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신 뿌리에도 불구, 예수와 무함마드의 ‘격(格)’이 가른 종교의 길… 19억 6천만 신자 이슬람, 결국 같은 신을 향한 믿음의 다른 이름
전 세계 인구 약 80억 명 중 19억 6천만 명 이상. 이는 현재 이슬람교를 믿는 신도들의 숫자이다. 기독교 다음으로 거대한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 종교 지형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이슬람을 향한 일반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복잡하다. 많은 이들이 이슬람이라는 단어에서 ‘테러’와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우선 떠올리며, 그 신학적 근간에 대해서는 깊은 이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유대교, 기독교와 더불어 ‘세 종교’로 불리는 이슬람교는 사실 나머지 두 종교와 깊은 뿌리를 공유하고 있다. 세 종교 모두 ‘유일신’을 믿는다는 공통점이 그것이다. 그들은 모두 ‘하나의 신’을 섬기지만, 각기 다른 이름으로 그 존재를 부른다. 유대교에서는 ‘나의 주님’이라는 뜻의 ‘아도나이’로, 기독교에서는 ‘야훼’ 또는 ‘여호와’로, 그리고 이슬람에서는 ‘알라’라고 칭한다.
그러나 이처럼 같은 뿌리에서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세 종교는 결정적인 지점에서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 신을 향한 믿음은 같을지언정, 그 신의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과 존재, 그리고 경전의 권위에 대한 해석이 극명하게 갈렸기 때문이다. 특히 19억 6천만 명의 거대 종교로 성장한 이슬람에 대한 이해 부족은, 이 종교의 핵심 인물인 ‘무함마드’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이슬람 신학의 근간을 들여다보며 이 거대 신앙이 가진 본질적인 특성과 다른 종교와의 차이점을 짚어본다.

아브라함에서 시작된 ‘유일신’의 뿌리
세 종교의 신학적 여정을 거슬러 올라가면 공통의 조상, ‘아브라함’을 만나게 된다.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아브라함(이슬람에서는 ‘이브라힘’)은 그의 조상들과 달리 오직 ‘유일신 하나님’만을 섬긴 인물로 묘사된다. 이러한 그의 굳건한 신앙에 응답하여, 하나님은 그에게 ‘큰 민족’을 이루게 하겠다는 축복을 약속했다.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 모두가 아브라함을 신앙의 중요한 뿌리로 여긴다. 기독교에서는 아브라함의 두 번째 아들인 ‘이삭’의 가문에서 예수가 태어났다고 보며 그를 ‘믿음의 조상’으로 인정한다. 이슬람 역시 아브라함을 신의 뜻에 절대적으로 순종한 ‘순종의 본보기’이자 위대한 예언자로 경외한다.
이처럼 아브라함이 확립한 유일신 사상은 세 종교가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신학적 자산이다. 문제는 이 ‘하나의 신’이 인류와 소통하는 방식, 즉 ‘계시’와 ‘예언자’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서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다.
결정적 분기점: ‘예수’를 보는 시각
세 종교를 가르는 첫 번째 핵심 차이점은 바로 ‘예수’의 존재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있다.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믿는 데 있다. 기독교 교리에 따르면 예수는 완전한 인간인 동시에 완전한 신성(神性)을 지닌 존재이다. 이는 기독교 신학의 근간을 이루는 타협 불가능한 교리이다.
그러나 유대교와 이슬람은 이러한 관점을 정면으로 부정한다. 두 종교 모두 예수를 인간 이상의 존재, 즉 신적인 존재로 보지 않는다. 유대교에게 예수는 많은 랍비 중 한 명일 뿐이며, 이슬람에서는 예수를 ‘이사’라 부르며 위대한 예언자 중 한 명으로 존중하지만, 그의 신성은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이 ‘예수에 대한 이해’의 차이는 세 종교가 서로 다른 신앙 체계와 실천을 갖게 된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이슬람은 기독교가 예수를 신격화한 것을 유일신 사상에서 벗어난 것으로 간주하며 뚜렷한 차별성을 보인다.

19억 이슬람의 핵심, ‘타우히드(유일신관)’
이슬람 신학의 근간이자 핵심은 ‘타우히드(Tawhid)’라 불리는 엄격한 유일신 사상이다. 이는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은 없다”고 선언하는 절대적인 신념이다. 이슬람이 다른 무엇보다 ‘신에 대한 순수한 믿음’을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 ‘타우히드’를 지키기 위함이다.
이슬람(Islam)이라는 종교의 명칭 자체에 이러한 신학적 성격이 내포되어 있다. 유대교가 ‘민족(유다)’의 이름을 내세우고, 기독교가 ‘창시자(그리스도)’의 칭호를 강조한 것과 달리, ‘이슬람’은 ‘신께 순종한다’는 행위 자체를 의미한다. 이는 특정 인물이나 민족의 이름 없이 오로지 인간이 신께 바치는 순종의 신앙심만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슬람 신학자들은 이슬람이 새로운 종교가 아니라, 아브라함 시대의 가장 ‘순수했던 유일신앙으로의 회귀’를 목표로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종교 지도자나 예언자를 신격화하는 현상은 ‘타우히드’를 훼손하는 가장 경계해야 할 요소로 간주된다.
