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47종의 위기징후’ 분석 주기 단축 및 금융·생활데이터 연계 확대로 선제적 적극 복지 돌입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부의 움직임이 한층 빨라졌다. 보건복지부는 6월 9일,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에 연계된 47종의 위기정보를 보유한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위기정보 제공기관 실무협의체’ 제1차 회의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5월 12일 발표된 ‘위기가구 지원을 위한 복지안전매트 강화 방안’의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위기정보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송파 세 모녀 비극 이후 11년, 복지안전망의 진화와 데이터의 힘
현재 가동 중인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은 지난 2014년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던 ‘송파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구축됐다. 정부는 위기가구를 선제적으로 찾아내 지원하겠다는 목표로 2015년 12월부터 시스템 운영을 시작했다.
현재는 단전, 단수, 건강보험료 체납, 질병, 채무, 고용위기 등 21개 기관으로부터 수집한 47종의 위기정보를 다각도로 분석하여 사각지대에 놓인 가구를 발굴하고 있다. 이렇게 발굴된 대상자는 각 지자체의 상세한 상담과 조사를 거쳐 공공 및 민간의 맞춤형 복지서비스로 연결된다.
실제 데이터가 증명하는 성과도 상당하다. 발굴시스템이 도입된 첫해인 2015년에는 발굴 규모가 11만 명 수준에 불과했으나, 10년이 지난 2025년에는 137만 명으로 대폭 확대됐다. 이에 따라 지원 인원 역시 2015년 2만 명에서 2025년 88만 명으로 급증했으며, 초기 16.0%에 머물렀던 복지 지원율은 2025년 기준 63.9%까지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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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의 시차’ 줄인다… 매월 입수로 복지 사각지대 실시간 추적
그러나 현행 시스템은 데이터 입수 주기가 2개월 단위로 고정돼 있어, 위기 징후가 포착된 시점과 실제 지자체 공무원이 현장을 확인하는 시점 사이에 행정적 시차가 발생한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위기 상황에 처한 가구가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방치될 위험이 존재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번 협의체에서 위기정보 입수 주기를 단축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보건복지부는 매월 위기정보를 입수·제공하여, 현장의 지자체 담당자가 가장 최신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위기가구를 상담하고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금숙 신한대학교 사회복지학 교수는 “기존의 2개월 주기 데이터 갱신은 급박한 생활고나 가구 붕괴 상황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기에 한계가 명확했다.”며 “입수 주기를 한 달로 단축하는 것은 현장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대응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골든타임을 놓쳐 발생하는 비극을 막는 실질적인 안전장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전·단수 너머 금융위기까지… 촘촘해지는 생활 밀착형 변수
이번 개편의 핵심 중 하나는 위기 징후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및 금융 관련 변수의 확대다. 기존의 단순 체납 정보를 넘어 전기와 수도 사용량의 급격한 변화 등 실시간 생활위기변수를 연계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예를 들어 독거노인 가구 나 취약계층 가구에서 전기·수도 사용량이 갑자기 급감하거나 단절되는 현상을 파악해 고독사나 극단적 위기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안전망도 크게 강화된다. 정책서민금융 이용자 중 취약채무자나 채무조정 효력이 상실된 사람들의 금융위기정보를 추가로 연계할 계획이다. 실직이나 사업 실패 등으로 신용위기에 직면한 이들이 복지 사각지대로 추락하기 전에 공공 복지 체계가 먼저 손을 내미는 이른바 ‘적극적 복지’로의 전환이다.
정부는 여러 부처와 공공기관에 산재해 있는 금융 및 생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계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표준화라는 기술적·제도적 장벽이 존재했던 것은 사실이나, 복지 사각지대 해소라는 국가적 과제를 위해 기관 간 벽을 허물고 데이터 연계 범위를 지속적으로 넓혀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주소 기반 데이터의 맹점 보완, ‘식별정보’ 도입으로 현장 장벽 낮춘다
그동안 복지 현장에서는 일부 위기정보가 주소 기반으로만 입수돼 실제 도움이 필요한 대상자를 정확하게 특정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주소지 등록과 실제 거주지가 다르거나, 다가구 주택의 경우 정확한 호수를 알 수 없어 현장 공무원들이 발품을 팔아도 대상자를 찾지 못하는 맹점이 존재했다.
정부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상자 식별정보를 직접 활용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주소 정보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개인을 명확히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결합함으로써 발굴의 정확도를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1차 회의를 시작으로 매 분기 1회 이상 실무협의체를 개최하고, 입수주기 단축과 데이터 연계 등 주요 안건별로 수시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금숙 교수는 “정확한 데이터가 없는 복지 행정은 겉돌 수밖에 없으며, 특히 주소 기반 정보의 오류는 행정력 낭비와 위기가구 방치로 이어진다.”며 “식별정보 활용과 같은 정밀한 데이터 고도화가 정착된다면 복지 전달체계의 효율성이 극대화되고 국민이 체감하는 복지 체감도 역시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문식 복지부 복지행정지원관은 “복지사각지대 발굴의 핵심은 위기 징후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포착하는 것이다”라며 “위기정보 제공기관과 긴밀히 협력하여 위기가구가 방치되지 않도록 촘촘한 복지안전망을 구축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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