아닌, 감염병 예방을 위한 필수적인 방어벽 역할을 수행함을 시사한다.
화장실 위생을 위한 올바른 사용 습관
화장실 내 병원균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변기 뚜껑을 닫는 습관 외에도 몇 가지 위생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첫째, 변기 물을 내리기 전 반드시 뚜껑을 닫아야 한다. 둘째, 칫솔이나 면도기 등 개인 위생용품은 변기에서 가능한 멀리 떨어진 곳에 보관해야 하며, 칫솔은 사용 후 완전히 건조하고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셋째, 화장실 내부의 환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 물을 내린 후에도 에어로졸이 공기 중에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창문을 열거나 환풍기를 충분히 작동시켜 오염된 공기를 외부로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작은 습관들이 모여 가족 구성원의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방어선이 된다.
변기 뚜껑을 닫는 단순한 행동은 화장실 내부 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병원균의 확산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분석된다.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가정 내 위생 관리의 첫걸음으로 이 습관을 정착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사소해 보이지만 중요한 위생 습관이 건강한 생활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한다.
서울 민병원 대장항문외과 성종제 진료원장은 “변기에서 비산된 대장균이나 기타 장내 세균은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심각한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며 “특히 칫솔이나 수건을 통해 구강이나 피부로 직접 접촉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변기 뚜껑을 닫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위생 수칙이며, 이를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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