비교종교학 전문가인 김동현 교수(한서대학교 신학대학원)는 “이 세 종교의 정체성은 신(神)의 유일성을 어떻게 정의하고, 그 신이 보낸 ‘사자(使者)’의 격을 어디까지 인정하느냐에 달려있다”며, “특히 기독교가 ‘육신이 된 말씀’으로서 예수의 신성을 받아들인 반면, 이슬람은 ‘책으로 내린 말씀’으로서 구란의 권위를 절대시하고 전달자인 무함마드는 철저히 인간의 영역에 둠으로써 유일신의 순수성을 지키려 했다”고 분석했다.
‘창시자’가 아닌 ‘최후의 사자’, 무함마드
이슬람의 엄격한 유일신관은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시각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전 세계 19억 6천만 무슬림들은 무함마드라는 인물을 한결같이 존경하고 경외하지만, 이는 그를 신(神)처럼 간주하는 것과는 완전히 구별된다.
이슬람의 경전인 ‘구란(Qur’an)’ 스스로가 무함마드가 ‘인간 이상의 존재가 아님’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는 무함마드를 신격화하지 않고, 그가 전파한 메시지, 즉 신의 가르침 자체가 중심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것이다.
이슬람 신학에서는 무함마드를 새로운 종교의 ‘창시자’로 보지 않는다. 신학적 설명에 따르면, 인간은 ‘신이 준 자유 의지’로 인해 살아가면서 종종 신의 뜻으로부터 벗어나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이때 신은 인류를 올바른 길로 다시 이끌기 위해 ‘야수랄라’, 즉 ‘신의 사자(메신저)’를 시대마다 보낸다는 것이다.
무함마드는 바로 이 ‘신의 사자’ 중 한 명이며, 그가 인류에게 전한 마지막 사자라는 점에서 ‘최후의 예언자’로 불린다. 그의 사명은 신의 메시지(구란)를 인간에게 오류 없이 전달하고, 신자들에게 도덕적 기준과 생활 양식을 제시하는 중재자 역할에 있었다. 이슬람이 무함마드를 위대하게 여기는 이유는 그가 신의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신의 메시지를 완벽하게 전달한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경전의 권위, 또 다른 경계
마지막으로 세 종교는 경전의 권위에 대해서도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인다. 유대교는 오직 ‘구약 성경(타나크)’만을 신의 말씀으로 인정하며, ‘신약 성경’은 인정하지 않는다.
반면, 기독교는 구약과 신약을 모두 정경으로 받아들이며, 특히 ‘신약 성경의 복음서’를 통해 예수의 가르침과 행적을 신앙의 중심으로 삼는다. 흥미로운 점은 이슬람 역시 ‘신약 성경의 복음서’를 중요한 경전으로 여긴다는 사실이다. 이슬람은 모세의 율법서(타우라트), 다윗의 시편(자부르), 예수의 복음서(인질) 모두를 알라가 내린 경전으로 인정한다.
다만, 이슬람은 이 경전들이 시간이 흐르며 인간에 의해 왜곡되거나 변질되었다고 본다. 따라서 신은 마지막 예언자인 무함마드를 통해 왜곡되지 않은 최종적이고 완전한 계시인 ‘구란’을 내렸다고 믿는다. 구란은 이슬람 신앙과 실천의 최종 권위가 된다.
결국 ‘알라’, ‘야훼’, ‘아도나이’는 아브라함이라는 공통의 뿌리를 둔 유일신을 향한 다른 이름들이다. 하지만 그 신의 아들(예수)을 인정하는 문제, 그 신의 마지막 사자(무함마드)의 역할, 그리고 그 신의 말씀(성경과 구란)을 해석하는 권위에서 세 종교는 각기 다른 신앙의 길을 걷고 있다.
중동 문화 및 신학 분석가인 박상준 박사는 “세계 인구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이슬람 신앙을 ‘테러’라는 극단적인 프리즘으로만 재단하는 것은 국제 사회의 상호 이해에 큰 장벽이 된다”며, “이슬람의 폭발적인 성장세 속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일부 극단주의자의 일탈이 아닌, ‘타우히드’라는 엄격한 유일신 사상과 공동체적 순종을 강조하는 그들의 신학적 근간”이라고 제언했다. 19억 6천만 명의 신앙을 올바르게 이해하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본 기사는 다른 유튜버 분이 제작하신 유튜브 동영상을 참고·정리하여 기사화 하였습니다]
이슬람이란 무엇인가? – (기독교와 어떻게 다르며 신학적 특징은 무엇인가)
당신이 좋아할만한 기사
고양이 기생충이 쥐를 좀비로? 전 세계 50% 감염 추정 톡소플라스마의 충격적 비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