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삼성의원 송형곤 원장, 의료 공백의 불안 속에서 365일 환자의 곁을 지키는 등불이 되기를 자처하다

최근 대한민국 의료계의 가장 아픈 화두는 단연 ‘응급실 뺑뺑이’다.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의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대한민국에서, 정작 위급한 순간에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 안에서 길거리를 헤매야 하는 현실은 아이러니를 넘어 공포로 다가온다. 부산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건, 응급실을 찾지 못해 10여 곳의 병원으로부터 거절당하고 결국 심정지 상태로 목숨을 잃어야 했던 한 고등학생의 비극은 이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님을 뼈저리게 시사한다. 이러한 사회적 비극과 의료 시스템의 사각지대에서, 묵묵히 그리고 꾸준하게 자신만의 해법을 제시하며 환자들의 불안을 껴안는 곳이 있다. 바로 서울 강남구 도곡로에 위치한 ‘365삼성의원’이다.
365삼성의원은 이름 그대로 1년 365일, 휴일 없이 문을 연다. 진료 시간 또한 일반적인 병원들과 달리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이어진다. 대다수의 동네 의원들이 문을 닫는 야간 시간대나 주말, 공휴일에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의료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다. 퇴근 후 갑작스러운 복통, 주말에 열이 펄펄 끓는 아이, 놀다가 다쳐 찢어진 상처 등 응급실에 가기엔 경증인 것 같고, 그렇다고 참기엔 너무나 고통스러운 상황들.
365삼성의원은 바로 그 ‘애매하지만 절박한’ 순간에 환자들이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을 자처한다. 대학병원 응급실이 중증 환자로 포화상태일 때, 지역 사회 내에서 1차 의료기관으로서 그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진료 연장이 아니라,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의료인의 치열한 고민이 담긴 시스템이다. 오늘 [The 만나다]에서는 환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묵묵히 진료실을 지키는 송형곤 원장을 만나, 그가 꿈꾸는 의료의 본질에 대해 들어보았다.
응급실 과밀화 해소의 실질적 대안, 지역 거점 야간 진료
소위 ‘응급실 뺑뺑이’ 현상의 기저에는 경증 환자와 중증 환자가 뒤섞여 있는 응급실 과밀화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대형 병원 응급실은 생명을 다투는 중환자에게 집중해야 하지만, 야간이나 휴일에는 갈 곳 없는 경증 응급 환자들까지 몰려드는 것이 현실이다. 송형곤 원장은 이러한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의 실천’을 택했다.
365삼성의원은 단순히 문만 열어두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응급 처치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갑작스러운 복통이나 소화기 증상에 대한 내과적 진료는 물론이고, 주말이나 야간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열상(찢어진 상처) 환자를 위한 봉합 수술까지 가능하다. 또한 탈수 증상에 대한 수액 치료, 급성 질환을 감별하기 위한 혈액 검사 등 진단부터 처치까지 ‘원스톱’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는 환자들이 막연한 두려움을 안고 대형 병원 응급실을 찾아가 하염없이 대기하는 수고를 덜어줄 뿐만 아니라, 상급 종합병원이 중증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의료 전달 체계의 순기능을 수행한다. 송 원장은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 헤매는 시간 동안 겪는 공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야말로 의사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소명이라고 믿고 있다.

환자의 불안까지 치료하는 공간 철학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마음에는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심리적 불안감이 공존한다. “혹시 큰 병은 아닐까?”, “당장 치료받지 못하면 어떡하나?”라는 걱정이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주말이나 밤늦은 시간 아이가 아플 때 느끼는 공포는 상상 이상이다. 송형곤 원장은 이러한 환자들의 심리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 과거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시절, 당장 처치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3~4시간은 대기하셔야 합니다”라고 말해야 했던 순간, 환자들의 눈빛에서 읽었던 불안감을 그는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렇기에 365삼성의원은 환자들에게 단순한 의료 서비스를 넘어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언제 가도 문이 열려 있고, 의사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확신. 그 믿음 하나가 환자에게는 큰 위안이 된다. 쾌적한 대기 공간과 신속한 진료 프로세스는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안도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가까이” 환자를 돕고 싶다는 송 원장의 진심이 투영된 결과다. 그는 의료란 단순히 질병을 고치는 기술적인 행위를 넘어, 환자의 삶을 지키고 일상을 보호하는 인문학적 행위임을 진료 현장에서 증명해 보이고 있다.
송형곤 원장과의 미니 인터뷰
Q. 365일 휴일 없이 밤 9시까지 진료한다는 것이 체력적으로나 운영 면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고집하시는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네, 과거에 응급실에서 근무할 때 겪었던 경험들이 큽니다. 당장 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으신 환자분들께 대기 시간이 3~4시간 걸린다고 안내해 드려야 할 때, 그분들이 느끼시던 불안과 공포가 제게도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그때 스스로에게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가까이에서 환자들을 도울 방법은 없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환자분들이 아픈 것은 예고 없이 찾아오지 않습니까. 퇴근 후나 주말에 갑자기 아플 때, 문 닫힌 병원들 사이에서 헤매지 않고 언제든 찾아와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365일 야간 진료 시스템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Q. 최근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합니다. 365삼성의원이 이 문제 해결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A. 안타까운 뉴스들을 접할 때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저희 병원은 위급하지만 대학병원 응급실까지 가기에는 애매하고, 그렇다고 방치할 수는 없는 환자분들에게 ‘첫 번째 선택지’가 되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의 고열, 탈수, 혹은 갑작스러운 열상(찢어짐) 같은 경우입니다. 이런 환자분들을 저희가 1차적으로 빠르게 처치하고 관리해 드린다면, 환자분들의 고통을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상급 병원 응급실의 과밀화를 해소하는 데도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원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의사의 역할, 그리고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을 찾는 환자분들의 마음속에는 고통과 두려움, 그리고 살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저는 그 마음을 절대 가볍게 여기지 않습니다. 의사는 단순히 병을 치료하는 기술자가 아니라, 환자가 가장 약해져 있는 순간에 곁을 지키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갑작스러운 통증이나 사고로 당황스러우실 때, 여러분의 가까운 곳에 저희가 항상 불을 밝히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일상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늘 같은 자리에서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언제나 켜져 있는 불빛, 도시의 밤을 위로하다
인터뷰를 마치고 병원을 나서는 길, 도심의 수많은 빌딩 숲 사이에서 365삼성의원의 간판은 늦은 시간에도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평범한 병원 간판일지 모르지만, 갑작스러운 고통 속에 놓인 누군가에게 저 불빛은 칠흑 같은 바다의 등대와도 같을 것이다. 효율성과 수익성이 우선시되는 현대 사회에서, 환자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쪼개어 문을 열어두는 송형곤 원장의 우직함은 진정한 ‘의술(仁術)’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도 여러분의 일상과 건강을 지켜드릴 수 있도록 같은 자리에서 준비하고 있겠다”는 그의 다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는 이 시대에,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환자를 기다리는 의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조금 더 안심하고 오늘 밤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365일 꺼지지 않는 이 따뜻한 불빛이 더 많은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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