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영월 단종문화제, “단종의 이야기가 흐르는 영월”, 비운의 왕을 기리다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영월읍 하송리 동강둔치 일대는 매년 봄, 조선의 비극적인 역사를 되새기는 장엄한 서사로 물든다. 조선 제6대 임금 단종(端宗)의 유배지이자 능(장릉)이 위치한 영월에서, 그의 고혼과 충신들의 넋을 위로하고 승화시킨 향토문화제인 ‘단종문화제’가 제59회를 맞이한다. 1967년 ‘단종제’로 시작해 1990년 명칭을 바꾼 이 축제는 59년의 역사를 거치며 영월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했다. 오는 4월 24일(금)부터 26일(일)까지 3일간 개최되는 이번 축제는 단종의 삶과 죽음을 입체적으로 재현하며 관람객들에게 살아있는 역사를 선사할 예정이다.
단종문화제는 단순히 지역 축제라기 보다는 조선왕조의 비극적인 단면을 재조명하고 충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중요한 문화적 의의를 지닌다. 특히 단종의 능인 장릉이 영월에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 특수성 덕분에, 축제 기간 동안 영월은 역사적 고증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전통 행사와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한다.

장엄한 역사의 재현: 단종국장과 제향
이번 제59회 단종문화제의 핵심은 단종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치러진 장례 절차를 재현하는 ‘단종국장 재현’ 행사다. 국장 재현은 조선 왕실의 가장 장엄하고 슬픈 의례 중 하나로, 역사적 고증을 거친 의복과 행렬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달한다. 이와 함께 단종의 넋을 기리는 ‘단종제향’이 봉행되며, 불교 전통 의례인 ‘영산대재’도 전통행사 프로그램으로 진행돼 종교와 무관하게 단종의 고혼을 위로하는 의미를 더한다.
주요 프로그램에는 단종국장 재현 외에도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가장행렬’과 ‘별별퍼레이드’가 포함됐다. 이 행렬들은 영월읍 시가지와 동강둔치 일대를 가로지르며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지역 주민과 방문객들이 함께 역사의 흐름 속에 동참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대형 재현 행사는 단종의 비운을 단순히 기억하는 것을 넘어, 그 역사를 현재의 삶 속으로 끌어들이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 경연 및 신규 프로그램 주목
단종문화제는 전통적인 제향 의식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적인 흥미 요소를 결합한 다채로운 경연 및 참여 행사를 선보인다. 특히 ‘정순왕후 선발대회’는 단종의 아내였던 정순왕후의 고난과 충절을 기리는 상징적인 행사로, 축제의 역사적 의미를 대중적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신규 프로그램으로 ‘가례’(嘉禮) 재현이 추가돼 단종과 정순왕후의 행복했던 순간을 잠시나마 되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먹거리와 미식 문화도 축제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올해는 궁중음식 경연대회와 함께 ‘제2회 단종의 미식제’가 열려 조선 시대의 전통 음식 문화를 재현하고 현대적으로 해석한 다양한 음식을 선보인다. 이는 역사적 배경을 가진 음식 문화를 체험하는 교육적인 기회도 제공한다. 이외에도 ‘전국 합창대회’와 같은 신규 공연 프로그램이 추가돼 축제의 볼거리와 참여도를 높인다.

지역 공동체의 서사: 화합과 체험 마당
단종문화제는 영월 지역민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장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참여 행사로는 ‘칡 줄다리기’가 있으며, 이는 지역민들의 단결력을 상징하는 전통 놀이로 자리 잡았다. 또한 ‘마을 화합 건강 체조 대회’ 등은 축제를 통해 공동체의 건강과 결속을 다지는 기회를 제공한다.
방문객을 위한 상설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장릉 체험존을 비롯해 전통 혼례를 다시 경험하는 ‘리마인드 전통혼례’, 다문화 음식 체험, 그리고 미션 스탬프 투어 등은 전 연령대가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여 ‘여우내/청년마켓’, ‘영터리 마켓’ 등 젊은 층을 겨냥한 마켓과 함께, ‘불꽃놀이와 드론쇼’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영월문화관광재단은 스마트 관광 서비스를 제공하여 방문객들이 축제 정보를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비운의 역사가 남긴 교훈을 되새기다
단종문화제가 59년 동안 지속될 수 있었던 힘은, 비운의 역사 속에서 피어난 충절과 효의 가치를 현대 사회에 끊임없이 환기하는 데 있다. 단종의 폐위와 죽음은 조선 초기 정치사의 가장 아픈 대목이지만, 이를 축제로 승화시켜 매년 수많은 방문객을 영월로 이끄는 문화적 동력으로 삼았다. 단종문화제는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화 관광 자원을 극대화하는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는다.
영월 동강둔치에서 3일간 펼쳐질 제59회 단종문화제는 무료로 진행되며, 모든 방문객에게 단종의 이야기가 흐르는 영월의 역사적 깊이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축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은 비운의 왕이 남긴 역사적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영월이 어떻게 그 역사를 문화적으로 해석하고 계승해 나가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