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경남권 매독 발생, 3기 매독 비율 전국 평균의 2배… 총 383명 신고
2024년 매독 전수감시체계로 재전환된 첫해,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경상남도를 포함하는 경남권에서 총 383명의 매독 환자가 신고됐다. 특히 경남권은 전국 평균 대비 3기 매독 비율과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이 두 배 높아 과거 감염 사례의 병기 이행 및 진단 지연 가능성이 제기됐다.
질병관리청 경남권질병대응센터는 2024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경남권에 거주하는 매독 환자 383명을 대상으로 역학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전수감시 전환 이후 지역사회 내 매독 발생 양상을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한 첫 분석이다.

부산 중심의 높은 발생률과 3기 매독의 특이점
2024년 경남권에서 신고된 매독 환자 383명 중 부산광역시 거주자가 244명(63.7%)으로 가장 많았고, 경상남도 106명(27.7%), 울산광역시 33명(8.6%) 순으로 뒤를 이었다. 선천성 매독은 총 3명(경상남도 2명, 울산광역시 1명)이 발생했으며, 부산에서는 선천성 매독 발생이 없었다.
진단 병기 분포를 보면 조기 잠복 매독이 154명(40.2%)으로 가장 많았고, 1기 매독 142명(37.1%), 2기 매독 69명(18.0%), 3기 매독 15명(3.9%), 선천성 매독 3명(0.8%) 순이었다. 이러한 전체 병기 분포는 전국 현황과 유사한 양상을 보였으나, 3기 매독의 비율은 전국 평균(1.8%)의 두 배가 넘는 3.9%를 기록했다.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 역시 경남권은 5.0명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3기 매독이 감염 후 수년에서 수십 년 뒤에 나타나는 특성을 고려할 때, 경남권의 높은 3기 매독 비율은 최근 신규 감염의 급증보다는 과거 감염 사례가 병기로 이행했거나 진단이 지연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조기 매독은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 후기 매독(3기 매독 포함)은 고령층에서 주로 보고돼 국외 연구 결과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남성 및 20~30대 젊은 층에서 집중 발생
성별 분포는 남성이 279명(72.8%), 여성이 104명(27.2%)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약 3배 많았으며, 이는 전국 발생 현황(남성 78.0%, 여성 22.0%)과 유사했다. 연령별 분포는 20~29세가 125명(32.6%)으로 가장 많았고, 30~39세가 96명(25.1%)으로 뒤를 이어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57.7%)이 발생했다.
병기별로 보면, 남성 환자 중에서는 1기 매독(41.9%)이 가장 많았고, 여성 환자(선천성 제외) 중에서는 조기 잠복 매독(53.5%)이 가장 많았다. 특히 10대에서 20대 환자 비율을 비교했을 때 남성은 33.3%였던 반면, 여성은 53.5%로 여성이 젊은 연령층에서 더 높은 비율을 보였다.
주요 임상 증상으로는 1기 매독에서 궤양(50.6%)이, 2기 매독에서 발진(58.1%)이 가장 많았다. 진단 경위는 증상 발생으로 진료받은 경우(75.0%)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건강검진(11.8%), 시설 입소 전 검사(3.7%) 등이 뒤를 이었다.

지역 특성: 항만·산업단지 및 높은 유흥업소 밀집도
경남권은 국내 최대 항만과 대규모 산업단지를 보유해 인구 이동과 교류가 활발한 지역적 특성을 가진다. 이 지역은 비전문취업(E-9) 체류 외국인 구성비가 전국 평균(18.8%)보다 높은 30.6%를 차지하며, 외국인 노동력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 연구에서도 선원, 항만 종사자 등 이동성 인구집단에서 성매개감염병 위험이 높다는 보고가 있었다.
또한, 경남권은 유흥업소 밀집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으로 확인됐다. 행정안전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남권 전체 유흥업소 수는 7,559개소로 전국 유흥업소의 약 30%를 차지했다. 인구 10만 명당 유흥업소 수는 100개소로 호남권(68개소), 경북권(62개소), 수도권(34개소) 등을 제치고 가장 높았다. 이러한 산업, 항만 중심의 도시 구조와 유흥산업의 복합적 영향이 매독 발생 양상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진은 해석했다.
역학조사 응답률 저조, 전파 경로 파악에 한계
환자들의 임상 및 역학적 특성 조사 결과, 최근 12개월 내 성 접촉 이력에 대해 ‘있음’으로 응답한 비율은 45.8%(174명)였으나, 21.1%(80명)는 진술을 거부하거나 조사가 불가능했다. 특히 성 파트너 만남 경로에 대한 응답률은 6.6%(25명)로 매우 낮았다. 응답자 중 20명(5.3%)이 오프라인 만남을 통해 파트너를 만났다고 응답했다.
연구진은 온라인 소통이 활발한 20~30대 젊은 연령층의 위험요인 응답률이 저조한 점을 지적하며, 온라인 매체를 통한 익명성 높은 접촉 사례가 과소 추정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확한 전파 경로 파적을 위해서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응답률을 높일 수 있는 신뢰 기반의 조사 환경 조성과 개인정보 보호 강화가 필수적이다.
지역 맞춤형 예방 및 관리 전략 수립
경남권 매독 발생 현황은 전국과 유사한 양상을 보였으나, 후기 매독 비율이 높다는 특이점을 보였다. 이는 진단 지연이나 의료 접근성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추정된다. 보건 당국은 젊은 연령층 등 전파 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예방 교육 및 검사, 치료 접근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또한, 전수감시체계 전환 첫해인 만큼 향후 장기적인 자료 축적과 역학조사 응답률 제고를 통해 지역별, 인구 집단별 특성을 반영한 심층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심층 분석을 바탕으로 경남권의 산업, 항만, 유흥업소 밀집 지역 등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표적화된 매독 예방 및 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