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빅데이터로 분석한 102개 항목의 건강 정보, 2025년 생활 속 질병진료행위 통계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 관리 인식을 확산하고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대규모 데이터 분석 결과가 세상에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6일,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주요 질병과 진료행위에 대한 방대한 통계를 정리한 『2025년 생활 속 질병·진료행위 통계』를 발간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자료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간의 건강보험 심사 결정분 데이터를 집대성한 것으로, 우리 사회의 질병 양상과 의료 이용 행태의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했다.
총 102개의 질병 및 진료행위 항목을 대상으로 한 이번 통계는 일반 국민이 의학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각 자료와 설명을 곁들였다. 특히 이번 2025년판은 기존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관심도가 급증한 분야에 대한 심층 통계를 대폭 추가해 정책 수립과 연구의 기초 자료로서의 가치를 한층 끌어올렸다.

필수의료의 핵심, 소아청소년의 의료 이용 실태를 해부하다
이번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특별 기획으로 수록된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진료 현황’이다. 인구 구조의 변화와 의료 접근성 문제가 화두가 된 시점에서, 심사평가원은 소아청소년의 의료 이용 현황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통계 결과에 따르면 2024년 소아청소년 진료 환자 수는 약 756만 명으로 2020년 대비 6.5% 감소했으나, 총 진료비는 약 7조 3천억 원으로 2020년 대비 62.4%나 증가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이는 소아 의료의 단가가 상승하고 중증 환자에 대한 집중적인 진료가 강화됐음을 시사한다.
세부적으로는 연령별 의료 이용량의 편차가 컸다. 0~6세 영유아 그룹이 진료 건수와 진료비 측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해 생애 초기 의료 수요가 가장 높음을 입증했다. 지역별 격차도 뚜렷했다. 경기도는 소아청소년 환자 수 254만 명, 진료 건수 4,397만 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이용량을 기록한 반면, 세종시는 환자 수 13만 명 수준에 머물렀다. 또한 응급실 이용에 있어서는 ‘원인 미상의 열(R50)’과 ‘감염성 위장염(A09)’이 가장 빈번한 방문 사유로 나타났으며, 응급환자 중증도(KTAS) 분류상 레벨 3 수준의 응급 환자가 약 41만 건으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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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로 증명된 마음의 병, 급증하는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진료
정신건강 분야의 지표는 우리 사회에 작지 않은 충격을 던졌다. 2024년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약 35만 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5년 전인 2020년 대비 76.6%나 폭증한 수치다. 성장기 아이들의 심리적 불안과 사회적 스트레스가 의료 수요로 전이되고 있음이 명확히 드러난 것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질환의 양상이 확연히 달랐다. 0~6세 및 7~12세 학령기 아동 사이에서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F90)’가 가장 많은 진료 사유였던 반면, 13~18세 청소년기에는 ‘우울에피소드(F32)’가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청소년기의 우울증 환자는 6만 명을 넘어서며 사춘기 정서 케어에 대한 정책적 보완이 시급함을 시사했다. 또한, 성별에 따른 차이도 존재해 남성은 7~12세에서, 여성은 13~18세에서 정신건강 진료가 가장 활발히 이뤄졌다.

현대인의 만성질환 고혈압·당뇨병, 100세 시대의 위협과 기회
전체 질병 통계를 보면 고혈압과 당뇨병으로 대표되는 만성질환의 확산세가 여전하다. 2024년 고혈압 환자 수는 762만 명에 달하며 매년 평균 3.1%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진료비 또한 1조 3,608억 원을 기록해 국가 의료 재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환자가 집중되어 있으나, 최근에는 40~50대 중장년층 환자도 270만 명을 넘어서며 발병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당뇨병 역시 2024년 환자 수 397만 명을 기록, 400만 명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약 32.8%가 60대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합병증인 ‘당뇨병성 족부궤양’ 환자도 연간 1만 6천 명 이상 발생해 체계적인 혈당 관리의 중요성을 경고했다. 이 밖에도 비만 진료 환자 수는 2020년 대비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30~40대를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의료 수요가 유지되고 있어 성인병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 개선이 절실함을 확인했다.
예방과 고도화의 공존, 스케일링부터 정밀 영상진단까지
진료행위 통계 부문에서는 예방적 치료의 확산과 의료 기술의 고도화가 동시에 관찰됐다. 치과 분야의 대표적 예방 시술인 스케일링(치석제거)은 2024년 한 해에만 1,700만 명이 넘는 국민이 이용했다. 이는 2020년 대비 연평균 5.9% 증가한 수치로, 구강 건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보편화됐음을 보여준다. 또한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임플란트 시술 환자도 60만 명을 상회하며 고령층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정밀 진단을 위한 영상 기기 활용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전산화단층영상진단(CT)은 연간 830만 명, 자기공명영상진단(MRI)은 193만 명이 이용하며 현대 의학의 필수적인 진단 도구로 자리 잡았다. 특히 CT 진료비는 연간 1조 7,622억 원에 달해 영상진단 분야의 가파른 성장세를 증명했다. 난임 시술 또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며 2024년 환자 수 16만 명을 돌파, 2020년 대비 연평균 6%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저출생 대응의 핵심 의료 분야임을 재확인했다.
빅데이터로 열어가는 보건의료 정보의 민주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이번 통계 자료가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배포 채널을 다각화했다. 전국의 보건소와 보건의료원은 물론,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대학과 산업체까지 제공 범위를 넓혀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활용 저변을 획기적으로 확장했다.
국선표 심사평가원 빅데이터실장은 “이번 통계가 국민들의 건강 관리 인식을 높이는 유용한 자료가 되길 바란다”며, “이 데이터들이 앞으로 보건의료 정책 발전과 의학 연구의 소중한 기초 자료로 널리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2025년 생활 속 질병·진료행위 통계』는 심사평가원 누리집과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을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내려받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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